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한현주 기자] 일본에서 비상장 스타트업들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스타트업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7일 일본에서 기업가치 100억엔(약 1000억원)을 초과한 스타트업 기업 수는 현재 47개 사로, 그 수가 지난해의 22개에서 2.1배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기업을  유니콘 기업이라고 부르는데, 닛케이는 100억엔 이상인 스타트업이 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들을 넥스트 유니콘이라고 명명했다.

▲ 일본 스타트업의 성장세가 매섭다. 출처=갈무리

인공지능(AI)과 금융정보기술(IT)이 융합된 핀테크 관련 기업들이 기업가치 순위에서 상위를 차지했다. 1위를 차지한 스타트 업은 AI 개발사인 프리퍼드 네트웍스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한 기계 제어 및 의료진단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으며 도요타 자동차와 히타치제작소, 주가의 제약 등 다양한 업종으로부터 투자를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2위를 차지한 전력관리 시스템 개발업체 파네일 역시 AI가 전력수급예측과 전기요금 견적을 내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파네일은 도쿄전력 등 전력 대기업들과 잇따라 제휴를 맺고 있다는 설명이다. 클라우드 기반 회계 소프트웨어 업체 프리(Freee)는 지난 8월 네이버 라인, 미쓰비시 UFJ은행 등으로부터 총 65억엔을 조달했다. 기업가치는 지난해 보다 약 70% 높아졌다.

최근 1년 새 높은 평가를 받은 일본 스타트업이 늘어난 것은 혁신적인 스타트업들이 일본의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기대에서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재팬벤처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일본 스타트업의 자금조달액은 1732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늘었다. 올해 전체로는 자금조달액이 처음으로 4000억엔대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일본의 스타트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은 성장의 여백이 넓다는 평가다. 당장 미국이나 중국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액은 미국이 올해 1000억달러 이상으로 일본의 30배에 달한다. 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인 유니콘 기업수도 미국이 약 140개, 중국이 80개다. 반면 일본은 프리퍼드 네트웍스 단 하나에 불과했다.

니혼게이자이는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일본의 현 상황에 대해 신중해야 한다”면서 “저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금이 모여 기업가치를 실제보다 과장해서 평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