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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 스타일, 삼성 새 상권을 만들다]②죽은 ‘길’ 해결사 삼성이 바꾼 상권 지도
견다희 기자  |  kyun@econovill.com  |  승인 2018.12.06  09:53:58

[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서울은 나름의 특징이 있는 이름의 ‘○○길 상권’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다. 한강진역 인근엔 ‘꼼데가르송길’, 신사역엔 ‘가로수길’, 이태원 ‘경리단길’, 청담동엔 ‘명품거리’ 등이다. 이 길들의 공통점은 바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진출해 있다는 것이다. 물론 각 패션과 식음료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지만 그 중심에는 바로 삼성이 있다.

 

한남동 ‘고급 패션·문화예술 거리’로

한남동 꼼데길의 잠재력을 가장 먼저 알아본 것은 삼성가다. 삼성가는 한남동 일대에 상당한 부지를 소유하고 있다. 제일기획, 리움 미술관 등이 일찌감치 자리 잡고 있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0년 브랜드 꼼데가르송 매장을 시작으로 준지, 띠어리, 구호, 란스미어, 르베이지, 비이커 등 패션과 문화·예술 그리고 라이프스타일까지 모두 아우르는 매장들을 한데 모아놓았다. 이와 함께 한남동은 ‘고급스러운 패션’이라는 이미지가 더해졌다.

꼼데길은 주변 지역에 미치는 파급력도 대단하다. ‘비이커’의 건너편에는 코오롱FnC의 ‘시리즈 코너’가 들어왔다. 제일기획을 중심으로 왼쪽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오른쪽은 코오롱FnC부문이 꼼데길을 양분하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스웨덴 패션업체 H&M그룹의 SPA 브랜드 ‘코스(COS)’도 2층 건물 한 채를 단독 매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조말론, 르라보, 꼬달리 등 뷰티·향수 브랜드도 단독 매장을 내고 삼성이 구축한 ‘고급’스러운 동네 이미지에 ‘트렌디함’까지 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동서식품도 지난 4월 꼼데길에 3층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 ‘맥심 플랜트’를 열었다. 이미 ‘앤트러사이트’, ‘테라로사’ 등 커피 마니아들이 찾는 카페들이 속속 생긴 데 따른 것이다. 카페 겸 라이프스타일 셀렉트숍 ‘MTL’도 이곳에 매장을 열었다.

꼼데길에서 20여년간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전 모 씨는 “삼성물산의 패션 브랜드들이 문을 열면서 클럽, 스포츠, 패션, 골목문화, 다문화 레스토랑 등을 즐기는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됐다”면서 “그에 맞춰 전에 없는 뷰티, 패션, 외식 등의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들의 진출이 많아지면서 상권 지형도가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0년 브랜드 꼼데가르송 매장을 시작으로 준지, 띠어리, 구호, 란스미어, 르베이지, 비이커 등 패션과 문화·예술 그리고 라이프스타일까지 모두 아우르는 매장들을 한데 모아 일명 '꼼데가르송길'이라는 패션문화의 거리를 형성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역발상이 살린 ‘가로수길’

가로수길은 한때 패션과 유행을 선도하는 대표 거리였다. 전통 패션 강자인 LG패션(현 LF), 삼성물산 패션부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진입해 3사 간 치열한 경쟁을 벌인 패션의 격전지였다. 그러나 오랜 정체기를 보내다 최근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패션에 국한된 분위기를 탈피하고 라이프스타일, 식음료 등 힙(HIP)한 매장을 곳곳에 열면서 트렌디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새롭게 뛰어든 브랜드 매장을 모두 가로수길에 선보이고 있다. 러닝 브랜드 ‘브룩스러닝’,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그라니트’와 ‘메종키츠네’ 등이다. 패션 브랜드 ‘10 꼬르소 꼬모’ 아울렛 매장도 가로수길에 오픈했고 ‘에잇세컨즈’ 매장도 전면 새로 꾸몄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전과 달리 메인 도로가 아닌 ‘이면 도로’를 중심으로 신규 매장 오픈을 활발히 펼쳤다. 더불어 골목에 있으면서도 간판이나 매장 입구도 눈에 띄지 않는 것을 콘셉트로 해 아는 사람만 찾아갈 수 있는 숨겨진 매장으로 디자인해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또 브랜드의 정체성,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 가로수길의 주 소비층인 밀레니얼(1980~2000년대 초반 출생) 세대의 취향을 저격했다.

