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미추홀 꿈에그린'은 29일 현재 약 4300명의 1순위 청약자가 몰렸다. 출처=한화건설.

[이코노믹리뷰=김진후 기자] 수도권 일대가 규제 영향권에 들면서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천 지역 청약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일종의 ‘풍선효과’로 풀이되지만 투자수요만큼 실수요도 몰려 향후 판세를 두고 해석은 각각이다.

한화건설은 지난 28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옛 주안초등학교 자리에서 ‘미추홀 꿈에그린’ 아파트의 분양을 시작했다. 미추홀 꿈에그린은 인천지역 최대의 도시재생사업인 '미추홀 뉴타운'의 첫 분양 단지다.

해당 단지는 44층으로 이뤄진 총 4개 동에 864가구로 공급된다. 공급 유형은 전용면적에 따라 ▲59.91㎡ 40가구 ▲70.95㎡ 194가구 ▲76.52㎡ 213가구 ▲84.73㎡A 53가구 ▲84.92㎡B 54가구 ▲84.65㎡C 42가구 ▲98.79㎡ 72가구 ▲140.32㎡ 2가구 ▲147.86㎡ 2가구로 나뉜다.

분양가는 3.3㎡ 당 평균 1270만원으로, 약 3억2000만원에서 12억3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입주는 2022년 하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다.

미추홀 꿈에그린의 1순위 청약이 마무리된 29일, 금융결제원 청약 정보 사이트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총 864가구 공급량에 1순위 청약자 4398명이 몰렸다. 특히 당해지역만 따졌을 때 공급가구수 대비 5.40배인 3631가구가 몰려, 대부분의 주택 유형이 1순위 공급에서 마감될 것으로 보인다.

17.50:1로 가장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59.91㎡는 40가구 공급에 해당지역 1순위 청약자 700명, 기타지역 1순위 청약자 114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주택 면적별 1순위 경쟁률은 59㎡외에도, 가장 공급량이 많은 76.52㎡가 1183명이 모여 5.55:1을 기록했고, 84㎡A, B, C는 각각 청약자의 6.51배, 4.31배, 14.83배가 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가구를 모집하는 140.32㎡가 미달이 나는 기현상을 보였다. 147.86㎡는 2가구 모집에 청약자 2명이 신청했다. 공급량이 4가구에 그치는 희소성만큼 수요도 특정 수요층에 한정된 것이다. 경쟁률로 따졌을 때 인천지역 수요자들은 84㎡와 59㎡ 등 실거주에 용이한 중소형 주택 선호도가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미추홀 꿈에그린’의 시공사인 한화건설 관계자는 “해당 평형은 최상층 펜트하우스로 프리미엄이 갖는 상징성과 희소성이 있다”면서 “면적도 다른 곳의 두 배에 이르다보니 가격대가 높은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면적유형은 대부분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되리라 예측되지만, 펜트하우스 특성 상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해당 단지는 전용면적 98㎡ 이하 평형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제공하는 집단 대출 보증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인천 지역은 미추홀 꿈에그린 외에도 신축 아파트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 10월 검단신도시 분양시장의 서막을 연 ‘검단 호반 베르디움’을 필두로 ‘검단 금호 어울림센트럴’, ‘루원시티SK리더스뷰’ 등이 흥행에 성공했다.

루원시티SK리더스뷰는 1448가구 모집에 3만5443명이 청약을 신청해 전체 경쟁률이 24.48을 기록했다. 호반 베르디움은 951가구 공급에 5943명이 몰려 6.25 대 1의 경쟁률로 나타났다.

▲ 한화건설은 지난 29일 인천시 미추홀구 주안동에 '미추홀 꿈에그린' 아파트의 견본주택을 열고 분양에 나섰다. 사진=이코노믹리뷰DB.

한화건설 관계자는 “무엇보다 비규제 지역으로 대출과 전매가 서울에 비해 자유로운 점이 흥행의 이유로 꼽힌다”고 해당 경쟁률을 평가했다. 관계자는 “서울과 수도권이 상승할 동안 인천은 소외된 지역으로 인식돼 왔다”면서 “대출이 막히면서 서울 진입이 어려운 투자자들이 신규 분양단지에 이목을 집중한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안동은 과거 구도심 지역이기 때문에 생활터전이 어느 정도 닦인 곳이고, ‘꿈에그린’이 성공하면 생기는 여파로 주변 지역 정비도 활성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곤 강남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인천 지역의 잇따른 청약 흥행을 두고 “서울을 누르니 주변에서 나타나는 풍선효과도 중요한 요인”이라면서 “정부는 엄포를 놓지만 주택은 엄연한 투자 수단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영곤 교수는 “부동산으로 부를 축적해 본 사람은 이 시장을 못 벗어나고 계속 투자처를 찾으려 한다”면서 “부동자금이 1000조를 넘는 등 대체 투자처가 없다보니 청약시장과 부동산에 한동안 쏠렸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청약은 지금 당장 커다란 목돈이 들어가는 것은 아니고 2~3년 정도의 시간 여유가 있다”면서 “서울과 수도권의 ‘로또 분양’이 한창 떠들썩했던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천은 얼마전 카지노리조트가 발표되면서 약 8000~1만개의 일자리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등 시 지자체의 노력이 활발하다”면서 “교통망 개선 등 주택 공급이 해당 수요를 맞춰가면서 인천은 부흥의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안동 U공인중개사에 따르면 “인천 남구 등 구시가지의 오래된 아파트 거주자들을 중심으로 실거주를 원하는 대기자들이 많다”면서 “인천 지하철 2호선 ‘시민공원역’이 단지와 직접 연결되고 인천 시청역 앞쪽으로 들어설 GTX이 타당성 조사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부지역 투자자들의 문의도 많다”고 말했다. 다만 중개사는 “가격대가 조금 높은 편이지만 1순위 내에서 거의 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