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약 9개월간 막혔던 중국 내 게임 판호 발급이 재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국내 게임 업계에도 기대감이 살아나고 있다. 중국에 판호 신청을 해놓고 중국 게임 시장 진출을 기다리고 있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중국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도 여럿이다. 

중국은 지난 3월 게임을 규제하는 부서가 국가신문출판광전총국에서 중앙선전부로 변경되며 판호 발급이 중지됐다. 또한 올 한해 중국 게임 업계는 강력한 규제를 받았다. 도박과 연관된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는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고 텐센트는 매출액을 잘 내고 있던 자사의 포커 게임 서비스를 돌연 자체 중단해버리는 모습도 연출했다. 중국 당국은 아동과 청소년의 근시 예방을 명분으로 온라인게임 총량을 규제하겠다고 발표하며 게임 업계를 때렸다.

판호 미발급과 게임 규제가 맞물리며 중국 1위 게임 업체 텐센트는 3분기 온라인 게임 매출이 전년 동기 4% 감소한 258억1000만위안을 기록했다. 주가도 폭락했다. 다른 중국 대형 게임사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규제의 찬바람 영향으로 중국 게임 산업 규모도 성장률이 저조했다. 21일 중국 비디오게임 실무위원회 CPG와 중국 게임 분석 업체 CNG는 ‘2018년 중국 게임산업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게임산업 매출액은 전년 대비 5.3% 증가한 2144억4000만위안(한화 약 34조8000만원)을 기록했다. 이 증가율은 지난 10년간의 증가율과 비교했을 때 가장 낮은 수치다. 

한국투자증권의 권윤구, 이동연 연구원은 이 보고서를 인용해 “중국 규제 당국이 올해 판호 발급을 미루면서 신규로 론칭된 게임수가 줄어든 것이 게임산업 매출액 증가율이 둔화된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엔 중국에서 약 9800개의 게임이 판호를 발급받았던 것으로 파악되며 아직 올해 수치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그 숫자는 전년 대비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지난 21일 중국 펑 스신 중앙선전부 출판국 부국장은 하이난에서 열린 ‘2018 중국 게임산업 컨퍼런스’에 참가해 “일부 게임에 대한 검토가 끝났고 판호를 발급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면서 “많은 규모의 게임이 대기 중이라 발급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판호가 발급된다는 호재에 이날 중국 게임 업계에는 기대감이 반영됐다. 주요 게임 업계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 중국 게임 판호 발급 소식에 한국 게임 업계에도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국내 게임 업계도 기대감이 높아지는 건 마찬가지다. 중국으로 수출을 준비하거나 중국 내 사업이 이미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들이 여럿 있기 때문이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웹젠, 위메이드, 엠게임, 액션스퀘어, 넥슨 등이 그렇다. 

이 발표가 있고 난 뒤 관련 국내 게임 주가는 상승했다. 21일 기준 웹젠은 13.49%, 위메이드 11.76%, 펄어비스 6.79%, 넷마블은 5.05%가 올랐다.

국내 대형 게임사들은 이미 길게는 약 2년 전부터 판호 발급을 신청해놓았다. 펄어비스는 스네일게임즈와의 계약으로 지난해 3월 검은사막 판호를 신청했다. 넷마블은 텐센트와 계약을 맺고 지난 2016년 12월 리니지2레볼루션의 판호 신청을 마쳤다. 엔씨소프트는 알파게임즈와 계약을 체결하고 리니지 레드나이츠의 판호 신청을 지난해 1월 냈다. 

한국투자증권 권윤구, 이동연 연구원은 21일 발표한 보고서에 “향후 중국에서 게임을 출시할 가능성이 있는 위메이드(미르의 전설 시리즈), 엠게임(진 열혈강호), 액션스퀘어(삼국블레이드), 넥슨(던전앤파이터 2D 모바일) 등도 향후 진행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게임 업계 및 증권가에서는 중국 당국이 자국 게임에 먼저 판호를 내어주고 그다음에 해외 게임에 대한 검토를 고려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당국이 공식적으로 판호 발급을 재개했다고 발표했다는 점에 기대감을 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