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태 작가(崔禮泰 作家)의 그림은 이미 현실의 재현이라는 문제를 벗어나 버렸다. 회화적인 조형공간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그러기에 사실적인 조형 개념으로 부터의 제약이 없다. 형태나 색채에서 어떤 방식의 이해 및 해석이 이루어지더라도 용인된다. 다만 그 자유로운 표현의 공간에서 존재하자면 독자적인 해석으로 감상자를 납득시켜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른다.
그(최예태 화백, CHOI YE TAE)의 그림은 풍경화와 누드화 정물화를 망라한다. 밝은 색채와 어두운 색채 그리고 명암의 대비가 교묘히 교직되는 조형어법을 구사한다. 반면에 사실적인 형태는 뚜렷한 윤곽선으로 명확하게 처리된다. 형태 묘사에 관한한 애매모호한 표현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사실주의적 조형개념을 충족시키는 것도 아니다.
물론 형태미만을 놓고 보자면 사실적이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보면 사실적인 조형개념과는 사뭇 다르다. 형태만을 사실적으로 묘사할 뿐 색채배경 공간 따위는 현실과 엄격히 다른 비현실적인 상황이다. 이렇듯이 사실과 비현실이 동거하는 미묘한 관계를 설명하기란 적합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그림으로서 형식이 미달이라고 할 수도 없다. 보여 지는 그 자체로서는 이미 독자적인 조형성을 확보하고 있기에 그렇다. 기존을 표현 양식이나 형식이라는 고정관념의 틀 안에서 보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이야말로 최예태 화백(ARTIST CHOI YE TAE)의 독자적인 조형성을 확보했음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것이 된다.
△글=신항섭(미술평론가)
권동철 미술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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