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진종식 기자] 글로벌 주식시장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가운데 ETF(상장지수펀드)간에도 자금이동 조짐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은 향후 장세에 대한 혼란스러운 전망속에서 주식형ETF와 채권형ETF중 안전 투자처를 놓고 고민중이다. 올해 수익률은 채권형이 주식형에게 판정승이다. 주식형은 낙폭과대가 되레 큰 저점매수 매력포인트로 부상하고 있지만 시장이 어느정도 안정성을 되찾을 때까지는 관망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지금같은 극심한 변동성 장세에서는 주식형보다는 채권형에 비중을 두고 방망이를 짧게 잡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28일 펀드닥터 제로인에 따르면 1년 이상 운용한 채권형ETF 28 개 펀드 중 92.86%인 26 개 펀드는 플러스 실적을 거두고, 전체 평균수익률은 2.43%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주식섹터 ETF 중 86.05%인 37개 펀드는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고 최하 실적은 –37.26%, 전체 평균수익률은 –10.98%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위험분산 효과가 높은 ETF상품 간에도 섹터, 테마, 포트폴리오(자산구성) 등 자산배분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극명하게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대목이다.

시장에서는 주식보다는 채권형 상품의 실적이 상대적으로 우량하게 나타나고 있으나 본격적으로 채권 투자를 할 것이지 주식 지수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오히려 낮아진 주식가격의 매력을 이용하여 더 투자할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복잡한 상황이다.

김정현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팀 차장은 “현재의 상황은 경기가 좋아져서 금리가 오르는 상황이 아니고,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 일시적으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안전자산으로 자금을 이동하는 차원에서 채권상품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보인다.” 며 “채권형ETF의 수익률 상승도 단기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으나 시장 분위기가 근본적으로 주식에서 채권으로 회귀한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의해 평가한 채권형ETF 40 개와 와 주식형ETF 50개 중 1년 이상 운용한 실적이 있는 채권형ETF 28 개와 주식섹터 ETF 43 개를 대상으로 실적과 운용내용을 비교하여 투자위험을 최소화하는 안전투자의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채권형ETF 92.86%(26개) 플러스 실적, 최고 11.54% 평균 5.94%

자료에 따르면 1년 이상 운용한 채권형ETF 28 개 펀드 중에 26 개(92.86%)는 플러스 실적을 거두고 2 개(7.14%) 펀드만 마이너스 실적을 올렸다.

플러스 실적을 올린 채권ETF의 평균수익률은 2.43%이고,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펀드 2개의 평균수익률은 –2.03%를 기록했다.

채권형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KOSEF 10년국고채 레버리지’로 최근 1년 11.54%의 수익률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키움KOSEF10년국고채증권ETF(채권)’ 6.54%, ‘KODEX 10년국채선물ETF’ 6.05%, ‘한화ARIRANG바벨증권ETF(채권)’ 3.22%, ‘한화ARIRANG단기채권액티브증권ETF(채권)’ 2.37%를 기록하며 각각 2~5위를 차지했다. 채권형ETF 수익률 상위 TOP5의 평균수익률은 5.94%를 기록했다.

채권형ETF의 펀드 구성을 살펴보면 안정성이 가장 높은 국공채에 집중투자한 펀드가 전체 28개 중 13개로 46.4%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은 국공채와 통화안정채권에 투자한 4개 펀드가 14.2%, 나머지 11개(40%) 펀드는 단기우량채 및 우량회사채 순으로 투자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 김 차장은 “채권형ETF의 수익률은 금리 변화에 따라 장·단기 투자상품별로 성과가 다르다” 며 “금리 상승기에는 주식의 수익률이 오르고 금리 하락기에는 채권의 수익률이 오르는 시장원리대로 당분간 적어도 내년 1분기까지는 이처럼 금리가 내려 채권투자가 유리한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기둔화에 의해 투자자금이 단기 위험회피 수단으로 안전자산인 채권상품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판단된다“ 며 그는 ”주식가격의 매력에 의해 본격적으로 들어가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며 적어도 내년 1분기나 상반기까지는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확인이 필요한 시기로 보이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위험을 회피하며 안전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채권ETF를 투자하기 전에 고려할 사항으로는 투자목적과 투자성향을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투자목적이 일시적인 위험회피인 경우에는 단기채 위주로 성과보다는 자산배분에 주안점을 두고, ▲투자자산을 균형있는 자산배분 목적으로 투자할 때는 ‘KODEX종합인덱스’ 기초지수를 참고하여 투자비중을 조정하고, ▲금리 변동기에 Trading 투자를 목적으로 한다면 장기채권 중 정방향과 역방향으로 투자할 수 있는 선물과 인버스 상품을 선택하되 기초자산이 우량하고 자산규모가 풍부한 ETF를 선택해야 안정성이 높다”고 투자조언했다.

