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 oil on canvas, 1997

최예태 작가(崔禮泰, CHOI YE TAE)의 작품세계는 조형적인 문맥에서 본다면 자연주의의 시각과 고전적 엄격성을 동시에 구비하고 있으나 바로 그러한 문맥으로 관념되는 어느 특정한 유파나 경향에 얽매여 있지는 않다.

바로 이점이 앞에서도 말한 자기 일에 몰두하는바 독자성의 추구와 일치되는 것이다. 최예태 화백(ARTIST CHOI YE TAE)은 지난한 해 동안 유럽 여행을 통해 더욱 풍부한 조형체험을 쌓았다.

▲ 붉은 산의 환타지, 45.5×53.0㎝ oil on canvas, 1999

평범한 생활주변과 자연경관에서 모티브를 찾는 소박한 소재적 관심은 그대로 지속되면서도 유럽풍물의 작품과 귀국 후 최근작들에서 현저하게 발견되는 중후한 마티엘과 신선한 색채감각은 더욱 심화되어가는 그의 조형세계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 신록의 인상, 91.0×116.8㎝ oil on canvas, 1998

흔히 새로운 세계와 접하면 방법의 변혁을 꾀하려는 현상을 자주 목격하는 바이지만 최예태 작가의 경우, 일시적 관심과 예술세계가 주는 변화의 유혹을 발견하지 못한다. 그는 여전히 자기 일에 몰두하고 있으며 자기 세계를 심화시켜가는 방법의 천착에 골몰해 있는 인상을 줄 뿐이다.

△오광수(미술평론가, 전 국립현대미술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