▲ 여러 기반시설 확충이 공언되면서 동양동은 신도시 개발에 호의적인 분위기였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인천 계양지구는 3기 신도시 중 하나로 지정된 데 대해 환영 여론이 많은 분위기다. 비교적 신축 아파트들이 많지만 기반시설이 부족한 탓에 신도시가 들어서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반면 여느 택지지구와 비슷하게 보상금에 대한 이슈는 상존하고 있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 관계부처가 지난해 12월 19일 발표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에 따르면 인천광역시 계양구 귤현동, 동양동 등 일대 약 335만㎡가 택지로 개발돼 1만70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해당 지역은 전체 101만평이지만 남양주 왕숙 6만6000가구, 하남 교산 3만2000가구에 비해 규모가 작아 ‘미니신도시’급이라는 평이 나온다.

국토부는 전체 가용면적의 49%인 약 90만㎡를 자족용지로 조성해 주민들의 출퇴근과 도시 기능을 키운다고 밝혔다. 해당 부지는 판교제1테크노밸리의 1.4배 규모다. 또한 자족용지의 60% 이상을 도시첨단산단으로 중복지정하고, 기업지원허브, 스타트업 캠퍼스 등으로 기업을 유치한다. 해당 지역에 ICT·콘텐츠기업 등을 유치하고 창업을 지원해 계양테크노밸리를 조기에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부지 남쪽으로 52만㎡에 이르는 서운산업단지도 있어 부가적인 일자리 창출 효과와 직주 여건 개선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코노믹리뷰>가 4일 찾은 인천광역시 계양구는 이미 신도시 발표로 후폭풍이 지나간 뒤 잠잠한 분위기였다. 계양3동의 H공인중개사는 “신도시 부지가 발표된 지난 2018년 12월 19일 11시부터 전화에 불이 붙을 정도로 문의가 많았다”면서 “그 이후로도 1주일 내지 열흘 가까이 문의와 거래를 부탁하는 전화가 계속됐지만, 지금은 해당 신도시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였고 아파트 거래도 소강상태다”고 당시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그는 “분양가 아래로 떨어진 곳들도 회복세를 보였고, 그동안 주택을 팔지 못한 집주인들도 이 시기 많이들 매도에 성공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국토부는 발표 이튿날인 12월 20일 계양구 내 귤현동·동양동·박촌동·병방동·상야동·방축동 일대의 약 8.4㎢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내용을 공고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지역은 2018년 12월 26일부터 2020년 12월 25일까지 토지거래계약을 거치기 위해선 관계 부처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

토지거래가 묶였지만 반발 분위기는 적다고 H중개사는 전했다. 그는 “계양구 아파트나 주택 주민들은 대부분 환영하는 분위기”라면서 “오히려 걱정이 되는 것은 인천 구도심과 검단신도시 등 개발 호재를 피한 곳”이라고 말했다.

▲ 대부분이 농지로 구성된 계양구 신도시 부지. 사진=이코노믹리뷰 임형택 기자.

이번 3기 신도시 가운데 계양신도시의 전망이 가장 밝은 이유로 서울 접근성과 그동안의 침체가 꼽힌다. 계양구 택지지구 가운데에는 서울시 강서구에 속한 필지도 있고, 김포공항과 마곡까지 자가용으로 15분 거리에 있어 서울 진입이 수월한 편이다. 또한 중개사에 따르면 “귤현동, 박촌동 등 새로 지정된 곳은 지금까지 개발이 덜 되고 매매가도 저평가돼 온 곳이지만, 신도시 건설을 계기로 ‘우리 동네도 발전되는 것 아닌가’ 하는 기대심리가 있어 호의적이다”라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계양구는 인천 지역 가운데 입주한 지 10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 비율이 93%로 가장 높았다.

계양구는 신도시 계획 외에도 여러 개발 사업이 많이 잡혀있는 곳이다. 계양구 효성동 254-14번지 일원에서 이행 중인 ‘효성1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이 그중 하나다. 대림산업과 삼호건설이 공동 시행한 1646가구 규모의 ‘e편한세상 계양 더 프리미어’가 이 지역에서 1월 중 분양에 나설 계획이다. 또한 계양구 작전동 765번지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컨소시엄으로 ‘계양1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 3기 신도시로 지정된 계양구 동양동 한 농지의 단위면적 ㎡당 공시지가. 출처=인천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

토지거래의 경우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주변 공인중개사들은 전했다. 현재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라 거래되는 물량은 없지만, 인천시 부동산정보조회 시스템에 따르면 계양 신도시에 포함된 한 토지의 ㎡당 공시지가는 2018년 1월 1일 기준 12만4000원으로, 3.3㎡로 환산했을 때 약 40만9000원이다. 한 공인중개사는 “보통 150~160%에서 많게는 200%까지 보상비를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면서 “한 지주는 평당 100만원까지 팔아 달라고 의뢰했지만, 현재로서는 보상가 책정 전이라 불확실한 가치다”라고 현지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지역 T공인중개사는 “토지보유자를 중심으로 소수 반대여론이 있긴 하지만, 어찌됐든 가격은 10% 내외로 올랐다”면서 “만족할 만한 보상금이란 개념도 불분명하고, 보상을 받았을 때 다시 이곳에 입주하는 게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잡음은 계속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과거 ‘아라뱃길’ 공사 당시 토지보상금이 부풀려진 전례가 있어 계양 신도시 역시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공존했다.

