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최근 청와대의 적자국채 발행, KT&G 사장 인사 개입 의혹을 연이어 폭로하며 정계의 폭풍으로 부상한 가운데 그의 폭로 방식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내부 제보자의 경우 익명을 전제로 언론을 통해 인터뷰를 하거나 SNS를 동원해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흔하지만, 신 전 사무관은 유튜브를 통해 폭로에 나서는 한편 자기의 얼굴과 신상을 그대로 노출시켰기 때문이다.

그의 폭로에 대한 진실을 두고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쉽게 예단하기 어렵지만, 최소한 신 전 사무관의 폭로 방식을 두고 3일 현재 ICT 및 미디어 업계에서는 '신선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구글 유튜브가 국내 미디어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는 분석은 이제 상식으로 굳었다. 앱분석 업체 와이즈앱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이용시간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총 317억분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세대에서 유튜브를 가장 많이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모바일 동영상 시장에서는 더 압도적이다. 앱분석 업체 와이즈앱은 2일 국내 모바일 동영상 플레이어와 앱 사용시간 및 점유율을 발표하며 유튜브는 지난해 모든 앱들의 총 사용시간인 369억 분 중 86%를 점유했다고 발표했다.

국내에서 유튜브의 성장을 두고 국내 ICT 기업 역차별 등 부정적인 논란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유튜브의 기본적인 경쟁력도 눈여겨 봐야한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유튜브는 1020 세대를 중심으로 텍스트 중심의 검색 사용자 경험이 아닌, 동영상 중심의 검색 사용자 경험을 창출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유튜브가 포털의 역할을 대체하는 한편, 콘텐츠 비즈니스 시장에서도 각광받는 이유다.

유튜브가 생활밀착형 서비스로 굳어가는 장면은 신재민 전 전 사무관의 폭로에서도 드러난다.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효과적인 동영상 플랫폼에, 폭로를 목표로 한 인사가 찾아오고 대중은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역할은 지금까지 언론사의 전유물이었으나, 이제 유튜브는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작동하며 '만인의 소식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전 사무관이 2일 기자회견을 통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정파성을 부정하며 유튜브 활용을 거론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그에게 있어 유튜브는 대중이 소통하는 아고라이자 동영상이라는 효과적인 무기며, 동시에 중립적인 플랫폼이다.

물론 모든 미디어 플랫폼이 유튜브처럼 생활밀착형 플랫폼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토종 미디어 플랫폼인 아프리카TV의 경우 유튜브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매니악하며 다소 문제있는 영상을 중심으로 소비되고 있다. 일부 BJ가 성폭행 논란에 휘말리는 한편 광주 민화 운동을 폄하하거나 실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유튜브처럼 생활밀착형 플랫폼을 지향하지만 소비 패턴은 '음지'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평가다.

아프리카TV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하며 의미없는 별풍선 파티만 남발하는 이유는 역시 양질의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엔터나 게임 등 일부 영역에서만 위력을 발휘할 뿐 일상 생활에서의 소소한 장면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이러한 패턴이 더 반복될 가능성이 높으며, 결국 생활밀착형 미디어 플랫폼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