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갑질 논란’으로 2년 만에 상장폐지 절차를 밟은 MP그룹의 소식이 미래에셋대우에게는 암초로 부상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교촌에프앤비(교촌치킨)의 기업공개(IPO) 주관사다. 교촌에프앤비는 최근 상장을 준비 중이다. 교촌은 최근 ‘갑질 논란’에 휘말리며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다.

▲ 미래에셋대우 센터원 본사. 사진=미래에셋대우

4일 IB업계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는 증시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증권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오는 2020년을 상장 시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한국거래소가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을 위해 코스닥시장위원회를 개최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거래소측이 심사 승인으로 결론을 내려도 교촌은 험로를 거쳐야 할 전망이다. 교촌에프앤비의 갑질 논란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 지분 100%를 소유한 권원강 회장의 6촌 권순철 전 상무의 직원 폭행 갑질이 드러나며 불매운동이 퍼지고 있다.

교촌은 바로 권 상무의 사표를 수리하고 관련 재조사를 벌인다고 밝혔으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교촌치킨의 갑질 문제 처벌에 대한 청원이 게재되는 등 여론이 거세게 반발했다. 교촌은 매출을 우려하는 가맹점 점주 지원에 나서면서 여론 진화작업을 펼치고 있다. 교촌은 가맹점에 원자재 가격을 인하하기로 지난 11월 공지했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한 조직혁신팀 TF를 발족하고 다양한 환경개선 비용 등을 지원한다고 발표하는 등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

문제는 MP그룹의 상장폐지 수순 발표 결과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기업심사위원회를 개최하여 MP그룹의 상장 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의 상장폐지 수순 단초는 갑질 논란이다. 지난 2016년 최대주주인 정우현 회장이 경비원 폭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정 회장은 결국 지난해 7월 150억원대의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 됐고, MP그룹은 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이처럼 MP그룹의 상장폐지와 교촌에프앤비의 상장에는 ‘갑질 논란’이라는 리스크가 관통한다. 업계는 미래에셋대우가 주관사로 있는 교촌에프엔비 상장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미래에셋대우가 평판리스크를 감내하고도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미래에셋대우가 주관사를 맡은 이디야의 상장 계획이 미뤄진 만큼 평판 회복에 나설 것이라는 의견에서다.

국내 점포 수 2000호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 이디야는 올해 상장을 시도했다가 철회했다. 올해 하반기 상장 계획을 세웠지만 지난 4월 돌연 상장계획 철회를 발표한 것이다. IPO 공모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기업 밸류에이션이나 절차상 문제 등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창기 이디야 회장은 “본사와 가맹점 간 상생문화 조성을 위해 연내 밀어붙여 추진하지 않을 계획일 뿐 재추진 시점에 대해서 고민 중”이라며 상장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다만 연이은 프랜차이즈 상장 시도를 놓고 주관사인 미래에셋대우의 평판 리스크는 다시 거론된다. 프랜차이즈는 증권시장에 직상장(上場) 한 사례가 없다. 프랜차이즈는 가맹점이 모여있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가맹본부의 매출과 이익이 1000여곳의 가맹점을 기반으로 산출한다. 특혜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 상장하게 되면 프랜차이즈 본사 오너만 수 조원의 주식평가액을 보게 되는 구조도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MP그룹도 우회상장을 결정했고, 제네시스BBQ도 상장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디야의 철회 결정도 이같은 맥락에서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상장한 아주IB투자의 주관사다. 아주IB투자는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 1500원으로 확정했으나, 이는 희망공모가 밴드인 2000~2400원을 밑돈 가격이다. 2019년 상장을 목표로 하는 바디프랜드도 미래에셋대우와 모건스탠리가 대표주관사로 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달 상장예비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르면 내년 2월 중 상장 결과가 발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