아파트의 경우 신도시 부지와 가장 가까운 동양동은 현존하는 단지의 규모도 크지 않고, 매물도 많지 않은 상태다. 한 공인중개사는 “2기 신도시 발표일 전날 현재 시세인 2억5000만~2억6500만원에 거래됐고, 발표 이후에도 시세가 약 1000만원 상승해 거래됐다”면서 “향후 다시 매매가 시작되면 지금보다 2000만~3000만원 정도 호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다만 동양동뿐 아니라 귤현동, 박촌동 등은 신도시 발표 이후 판매활동이 활발했다고 중개사는 덧붙여 설명했다.

그러나 토지와 달리 현재 아파트 거래가 멈춘 것은 조금 다른 맥락이 있었다. 신도시 개발의 호재도 명확하고 호가도 오를 기세지만, 신도시 대책에 교통망이 부진하다는 게 그 이유다. H공인중개사는 “계획 중에 유일하게 교통망이 아쉬운 부분”이라면서 “투자자들이 함부로 덤비지 못하는 게 GTX, 지하철 등 교통호재가 적어서다”라고 설명했다.

▲ 동양동 I아파트의 실거래가는 지난해 7월 이후 3억3000만원까지 뛰었지만, 12월 24일 기준 3억2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출처=한국감정원 부동산정보 어플리케이션.

국토부에 따르면 인천1호선 박촌역에서 김포공항역까지 8㎞ 구간에 지하도로를 통해 정지 없이 이동하는 신교통형 S-BRT가 신설된다. 국도39호선 벌말로 9㎞ 구간은 출퇴근 시간 상습정체구간이었지만 현재의 4차선을 8차선으로 확장하면서 이를 타개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인천공항고속도로 IC와 드림로를 연계하는 도로를 신설해 검단 신도시 주민들의 서울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특히 벌말로 확장에 주민들의 호응이 잇따랐다. 동양동에서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은혜 씨는 “사람들이 부동산 가격에는 별 관심이 없고, 여기 사는 사람들이 실제로 혜택을 보는 것 같다”면서 “남편이 서울로 출근하는데 낭비가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지역은 자연환경에 있어 다양한 이점을 가진 입지다. M공인중개사는 부지 북쪽의 아라뱃길을 두고 “뱃길이라는 실효성은 없지만 정치적 호오를 떠나서, 신도시 개발 후 자전거길도 이용할 수 있고, 하루 네 번 정도로 가는 유람선도 뜨는 등 환경이 좋다”고 말했다. 중개사는 “부지 남쪽 서운산업단지 옆의 대형실내체육공원, 부지 북쪽 두리생태공원 캠핑장 등 여가생활 즐기기에 좋다”면서 “다만 부지와 면하고 있는 굴포천이 다소 오염된 상태인데, 점차 정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아라뱃길을 사이에 두고 있는 검단신도시의 반응은 냉랭하다. 서울을 기준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야 한다는 인식이 신도시 분양시장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검단 신도시 옆 풍무동의 P공인중개사는 “검단은 반대 여론이 크다”면서 “아직 검단신도시는 분양을 마치지도 않았고 김포 한강신도시 쪽은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1월 이후로 분양할 아파트들은 전매제한이 1년에서 3년으로 강화되면서, 이쪽을 주시하는 수요자들도 계양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풍무동 G공인중개사는 “아직 지켜봐야 안다”면서 확대해석을 꺼리는 눈치였다.

검단 신도시에서 청약모집을 준비 중인 한 단지의 분양관계자는 “검단과 계양의 향후 관계를 두고 여러 전망이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아무래도 수요자들이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고, 계양지구가 객관적으로 좋기 때문에 반응이 더 클 듯하다”면서도 “계양에 들어서는 대규모 테크노밸리의 배후수요를 감안하면 검단신도시의 경쟁력도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동방상승의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분양관계자는 “투자 수요는 특정한 지역이 개발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는다”면서 “계양이 들어서기 전까지 검단에 살려는 전세수요도 있기 때문에 보완재의 성격을 갖기도 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