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최근 대작들의 등장으로 PC게임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며 미래 주류 게임 플랫폼의 방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모바일 게임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플랫폼 시장이다. 국내 게임사들은 플랫폼 다각화에 공감하며 기존에 관심을 두지 않던 콘솔 버전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차세대 플랫폼으로 평가받는 HTML5에서도 캐주얼 장르를 벗어난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 VR 시장은 사업장 게임을 위주로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가정용 게임 대중화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 모바일, PC, 콘솔 등 게임 플랫폼은 다양하다. 출처=이미지투데이

뜨거운 PC·모바일·콘솔 시장

PC게임 시장은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펍지의 배틀그라운드,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등 e스포츠 게임을 주력으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이런 게임들은 e스포츠 리그 형태로 지속되며 산업이 커지고 있어 앞으로도 PC플랫폼의 중요성은 유지될 전망이다.

최근엔 MMORPG 대작들도 주목받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는 PC MMORPG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는 평이 나오고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20주년을 맞아 대거 변경된 리마스터 버전을 공개해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넥슨은 정통 MMORPG를 표방하는 아스텔리아의 서비스를 이달 앞두고 있다. 

또한 스팀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유통하고 있어 PC게임 시장 전망은 앞으로도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PC에서 캐주얼 장르 등 라이트한 게임의 비중은 계속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캐주얼 류의 가벼운 게임은 모바일로 언제든지 간단하게 하는 것이 합리적이기 때문에 컴퓨터 앞에 앉아야 하는 PC시장에서는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최근 주목받는 PC게임들은 대부분 모바일에서 없는 다양한 콘텐츠와 조작감 등에 무게가 실린다. 

▲ 모바일은 게임 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모바일 게임 시장은 현재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이다. 글로벌 조사 기관 뉴주에 따르면 올해 게임 시장 규모는 1379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중 모바일 시장 규모가 703억달러(전체의 51%)가 될 것이라고 뉴주는 전망했다. 2위 콘솔(346억달러), 3위 PC(329억달러) 순이었다. 모바일게임 시장 비중이 절반을 넘길 것이라고 예측된 첫 번째 해다. 

국내에서도 최근 몇 년간 대형 게임사의 실적을 견인한 건 모바일 게임이었다. 이 시장에서 넷마블이 급성장했고 PC에 주력하던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등이 크게 성장했다. PC와 달리 모바일 게임은 사실상 결제액에 한도가 없어 게임사들이 매력적으로 바라보는 플랫폼이다. 높은 유통 수수료를 지불해야하지만 그럼에도 사용자가 많고 매출이 잘 나온다는 점에서 막강하다. 매출액 순위는 RPG 장르 위주로 줄을 서고 있지만 다양한 장르가 꾸준히 쏟아지고 있다. 캐주얼 게임으로는 카카오게임즈, 선데이토즈, 넷마블, 네오위즈, 컴투스 등의 게임사들의 게임이 존재감 있다. 

잠재적 유저가 많고 장르가 다양한 만큼 모바일 시장의 지속 가능성은 긍정적이다. 다만 콘텐츠 소비가 빠르고 신작이 자주 나오며 비슷한 게임이 시장에 반복적으로 모습을 드러내 유저들은 쉽게 게임에 식상하다는 불만을 표출한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또한 플랫폼 특성상 조작감이 중요한 e스포츠 장르 게임은 한계를 갖는다는 단점도 있다. 

▲ 콘솔게임을 즐기는 모습. 출처=이미지투데이

콘솔은 국내에서는 게임 마니아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글로벌로는 여전히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다. 국내에서도 규모는 점점 늘고 있다. 트리플A 격 비디오 게임이 꾸준히 나오는 시장이기도 하다. 

