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뉴욕 주식시장의 3대 지수는 17일(현지시각)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마지막 통화정책 회의를 앞두고, 극도의 위험 회피가 나타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3대 지수가 전 거래일 모두 조정장에 접어들은 것은 2016년 3월 이후 처음이다.

다우지수는 지난해 11월이후 지지선 역할을 해왔던 2만4000선을 끝내 지키지 못했다. 뉴욕증시는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날이었다. 미중 무역협상의 지지부진한 가운데 중국 소비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글로벌 경제 악화에 대한 우려를 더욱 키웠다.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도 부담으로 자리잡는 가운데 골드만삭스와 존슨앤존스의 개별종목 관련 악재도 투자심리 급랭에 영향을 주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1%(507.53포인트) 하락한 2만3592.98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2.08%(54.01포인트) 하락한 2545.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2.27%(156.93포인트) 내린 6753.73에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11개의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재량소비재 2.82%, 필수소비재 2.28%, 에너지 1.86%, 금융 0.97%, 헬스 2.11%, 산업 1.72%, 소재 1.87%, 부동산 3.72%, 기술 2.21%, 커뮤니케이션서비스 1.90%, 유틸리티 3.27%가 내렸다.

종목별로는 골드만 삭스가 말레이시아 정부의 1MDB 스캔들 관련한 기소 소식에 3% 가량 떨어졌다. 베스트 바이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가 ‘시장수익률 하회’ 투자의견을 제시한 데 따라 6% 이상 급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세계 경제 성장 둔화우려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휴전 이후 이어진 중국의 양보 입장에도 주가가 상승하지 않은데 의미를 두었다. 이에 증시 하락이 지속되고, 투자자들은 패닉이 깊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의 산업생산 등 주요 경제지표 부진 여파는 계속됐다. 중국 11월 소매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증가로 나와 시장 전망치인 8.8%를 크게 하회하며 15년여 만에 최저 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미국 제조업, 부동산 지표 역시 시장 예상을 큰 폭으로 하회해 우려를 더욱 키웠다.

투자자들의 연준 회의에 집중하고 있다. 18~19일 이틀간 회의에서 정책자들의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긴축 사이클의 감속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정책자들의 경기 전망과 점도표를 주시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추가 금리 인상을 고려하는 연준을 향해 "믿을 수 없다"면서 다시 압박했지만, 연준은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투자자들은 연준 점도표에 따르면 내년 3번의 금리 인상이 나타나지만, 이에 대해 덜 확신하고 있다.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한 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일 경우 단기적인 증시 모멘텀을 제공할 수는 있지만, 내년 경제에 대한 낙관과 기존에 제시한 내년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경우 커다란 악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 국내외 경제 지표 둔화도 주가 발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이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 지표는 부진했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가 공개한 12월 건설업계 경기 신뢰가 2015년 5월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고, 뉴욕 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엠파이어 스테이트 지수 역시 12월 12.4포인트 급락하며 10.9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인 21에 크게 미달했다.

FTSE 러셀의 알렉 영 이사는 “무역 협상과 연준 회의에서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더라도 국내외 경기 사이클이 꺾였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펜하이머 자산운용의 존 스톨츠푸스 수석 투자 전략가는 "10 거래일을 남겨둔 올해 증시의 산타 랠리 가능성이 점차 희박해지고 있다"면서 "펀더멘털과 상대적으로 싼 밸류에이션으로 내년 주식시장이 상승할 수 있지만 현재 투자심리는 좋지 않다"고 말했다.

제프리 건들라흐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는 "S&P500지수가 올해 초 기록한 최저점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면서 "또한 무역전쟁이 더 악화될 것으로 생각되고, 아마도 관세가 인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