가로수길에서 13년간 부동산을 운영하고 있는 이 모 씨는 “최근 몇 년간 침체된 가로수길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면서 “LF도 북카페와 공연,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여는 등 활기를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패션에 국한된 분위기를 탈피하고 라이프스타일, 식음료 등 힙(HIP)한 매장을 곳곳에 열면서 트렌디한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출처= 삼성물산

변화 모색 중인 청담동 ‘명품거리’

삼성이 진출한 모든 상권이 성업 중인 것은 아니다. 가로수길과 꼼데길에 밀리면서 청담동 명품거리의 명성은 퇴색됐다. 삼성家가 한남동에 터를 잡았다면 신세계家는 2000년 수입 멀티매장 분더샵을 열면서 청담동에 일찍이 자리를 잡았다.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엠포리오 아르마니, 조르지오 아르마니, 블루넬로 쿠치넬리, 에르노, 알렉산더왕, 셀린느 등의 단독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비이커, 란스미어, 꼼데가르송, 수트서플라이 등의 단독 매장을 운영 중이다. 신세계와 삼성을 주축으로 상권을 양분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 명품거리는 경기 침체와 명품 브랜드들의 유통 환경 변화 등으로 침체기를 맞았다.

명품거리에서 부동산은 운영하는 권 모 씨는 “임대 간판이 노골적으로 붙기 시작한 건 2년 이고, 건물 전체가 공실인 곳도 많고 몇 년째 공실인 곳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아베크롬비 청담동 매장도 판매 부진으로 임대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철수했고 루이비통과 샤넬도 몇 년째 공사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청담동 패션거리는 삼성과 신세계를 주축으로 형성됐다. 출처= 이코노믹리뷰

죽어가는 경리단길 살아날까

경리단길은 지리적 여건만 보면 상권이 발달하기 힘든 곳이다. 경사가 심하고 주차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대료가 저렴해 젊은 상인들을 중심으로 개성 넘치는 가게들이 들어오면서 2010년 이후 호황을 누리기 시작했지만 최근 이 일대는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곳곳에 ‘임대’ 표시를 내건 점포가 많다.

그러던 중 최근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경리단길에 패션 매장을 오픈해 주변 상권이 얼마나 활성화될지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대기업 패션 브랜드들이 경리단길에 팝업스토어를 운영한 적은 있지만 정식 매장을 오픈하는 것은 거의 처음이기 때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수트서플라이’라는 네덜란드 남성 패션 브랜드 매장을 11월 오픈했다. 수트서플라이는 지난해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수입해 들여왔다. ‘수트계의 이케아’로 국내에 소개된 수트서플라이는 별다른 홍보 마케팅 없이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다.

그동안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강남 도산공원과 용산 한남동 등에 패션 브랜드들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며 브랜드와 부동산 가치를 올려왔다. 또 최근 주춤했던 가로수길의 상권도 살아나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경리단길에 진출하면서 주변 상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거리다.

   
▲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경리단길에 진출하면서 죽어가는 경리단길의 주변 상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거리로 떠올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패션업계 관계자는 “패션업계 불황과 트렌드 변화로 삼성물산의 사업 스타일이 변하고 있다”면서 “상권의 메인 거리가 아닌 세컨드 거리나 뒷골목에 매장을 오픈하고, 대대적인 유통전략을 펼치는 대신 조용히 사업을 하면서 마니아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단길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연 모 씨는 “대기업의 매장이 들어와 상권에 활력이 생길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꼼데가르송거리처럼 대기업들이 우후죽순 들어오게 되면 임대료가 높아질 것을 우려하는 상인들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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