♦주식섹터 ETF 86.05%(37개) 마이너스 실적, 최하 –37.26%, 평균 –10.98%, 건설·조선·중공업·운송업은 플러스

주식섹터 ETF의 현황을 보면 주식섹터 ETF는 총 50개의 펀드가 운용되고 있다. 이중 2018년에 설정되어 1년 이상 수익률을 확인할 수 없는 단기 펀드 7개는 제외하고 비교 대상 주식섹터 ETF 43 개를 선별했다.

이렇게 선정한 주식섹터 ETF 중 플러스 실적을 거둔 ETF 수는 6개(13.95%)에 불과하고,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펀드 수는 37 개(86.05%)에 달했다. 37 개 마이너스 실적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14.53%이고, 6 개의 플러스 실적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플러스 10.92%를 기록했다. 주식섹터 ETF 전체의 평균수익률은 –10.98%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주식섹터 ETF는 빠진 업종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주식섹터에서 부진한 운용상황이 전개됐다.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한 주식섹터 ETF를 업종별로 구분해 보면 반도체, IT, 헬스케어, 건강관리, 에너지화학, 미디어켄텐츠, 조선, 철강, 증권, 경기소비재, 자동차, 필수소비재, 은행, 보험, 금융, 의료기기, 산업재 등 지금까지 수익률이 좋았던 종목, 미래에 전망이 좋을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 등 전 산업의 모든 업종에서 마이너스 실적이 발생한 것이다.

투자 전문가들은 “주식섹터 ETF의 수익률이 하락한 것은 ETF의 속성상 추종하는 기초지수가 각 업종 대표주나 주식을 대표하는 주식, 그 지수들을 유사하게 추종하기 때문에 장내의 주가지수가 하락하는 마당에 추종 ETF의 실적도 하락하는 것은 당연하다” 면서도 “금리 상승에 따른 시장변화, 글로벌시장의 변동성을 체크하면서 민첩하게 대응해야 위험을 최소화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펀드닥터 제로인에 따르면 27일 현재 주식섹터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ETF는 ‘KODEX건설 ETF’로 최근 1년 14.79%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KBSTAR 200건설’ ETF로 14.03%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TIGER 건설기계’ 12.94%, ‘KBSTAR 200중공업ETF’가 10.69%를 기록했고, ‘TIGER 조선운송 ETF’가 9.56%를 기록하며 각각 TOP5 2~5위를 차지했다.

반면 주식섹터 ETF의 86.05% 비중을 차지한 마이너스 실적 ETF 중 수익률 하위 TOP5를 살펴보면 최하 실적을 기록한 ETF는 ‘TIGER200IT레버리지증권ETF(주식-파생형)’이 –37.26%를 기록하며 하위 1위를 차지했다. 다음은 ‘TIGER반도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35.86%, ‘KODEX반도체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35.78%, ‘TIGER200에너지화학레버리지증권ETF(주식-파생형)’이 –30.66%, ‘KODEX철강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이 25.48%를 기록하며 각각 하위 2~5위에 올랐다.

수익률 하위 TOP5 ETF의 평균수익률은 –33.00%를 기록했다.

박제우 키움투자자산운용 ETF팀장은 “최근 금리하락으로 인해 주식-코머더티-해외주식 등 전 부문에서 수익률이 큰 폭 하락했으나 ETF상품 중 채권ETF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를 실현하고 있다” 면서 “ETF는 주식과 다르게 손쉽게 주식처럼 투자할 수 있고 환매도 환금에 따른 대기 시간없이 자금이 회수되기 때문에 자금이 묶이지 않고 저렴한 수수료로 거래할 수 있는 편리성 때문에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풀이되며 최근 장단기 금리차가 발생한 것을 두고 경기 하락 시그널이 아닌가 생각하여 장기 채권에 투자해도 좋은지에 대한 대답은 아직은 아니고 조금 더 관망할 필요가 있다” 고 말했다.

이어 그는 “주식은 국내·국외 ·이머징국가·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모두 하락하면서 채권투자로 자금이 일시 유입되고는 있으나 채권형펀드도 국채-통안채-회사채 등 채권종류와 3년물인지-5년물인지-10년물인지 투자기간에 따른 차이, 레버리지·인버스·선물 여부에 따라 같은 시기에 투자해도 수익률은 전혀 다른 결과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중장기 방향은 금리와 베리율 등 제반 사항을 조금 더 지켜본 뒤에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