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동규 기자] 최근 3년간 중대형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리튬과 코발트의 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작년 중후반 이후부터 가격 하락세가 시작됐는데 업계는 올해에도 이같은 하락세가 유지되면서 ‘하향 안정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 리튬 코발트 최근 3년간 가격 추이 그래프. 출처=한국광물자원공사

리튬·코발트·니켈·망간 가격 하락중

전기차 배터리, ESS등에 사용되는 2차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으로 구성된다. 이중 배터리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양극재인데 주로 양극재는 리튬과 각종 금속을 합쳐서 제작된다. 금속으로는 코발트, 니켈, 망간이 주로 사용되는데 이런 이유에서 주요 원재료 가격 시황은 배터리 제조사 뿐만 아니라 전기차를 생산하는 완성차 업체에도 중요한 지표가 된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탄산리튬)가격은 최근 3년래 2017년 11월 kg당 155위안으로 최고점을 찍은 후 올해 1월 4일 기준으로 kg당 68.5위안으로 떨어졌다. 고점대비 하락률은 56%다.

코발트 가격은 최근 3년래 최고가격으로 작년 3월 톤(t)당 95500달러를 기록한 후 올해 1월 3일 기준으로 47000달러로 고점대비 하락률은 51%였다. 니켈 가격은 지난해 6월 3년래 최고인 톤당 15750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1월 3일 기준으로 10715달러로 고점대비 32% 하락했다. 망간은 작년 8월 3년래 최고인 톤당 3050달러를 기록했다가 올해 1월 4일 기준 톤당 2200달러로 고점대비 28% 하락했다.

2차전지 핵심소재중 3년래 고점대비 하락률이 50%이상을 기록한 광물은 리튬과 코발트로 이들 광물 가격의 변동폭이 타 핵심광물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 LG화학이 제작한 양극재. 출처=LG화학

배터리 제작 핵심광물 가격 하락 이유는?

이처럼 2차전지 제작에 필요한 핵심광물의 가격 하락에는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정책 변화가 큰 영향이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3년간 리튬이온 중대형 2차전지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한 전기차 시장이 성장하면서 배터리 소재 가격 상승을 이끌었는데, 중국이 보조금 정책의 변화를 주면서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일시적으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작년 기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약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작년 6월부터 시행된 중국의 새로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의 핵심은 중대형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은 늘리고, 소형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은 축소한다는 것"이라면서 ”중소형 전기차 위주로 구성된 중국 시장의 특성상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전기차 업체들이 보조금 축소 시행 이전에 전기차 생산을 극대화해 밀어내기 전략을 폈고, 그 여파로 발생한 일시적 수요절벽으로 인해 리튬, 코발트 수요가 줄고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이어 “리튬 중에서도 주로 중소형 전기차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탄산리튬 가격 하락폭이 컸고, 고용량 배터리에 주로 사용되는 수산화리튬 가격은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 외에도 공급 업체들의 생산 확대도 리튬, 코발트 가격 하락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연구원은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존 업체뿐만 아니라 신규 업체들까지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면서 “리튬은 호주 서부 지역 중심으로 신규 투자가 늘었고, 코발트는 최대 공급국가인 콩고 민주공화국의 기존 설비 개보수를 통한 공급량 확대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 삼성 SDI의 전기차용 배터리. 출처=삼성SDI

리튬·코발트 올해 전망은?

리튬과 코발트 가격은 올해 하향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수요 회복세와 동시에 공급이 확대된다는 배경에서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탄산리튬은 작년 4분기부터 중국 내 재고가 소진되면서 가격이 서서히 올라 올해 연평균 가격은 kg당 103위안 정도로 예상한다”면서 “수산화리튬은 주행거리 500km 이상의 고용량 배터리를 채용한 3세대 전기차가 더욱 확산되면서 수요가 계속 늘어 탄산리튬보다 높은 가격대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원은 “전기차 성장세 대비 리튬 가격 상승세가 계속 유지되지 않는 이유는 2017년 전후 시작된 리튬 공급업체들의 신증설 설비 물량이 올해부터 서서히 출하되면서 공급 부족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코발트는 최대 공급국인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광산 증설과 재가동으로 인한 물량이 올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연구원은 “작년 말부터 올해 사이 콩고민주공화국의 3개 대형 코발트 광산의 증설과 재가동으로 인해 코발트 공급량이 2018년 대비 25%가량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수요 측면에서도 양극재에 니켈 함량을 높이고 코발트 함량을 줄이는 노력이 진행되는 만큼 코발트 비중이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코발트 가격은 작년 4분기 대비 5~10% 가량 하락한 톤당 56000달러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