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한현주 기자]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시장이 화웨이에 등을 돌리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미국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던 화웨이가 이제는 유럽 시장에서도 코너에 몰리는 분위기다. 다만 유럽에서 영국은 상대적으로 미국의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화웨이의 반등 로드맵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로이터는 14일(현지시간) 프랑스 최대 통신회사인 오랑주가 자국 5G 네트워크에서 중국 기업의 장비 사용을 배제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움직임은 미국의 우방국들이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의 통신장비 사용을 제외한 조치에 따른 것이다. 물론 프랑스 정부가 화웨이 장비 불가설을 내세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시장부터 네트워크까지 유럽 시장 경쟁력을 키워온 화웨이 입장에서는 분명 경고등이다.

현재 미국 정부는 우방국들에게 화웨이가 중국 정부를 위해 통신장비를 통해 확보한 정보를 빼돌릴 수 있는 보안 문제가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위기감이 고조되는 이유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럽 전체가 화웨이에 등을 돌린 것은 아니라는 말이 나온다.

영국이 변수다. 일부 현지 통신사가 화웨이 장비 도입 불가를 선언하는 등 분위기가 나빠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영국은 유연하게 미국과 중국의 사정을 모두 고려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라는 평가다. 화웨이가 영국을 설득할 경우, 의외의 반등을 끌어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일본에서도 화웨이가 여전히 커다란 압박을 받는 가운데, 니케이신문은 스프린트 대주주인 소프트뱅크가 자사 4G 네트워크에 화웨이 장비를 노키아와 에릭슨 장비로 교체할 계획이라고 보도해 눈길을 끈다.

▲ 소프트뱅크의 화웨이 장비 불가 선언은 통신장애도 원인이지만, T 모바일과 스프린트의 합병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출처=갈무리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일본 소프트뱅크가 화웨이 장비를 빼는 배경으로는 T 모바일과 스프린트 합병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스프린트가 T 모바일 US를 26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두 회사는 미국외국인투자위원회(CFIUS)로부터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아야 한다. 지난 4월 CFIUS는 국가안보문제를 찾아내기 위한 합병 협상관련 검토를 시작한 상태에서 스프린트를 보유한 소프트뱅크가 미국의 심기를 거스르기는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