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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손해사정사 선임권 강화…보험사 예외적 경우만 거절 가능합리적 업무 위탁기준 신설…객관적 지표 중심 위탁업체 평가해야
고영훈 기자  |  gyh@econovill.com  |  승인 2018.12.05  12:00:02

[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내년 상반기부터 보험소비자의 손해사정사 선임권이 활성화된다. 보험회사는 예외적 경우에만 거절이 가능하다. 또 합리적인 손해사정 업무 위탁기준이 신설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험권 손해사정 관행 개선안을 발표했다.

손해사정이란 발생한 손해가 보험 목적에 해당되는지를 판단하고, 손해액을 평가해 보상금을 지급하는 업무를 말한다.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절차. 출처=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손해사정 제도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손해사실 확인과 손해액 산정을 통해 적정한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하기 위한 취지로 만들어졌다. 보험사는 보험금 지급시 서류 심사만으로 신속하게 지급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손해사정을 수행해야 하며, 객관적인 손해사정이 수행될 수 있도록 전문 손해사정사를 직접 고용하거나 외부 손해사정업체에 위탁해 업무를 담당해야 한다.

최근 보험사의 손해사정 관행이 보험금 지급거절·삭감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금융당국은 보험사의 손해사정 관행을 개선하기로 했다. 손해사정사와 손해사정업체 수는 늘고 있으나, 한정된 수요로 인해 손해사정업체간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보험사는 손해사정 수행시 효율적이고 전문적인 손해사정을 위해 외부 독립손해사정업자에게 손해사정 업무를 대부분 위탁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 보험사의 경우 손해사정 전문 자회사(100% 지분 보유)를 직접 설립해 손해사정 업무를 위탁하고 있으며, 일부 보험사의 경우 위탁업체 선정과 수수료 지급시 합리적인 기준을 설정하지 않아 보험사와 위탁업체간 종속적인 관계가 형성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보험사가 위탁업체의 전문성을 존중하지 않고 불필요한 업무를 지시하거나 수수료 지급시 불공정한 인센티브를 반영하는 사례도 있다.

금융위는 위탁업체가 보험회사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해 손해액을 과소산정하거나 보험금 청구 철회를 유도해 결국 소비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내년 상반기 보험사가 합리적인 손해사정 업무 위탁기준을 내부 통제기준으로 신설하도록 했다. 위탁업체 선정시 전문인력 보유현황, 개인정보보호 인프라 구축현황, 민원처리 현황 등 손해사정 역량을 측정할 수 있는 객관적 지표 중심으로 위탁업체를 평가하고 선정해야 한다.

위탁 수수료 지급시 보험금 삭감 실적을 성과평가에 반영하는 등 손해사정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내용은 일체 반영을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보험사가 우월적 지위에서 위탁 업무범위외에 부당한 업무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할 방침이다. 보험사가 손해사정서의 정정·보완이 필요할 경우 구체적인 서식을 활용해 전문적인 손해사정사의 업무체계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보험계약자 등의 손해사정사 선임 기준과 비용부담 주체. 출처=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또한 소비자의 손해사정사 선임권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나온다.

보험업법 등은 보험계약자 등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손해사정사를 직접 선임할 수 있도록 해 소비자의 권익 보호를 명시하고 있다. 소비자의 선임요청에 보험사가 동의하거나 보험사가 일정기간 착수하지 않는 경우 보험사 비용으로 선임이 가능하다.

그러나, 보험사가 소비자의 선임의사에 대한 검토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소비자의 선임권이 충분히 보장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부분의 보험사는 소비자의 선임의사에 대한 객관적인 동의기준을 마련하고 있지 않으며, 일부 보험사는 자체적인 손해사정이 불가능한 경우 등 매우 예외적인 경우에만 소비자 선임의사에 동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보험사는 명확한 기준(내규)을 마련해 소비자의 손해사정 선임 의사에 대한 동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자체 민원·소송 유발 사례와 외부 손해사정업체 평가 기준 등을 분석해 객관적인 동의기준을 내부통제 기준으로 마련하고, 소비자의 손해사정사 선임권이 충분히 보장될 수 있도록 동의 기준을 보험회사 홈페이지 등에 공개해야 한다.

대표적인 국민 실생활 보험인 실손의료보험의 경우 소비자 선임권에 대한 동의기준을 확대해 시범운영을 추진하고, 소비자가 실손의료보험으로 보험금 청구시 공정한 업무 수행 등에 지장이 없는 경우 손해사정사 선임권에 원칙적으로 동의해야 한다.

보험사는 소비자가 선임한 손해사정사가 적합한 자격을 보유하지 않는 등 전문적인 업무 수행이 곤란하다고 판단되거나, 합당한 수수료 지급 체계와 소비자 보호를 위한 계약조건에 부합하지 못한 경우 등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거절이 가능하다.

소비자의 선임 요청에 동의할 경우 보험업법령에 따라 손해사정 비용(수수료)은 보험사가 부담해야 한다.

이밖에 내년 1월부터 소비자가 공정한 손해사정업체를 직접 비교·조회해 선임할 수 있도록 손해사정업체의 주요 경영정보에 대한 공시도 실시한다. 손해사정사회에 소속된 주요 손해사정업체의 경우 전문인력 보유현황, 경영실적, 징계현황 등의 정보를 통합해 시범 제공된다.

하주식 금융위 보험과장은 "보험사의 손해사정 위탁 공정성을 높여 전문적인 손해사정이 수행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며 "보험사가 객관적 기준에 따라 손해사정 선임 요청을 검토해 소비자의 손해사정 선임권을 충분히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 과장은 이어 "선임된 손해사정 업체들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거나 선임비용이 과다하게 비쌀 경우 이는 보험사가 거절할 사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는 내년 2분기내 소비자 선임권 강화 방안 등이 시행될 수 있도록 관련 규정개정과 자율규제방안 마련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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