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 휴대폰 및 셀룰러 통신기능을 가진 태블릿과 워치 등이 포함된 판매량은 1250만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7.2%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치 대부분이 스마트폰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반짝 상승세와는 역행하는 분위기다.

글로벌 시장에서 화웨이와 샤오미 등이 승승장구하며 중저가 시장 외연을 넓히는 반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여전히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으로 흘러가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LG전자의 스마트폰(스마트폰으로 통칭) 점유율도 화제다. 국내 중저가 시장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LG전자는 줄어드는 중저가 시장에서 약간의 존재감을 보여줬으나 그 마저도 1위는 아닌 것으로 5일 확인됐다.

▲ LG V40 씽큐가 출시되고 있다. 출처=LG전자

국내를 대표하는 마켓인텔리전스 시장조사업체를 표방하는 애틀러스 리서치앤컨설팅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가격대 별 국내 스마트폰(휴대폰) 판매량 추이를 발표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강세가 여전하다. 80만원 이상 스마트폰은 올해 1월 무려 62%의 비중을 차지했으며 3월 58%, 6월 53% 등 안정적인 점유율 추이를 보여줬다. 7월 한시적으로 49%를 기록해 50%선에서 밀렸으나 8월 다시 56%, 9월 52%의 점유율을 이어갔다. 10월에는 재차 49%를 기록했으나 여전히 절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40만원에서 80만원 대 스마트폰 점유율은 1월 15%, 3월 13%, 6월 14%, 10월 14% 등 15% 박스권을 유지하고 있다. 40만원 미만 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올해 1월 22%, 4월 28%를 기록한 후 5월 32%를 기록해 30% 선을 넘겼고, 이후 부침은 있지만 완만한 성장세를 기록해 10월 36%를 기록했다. 다만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전체로 보면 여전히 프리미엄 존재감이 강하다.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 중심으로 흘러가는 상황에서 80만원 이상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절대우위가 이어지고 있다. 1월 40% 중후반에서 시작해 3월 단숨에 70%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했고 8월에는 80%를 넘겼다. 10월에도 비슷한 점유율을 보여주고 있다. 점유율 급상승 시기는 갤럭시S9과 갤럭시노트9 출시와 겹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갤럭시 시리즈의 건재함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40만원 이상 80만원 이하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압도적이다. 1월 55% 수준의 점유율을 시작으로 2월 70%를 넘겼고 6월에는 90%에 근접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10월에는 80%에 약간 미치지 못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40만원 이하 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삼성전자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1월 60%에 육박하는 점유율을 기록한 후 10월까지 비슷한 점유율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애플은 80만원 이상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1월 30%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지속적으로 감소, 10월에는 10%를 약간 넘기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40만원 이상 80만원 이하 시장에서는 10월 한 자리 수준의 점유율을 간신히 확보했고, 40만원 미만 시장에서도 거의 존재감이 없다. 고가의 아이폰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상황에서 애플워치 등 웨어러블, 아이패드 판매량이 데이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국내 시장에서 좁아지는 입지가 눈에 확연히 보인다. 80만원 이상 시장에서는 1월 20% 내외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이후 점유율 급등락을 거듭하며 존재감이 흐려지고 있다. 신제품 스마트폰이 등장한 7월을 기점으로 약간의 반짝 점유율 상승을 끌어냈지만 10월에는 한 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LG G7과 LG V40 씽큐 등이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40만원 이상 80만원 이하 시장에서는 1월 40%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나 7월까지 지속적으로 줄어 10% 내외로 떨어졌다. 8월을 기점으로 반등에 나섰으나 삼성전자의 압도적인 점유율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 격차는 최대 4배 수준이다. 그나마 40만원 이하 초저가 시장에서는 1월부터 10월까지 30% 내외의 점유율을 보여주며 선전하고 있다. 국내 전체 스마트폰 시장이 프리미엄으로 굳어가는 가운데, 좁아지는 중저가 시장에서 연명을 하고 있으나 그 마저도 40만원 이하 시장에서 유의미한 점유율을 간신히 거두는 모양새다.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센터 등을 가동하는 한편 출시 주기를 파격적으로 조정해 쇄신에 나서고 있으나 연속 적자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LG V40 씽큐 고객들에게 12월 한시적으로 백화점 상품권 10만원을 제공하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이유도 실상은 '출혈 마케팅이 아니면 답이 없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인사를 통해 황정환 부사장이 MC사업본부장에서 물러난 이유다. LG전자는 내년 5G 단말기를 중심으로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지만, 이런 상태로는 미래를 낙관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