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자연 기자] 화장품 로드숍시장에서 편의점이 H&B스토어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사는 소비자가 늘면서 영향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는 화장품 브랜드와 손잡고 아예 단독 제품을 선보이거나 화장품 자체브랜드(PB)를 강화하는 등 제품군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에 뷰티 브랜드도 편의점과 협력하여 적극적으로 편의점 전용 화장품을 선보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화장품 종류와 매출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실제로 CU의 최근 5년간 화장품 매출성장률은 2014년 6.6%, 2015년 10.8%, 2016년 13.3%, 지난해 18.5%에 이어 올 10월 매출도 14.6% 상승했다. GS25의 화장품 매출 증가율은 2015년 16.9%, 2016년 19.7%, 2017년 24.8%로 성장 중이다.

▲ 편의점 화장품 매출성장률. 출처=CU, GS25

편의점 화장품, 뷰티매장보다 접근성 높아
편의점 업계는 최근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세면 용품 등 기초 제품이 많았다면 지금은 색조가 훨씬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편의점에 갖추고 있는 화장품도 30~450여종으로 다양해졌다.

화장품을 보다 가까운 곳에서 손쉽게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편의점이 하나의 화장품 유통채널로 급부상한 셈이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비결은 당연 높은 접근성 때문이다. 현재 올리브영, 랄라블라, 롭스 등 H&B스토어 매장은 1500여개 수준으로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있지만, 전국 편의점 점포수는 4만여 개가 넘는다.

서울에 직장을 다니는 김모씨(여·30)는 “깜박하고 회사에 립스틱을 안 가지고 왔는데 회사 근처에 화장품 매장이 보이지 않았다”면서 “다급한 마음에 편의점에서 틴트를 샀는데 품질이 나쁘지 않아 이후에도 재구매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충남 보령에 사는 이모씨(여·25)는 “지방의 경우 서울이나 수도권보다 화장품 매장을 쉽게 들릴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면서 “편의점은 그에 비해 접근성이 좋아서 종종 친구들과 화장품을 구매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유정 BGF리테일 생활용품팀 MD는 “최근 뷰티숍이 없는 지방을 중심으로 편의점이 화장품의 대체 구매처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면서 “특히 외모에 관심이 많은 젊은 여성층을 중심으로 인기 캐릭터를 접목한 데일리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뷰티 브랜드 ‘콜라보레이션’
GS25는 마스크팩 전문 브랜드 ‘메디힐’과 GS리테일 PB브랜드 ‘YOUUS(유어스)’가 협업해 클렌징 제품 ‘메디힐 필로소프트 버블레이저 패드’를 편의점 전용 제품으로 새롭게 출시했다. 메디힐 필로소프트 버블레이저 패드는 패드에 물만 묻히면 거품이 생겨나 편리하게 클렌징이 가능한 제품이다.

▲ GS25가 ‘메디힐’과 GS리테일 PB브랜드 ‘YOUUS(유어스)’가 협업해 만든 ‘메디힐 필로소프트 버블레이저 패드’ 클렌징 제품. 출터=GS25

피지·각질·피부 노폐물 제거는 물론 메이크업 클렌징까지 한번에 가능하여 클렌징 과정을 빠르고 간편하게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 있다. 이번에 새로 선보인 편의점 전용 제품은 메디힐과 상품으로 GS25, GS슈퍼마켓 등 GS계열 리테일 채널들에 선보이고 있다. 현재 GS25 약 1000 개 점포에 입점되어 있으며 이를 시작으로 점차 입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메디힐 관계자는 “편의점 소비자들의 구매 특성에 맞춰 필요할 때 바로 사용 가능하도록 소용량으로 선보인 전용 제품 출시를 통해 편의점 유통채널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GS25가 토니모리와 손잡고 선보인 색조화장품 브랜드 '러비버디'제품. 출처=GS25

이외에도 GS25는 지난 1월 토니모리와 손잡고 색조화장품 브랜드 ‘러비버디’를 선보였다. 러블리 버디(lovely buddy)의 줄임말인 러비버디는 바쁜 일상 속에 찾은 편의점에서 나만의 사랑스러운 화장품을 만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러비버디는 기초 피부톤을 정비하는 베이스 ‘톤업크림’, 피부 색감을 정비하는 ‘올인원쿠션’, 마무리와 수정용 파우더 ‘뽀얀파우더팩트’, 입술을 매력적으로 돋보이게 하는 ‘틴트’, 눈을 깊고 크게 보이게 하는 ‘마스카라’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세븐일레븐도 화장품 제조사 비씨엘(BCL)의 ‘0720 시즌2’ 제품을 선보였다. ‘0720’은 국내 최초로 편의점에서 메이크업 풀세트를 선보인 뷰티 브랜드다. 지난해 가을 다이소에 론칭한 후 새롭게 선보이는 0720 시즌2는 기존 쿠션에 커버력과 수분감을 더해 업그레이드한 커버글로스쿠션, 눈에 보이는 컬러 그대로 선명하게 발색되는 리퀴드 타입 매트 틴트, 은은한 수채화 발색의 생기 있는 볼을 연출할 수 있는 파우더 타입 블러셔, 간편하게 메이크업을 지울 수 있는 리무버를 포함해 총 4가지 품목으로 구성됐다.

▲ 세븐일레븐이 선보인 0720 시즌2의 틴트 제품. 출처=세븐일레븐

비씨엘 관계자는 “최근 화장품 소비 트렌드를 살펴보면 소비자들이 인지도 있고 높은 가격대의 화장품을 찾기보다는 낮은 가격대일지라도 퀄리티가 좋고 빠르게 바뀌는 트렌드를 잘 반영한 가성비 좋은 화장품을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CU도 지난 8월 로드샵 브랜드 ‘홀리카홀리카’와 손잡고 ‘스윗 페코 에디션’ 화장품을 단독으로 출시했다. 스윗 페코 에디션 화장품은 아이섀도우 팔레트 2종, 물방울 틴트밤 2종, 멀티젤리 립밤 2종, 핸드크림 2종, 노세범 팩트 1종으로 구성됐다.

▲ CU가 홀리카홀리카와 손잡고 만든 '스윗 페코 에디션' 제품. 출처=CU

아이섀도우 팔레트는 딸기와 밀크 카라멜 향을 첨가하고 실제 캐러멜 포장지와 동일한 방식으로 포장했다. 핑크&브라운 계열로 매트, 쉬머, 글리터의 다양한 텍스처의 조합으로 자유로운 눈매 연출이 가능하다. 물방울 틴트(앵두, 무화과)는 미네랄과 비타민이 함유된 과일 추출물과 보습 성분으로 촉촉함을 지속시켜주고 멀티젤리 립밤(체리, 피치) 역시 듀얼 컬러의 쫀득한 젤리를 담은 듯한 모양이 특징이다. 가격대는 일반 로드샵 화장품과 비슷해 10~20대도 구매할 수 있다.

▲ 세븐일레븐이 출시한 1020 색조화장품 브랜드 '0720' 화장품. 출처=세븐일레븐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화장품을 구매하는 10~20대 소비자의 특성을 반영해 소용량·소포장에 캐릭터 디자인을 입히고,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품을 구성하고 있다"면서 "아직 제품 구성이 화장품 전문점만큼 많지 않지만 앞으로 편의점 전용 화장품 제품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현재 편의점 화장품 매출 성장률만 보면 향후 편의점 화장품 시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편의점 브랜드들이 뷰티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기초체력 다지기에 정성을 쏟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