최근엔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콘솔 버전 개발에 힘쓰고 있다. 플랫폼 다각화 필요성에 공감하며 개발 초기부터 PC나 모바일 게임을 개발하더라도 콘솔 플랫폼으로까지 개발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해 놓는 식이다. 앞서 블루홀의 테라,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은 북미 지역을 타깃으로 출시됐고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엔씨소프트는 곧 PC버전으로 모습이 공개될 프로젝트 TL 을 콘솔 버전으로도 출시할 계획이다. 넥슨은 지스타에서 PC버전으로 공개한 드래곤하운드를 애초에 콘솔 버전도 고려해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라인게임즈는 어드벤처 게임 베리드 스타즈를 다음해 출시할 계획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게임은 국내에도 출시한다.

글로벌 기대작인 락스타게임즈의 레드데드리뎀션2는 지난 10월 출시 이후 3일만에 글로벌 매출액 8000억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콘솔 플랫폼의 건재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해외 작품의 한글화 버전 출시도 과거에 비해 늘어나고 있다. 

▲ VR 이미지. 출처=이미지투데이

차세대 플랫폼? VR, HTML5

게임의 차세대 플랫폼의 대표적인 예로 VR이 꼽힌다. 특히 2~3년 전에는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에서도 활약하며 게이머들의 관심을 낚았다. 그러나 최근 그런 열기가 많이 사그라든 모습이다. 특히 가정용 VR 게임은 거의 모습을 감추었다. 가정용 VR기기가 가격, 편의성 등에서 아직 대중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VR기기의 대중화가 VR 하드웨어 제조업체에게 과제로 놓여있다. 한 VR게임사 대표는 “VR 기기가 일반 안경 수준의 무게와 착용감까지 발전하면 PC 모니터 화면보다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현재 VR게임 업계는 사업장에 들어가는 VR게임을 중심으로 수익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 VR 사업장이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결이 가능한 VR게임 콘텐츠가 주를 이룬다. 당장은 사업장에 들어가는 게임을 위주로 힘을 쓰고 VR 기기가 가정에 대중화될 즈음엔 가정용 게임을 도전하려고 준비하는 모습이다. 시장 규모가 충분히 커지기 위해서는 가정용 VR의 보급이 관건이다.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웹브라우저를 이용하면 디바이스와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즐길 수 있는 HTML5 게임도 주목받고 있다. HTML5 게임은 애플, 구글 등 앱 마켓을 거치지 않아도 웹에서 즐길 수 있다. 현재까지는 주로 퍼즐, 슈팅, 액션 등 가벼운 캐주얼 게임이 주를 이룬다. HTML5 게임은 중국에서 메신저 앱 위쳇을 중심으로 몇 년 전부터 많이 퍼진 형태의 게임이다. 

국내에선 대표적으로 카카오게임즈와 선데이토즈가 각각 카카오톡 게임별과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에서 HTML5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HTML5 게임 시장에서의 변화도 진행되고 있다. 단순하게 즐기는 캐주얼 게임을 넘어서 MMORPG, FPS 등의 게임이 개발 중이다. 잔디소프트는 MMORPG 매드월드를 개발 중이며 지난 10월 게임 플레이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PC, 모바일을 포함한 브라우저를 열 수 있는 거의 모든 플랫폼에서 클라이언트와 플러그인 설치 없이 게임을 실행하고 플레이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크로스플랫폼으로 활용하기 유용한 셈이다. 

▲ HTML5 게임은 어떤 기기에서든 호환성이 뛰어나다. 출처=잔디소프트 유튜브 갈무리

비엔에프게임즈에서는 스페셜포스2 IP를 이용한 FPS 게임 프로젝트H5의 서비스 계획을 지난달 공개했다. 비엔에프게임즈는 중국에서 크게 성공한 FPS게임 크로스파이어 개발실장이었던 손형곤 대표를 비롯한 핵심 개발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회사 측은 내년 초 프로젝트H5의 정식 서비스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다. 

사실상 콘솔을 제외한 PC와 모바일, 태블릿 등의 모든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다중 접속 HTML5 게임이 출격을 앞두고 있어 게임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관심이 집중된다.

▲ 매드월드 플레이 모습. 출처=잔디소프트 유튜브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