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한현주 기자] 조용한 공부방. 안경을 쓴 한 여인이 등장해 책장을 넘기나 싶더니 갑자기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립싱크로 노래를 부르며 가벼운 춤을 춘다. 몇 초 되지않는 짧은 동영상이지만 묘한 중독성이 있다. 지하철에서 아무 생각없이 봤다가 역을 놓치게 만든다는 이 마성의 플랫폼은 무엇일까? 알고 있다면 당신은 인싸(조직 내의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뜻의 인사이더 준말)다. 틱톡 이야기다.

▲ 틱톡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출처=갈무리

틱톡의 인기 일파만파
CNBC는 23일 중국 바이트 댄스 산하 쇼트 영상. 음악 스트리밍 앱 틱톡 인기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틱톡은 최근 미국 앱스토어에서 인스타그램, 유튜브 및 스냅챗을 제치고 무료 다운로드 1위를 차지했다. 틱톡 사용자들은 ‘이 필터로 촬영’기능을 통해 쉽고 간단하게 동영상을 제작해 카카오톡, 밴드, SMS 페이스북 이메일 등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15초 분량의 동영상이지만 단순히 찍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10대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영상 기반 SNS이자 동영상 편집용 앱인 틱톡은 기존 SNS의 한계를 극복한 신세대 서비스로 평가된다. 바인과 스냅챗, 뮤지컬리를 합친 형태의 쇼트 영상 음악 스트리밍 앱으로 인기를 얻는 중이다.

틱톡 인기의 비결은 무엇일까? 기존 동영상에 시청자가 색다른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 부가기능( 속도, 컬러 필터, 배경, 스티커) 몇 가지를 제공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화면 효과 ‘이 필터로 촬영’기능과 동영상을 각각 화면의 절반씩 배치해서 새로운 동영상을 제작하는 ‘듀엣’기능이다. 이 기능을 잘 활용해 나와 크리에이터가 함께 공연을 하는 느낌의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틱톡 모기업 바이트 댄스는 지난해 립싱크 앱인 뮤지 컬리를 흡수한 후 지난여름 틱톡에 그 기능을 통합시킴으로써 틱톡 인기 상승을 끌어낸 주역으로 평가된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CNBC는 틱톡이 일종의 게임화된 SNS로의 기능이 강화되면서 특히 젊은 층에 어필하고 있으며, 적어도 초입자에게 크게 어필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틱톡에 올라온 동영상 중 대부분은 댄스나 개그 영상과 같이 15초 이내의 짧은 순간에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콘텐츠들이다. 틱톡을 애용하는 29살 유투버 Lauren Side는“ 틱톡으로 감각적이고 유쾌함을 느끼며 처음 사용했을 때 몇 시간을 보냈다"면서 "깊이 있는 영상은 기대하기 힘들지만 끝없이 이어지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스낵컬처 매력이다.

▲ 틱톡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출처=틱톡

리스크는 있다
틱톡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게임과 소셜 앱 특성상 인기가 빨리 사그라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앱 애니의 마켓 분석 매니저 렉시 시도는 CNBC에 “프라이팬이 빨리 다뤄졌다가 빠르게 식듯이, 인기가 금방 사라질 수 있음을 (바이트 댄스 경영진이)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위터 산하 바인이 지난 2013년 출시 당일 아이폰 다운로드 톱 10 네트워킹 앱에 포함돼 468일간 그 위상을 유지한 후 트위터가 서비스를 중단하면서 순식간에 밀려난 점을 예로 들기도 했다. 또 HQ 프리비아도 지난해 ios 버전 앱을 내놓은 지 3개월여 만에 톱 10게임 앱이 된 후 순위권을 들락날락하다가 지난 6일 현재 244위로 크게 밀려난 점도 부연했다.

시도는 “소셜 앱의 경우 특히 유저 형태 추세에 민감해야 한다”면서 “유저를 계속 붙잡아 놓을 수 있는 탄탄한 고리가 없으면 인기가 식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CNBC는 이와 관련해 새로운 소셜 미디어를 베껴온 오랜 경력의 페이스북이 최근 틱톡을 그대로 빼놓은 것과 같은 앱 라소를 출범시킨 것도 틱톡 인기를 재확인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틱톡의 확장성도 문제다. 국내 시장만 봐도 MCN 업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틱톡과 같은 쇼트 콘텐츠 수요는 상대적으로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 틱톡을 주로 이용하는 층이 10대, 그것도 또래집단에서 많은 인정을 받는 사람으로만 꾸려져 콘텐츠 제작 풀이 좁다는 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