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이 살아나는 행간에 주목하면, 실질적인 원동력 중 스마트 헬스라는 키워드를 만날 수 있다. 기존 저가 중심의 스마트밴드에서 고가의 스마트워치로 시장의 중심이 이동한 상태에서 포스트 스마트폰의 지위까지는 미치지 못했으나, 웨어러블 특유의 본능은 새롭게 정립했다는 뜻이다. 초연결 시대의 최접점으로 웨어러블의 가치가 조명되며 그 이상의 사용자 경험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승승장구 웨어러블의 공통점은?

현재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제조사들은 스마트워치 중심의 행보를 거듭하는 한편, 스마트 헬스라는 키워드를 정면에 걸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애플의 애플워치4가 단적인 사례다. 심전도 기능을 탑재한 가운데 최근 애플이 건강 관련 특허를 확대해 눈길을 끈다. 실제로 미 특허청은 지난 11월 20일 애플이 UV 선량 및 노출 경보(UV Dosimetry And Exposure Alert) 특허를 출원했다고 발표했다. 태양열 등 기타 열에 의한 화상이나 노화 현상을 예방할 수 있는 기능이다. 사용자가 노출되는 열의 양을 측정해 경고를 하거나, 데이터를 축적해 의미 있는 통찰력을 보여주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워치도 스마트 헬스 기능이 탑재됐다. 기본적인 스펙을 먼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전작인 기어S3 대비 배터리 용량을 24% 늘려 매일 충전하는 불편을 덜었으며 완전 충전 시 이용 패턴에 따라 46㎜ 모델은 최대 일주일, 42㎜ 모델은 최대 4일간 사용할 수 있다. 데일리 브리핑을 통한 기상 전후 정보제공 등 비서 기능도 강화됐다. PC와 블루투스로 연결, PPT 콘트롤러로 활용 가능하다. ‘스마트 싱스’ 기능으로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점도 특징이다. 여기에 스마트 헬스 기능이 강하게 삽입됐다. 트레이너 없이도 총 39가지 종목의 운동 정보를 측정·기록할 수 있으며 수심 50미터까지 방수가 지원된다.

지난해 시장에 스마트워치 ‘아이오닉’을 발표하며 처음으로 스마트워치 시장에 진입한 핏비트도 눈길을 끈다. 최근 글로벌 웨어러블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누르고 2위로 올라선 핏비트의 핵심무기는 올해 4월 출시된 버사를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웨어러블은 포스트 스마트폰의 유일한 후계자 자리를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플랫폼에 내어주거나 공유하게 됐다. 자연스럽게 입지가 약해진 상태에서 스마트워치 중심의 고가 시장으로 이동해 성장의 발판을 닦았다는 평가다. 여기에 LTE 버전이 속속 등장하며 스마트폰과의 독립도 가능해졌고, ‘왜 웨어러블을 사용하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스마트 헬스와 같은 신기술이 제시되는 상황이다.

초연결 시대의 최접점... 다양한 가능성 만개

국내 인슈어테크기업을 표방하는 직토는 지난 10월 31일 인터넷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과 블록체인을 활용한 보험상품 연구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ICT 기술에 대한 다양한 가능성 타진이 주목받은 가운데 지난 2016년 두 회사의 웨어러블-보험 협력도 관심을 받았다. 2016년 4월 두 회사는 출퇴근 시간대 교통상해를 집중 보장하는 ‘(무)직토m교통상해보험’을 출시하고 스마트밴드 직토워크 이용자들에게 무료 보험 가입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출퇴근 안심 캠페인’을 전개했기 때문이다. 웨어러블과 보험의 만남이다.

웨어러블은 스마트폰이 감지할 수 있는 센싱 기능 이상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만약 언제 어느 때나 이용자의 데이터를 체크하고 확인할 수 있다면, 또 스마트 헬스라는 새로운 영역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다면 그 자체로 모든 객체를 데이터의 총합으로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 출처=이코노믹리뷰DB

웨어러블 기술이 제대로 발전하면 스마트워치를 넘어 스마트셔츠, 스마트신발 등 그 외 다양한 기술 사용자 경험도 제공할 수 있다. 보온 기능을 제공하는 기술이나 신축성을 높이는 웨어러블 기술이 필요할 경우 미래 ICT 기술의 확장성은 무한대에 가까워진다.

지난 11월 26일 광주과학기술원은 윤명한 교수와 경기대 주상현 교수 공동연구팀이 전기가 흐르는 단일 가닥의 고분자 섬유를 기반으로 웨어러블 땀센서를 개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근에는 음성 번역기가 휴대용 웨어러블 기술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성장의 여백은 넓다는 뜻이다.

다만 웨어러블 기술이 발전하며 ICT 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지나치게 높아질 경우 데이터 유출 등 관련 사고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리스크다. 유럽의 개인정보보호법과 같은 정보보호제도 등 개인정보보호 기조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준비도 필요하며 웨어러블 기기의 내구성 등과 연관된 다양한 이슈도 나올 수 있다. 이제야 만개하기 시작한 웨어러블 시장이 넘어야 할 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