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한국 화장품의 대중국 수출이 다시 큰 폭으로 증가하고 회복조짐을 보이면서 화장품 업계의 기대감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2018년 수출입 평가 및 2019년 전망’에 따르면 올해 1~10월 대중국 화장품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5% 증가했다. 지난해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로 작년 증가율이 19.7%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회복세로 돌아선 모습이다.

▲ 중국 관광객들이 서울 중구에 위치한 신세계백화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기위해 줄을 서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자연기자

‘럭셔리 화장품’ 수출 성장 이끌어
특히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꾸준히 올라갔다. 이에 럭셔리 화장품이 전체 수출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국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23개 중 럭셔리 브랜드가 75% 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양대 화장품 업계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각각 자사의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를 적극 육성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설화수’를 LG생활건강은 ‘후’와 ‘숨’을 공략하며 현지 시장 진출 확대에 총력을 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LG생활건강의 3분기 실적에서도 2016년 ‘후’ 매출은 1조원을 넘었고, 올해는 2조원으로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올해 11월 기준 이들 업체의 중국 현지 매장 수는 설화수 161개, 후 200개, 숨 87개로 중국 고급 백화점을 중심으로 입점하며 매장 수를 계속해서 늘려가고 있다.

▲ 후의 '천기단 화현세트' 제품. 출처=LG생활건강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대중 화장품 수출의 증가율은 여전히 50%나 된다”면서 “고급 럭셔리 브랜드 매출 비중이 높은 LG생활건강을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일반화장품’ 허가 절차 간소화
최근 중국으로 수출하는 일반화장품의 허가 절차가 간소화된 점도 한국 화장품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이에 업계는 다소 주춤했던 화장품업계의 매출 성장세가 중국 현지 진출을 통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중국에 화장품을 수출하려면 사전에 중국 당국의 허가 심사를 완료하는 데까지 평균 6~8개월이 걸렸다. 그러나 지난 10일 이후부터는 일반화장품의 경우 온라인으로 제품 등록만 마치면 바로 시판할 수 있어 시장 진입에 걸리는 시간이 최대 3개월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 설화수의 '자음수·자음유액 세트' 제품. 출처=아모레퍼시픽

화약의약품도 모든 항목을 검사하여 통관에만 2~4주가 소요되는 등 중국 수출에 어려움이 컸다. 중국은 지난 4월 국가약품감독관리국 공고를 통해 최초 수입 시에만 통관검사를 실시하고 이후 수입부터는 통관검사를 면제키로 했다. 이에 따라 화약의약품 역시 통관에 걸리는 시간과 비용의 절감 효과가 기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중국의 일반화장품 수입 관리가 사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됨에 따라 시장 접근성이 개선되었다”면서 “특히 유행에 민감하고 제품 수명이 짧은 제품도 적기 시장 진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보따리상’ 줄어든다! 수출 전망은?
전문가들은 내년을 기점으로 한국 화장품의 대중국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 온라인 판매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전자상거래 법안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중국 정부의 보따리상 규제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내년을 기점으로 중국 보따리상 시장이 하향세로 접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면세점의 화장품 보따리상 매출 규모는 약 3.6조원으로 추산된다. 2017년 기준 면세점 시장 규모 14.5조원, 화장품 매출 비중 52.5%, 중국인 비중 60%, 중국인 가운데 보따리상 비중 80%를 적용한 수치다. 이 가운데 글로벌 브랜드는 2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중국 현지 력셔리 화장품 유통의 15% 수준에 해당되는 수치다. 그동안 중국 보따리상은 한국 면세점에서 대량 구매한 국내 화장품을 현지 SNS를 통해 현지 판매 가격보다 20%이상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이에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공식 매장은 매출에서 큰 타격을 받아왔다.

그러나 내년부터 온라인 판매를 하려면 사업자등록, 행정허가 등 각종 절차를 밟고 세금도 납부해야한다. 이러한 규제로 보따리상의 공급 물량이 이전보다 줄어들 경우 중국 현지 수요는 자연스레 공식 판매 채널로 이동해, 중국 현지에 진출한 국내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여행사의 패키지 기획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여행사들이 보따리상 투어를 만든 이유는 패키지 관광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행사들은 수수료가 더 높은 패키지 관광객을 더 선호한다. 현재는 보따리상 협상력이 너무 강해 여행사에 떨어지는 수수료가 1~2% 정도밖에 안 된다. 또한 중국 보따리상의 의존도가 높은 면세점의 입장에서 패키지 관광객의 회복은 면세점의 중장기적 안정적 성장에 필수조건이 될 것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여행사들은 중국 관광객이 늘어날 경우 보따리상 투어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보따리상에 대한 알선수수료율 하락으로 나타날 것이며, 보따리상들은 한국 면세점과 중국 판매 가격 격차 축소로 마진이 줄어들어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