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텃밭엔 무, 배추가 만추의 햇살에 진초록빛깔로 싱싱하게 자라나 있었다. <사진=권동철>

친환경 재배로 일절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텃밭은 쉼터 셋 중 하나이다.  “우리 식구들의 중요한 식단을 자연식으로 풍요롭게 제공하는 곳이다. 쌀과 고기를 제외한 모든 밑반찬 채소들이 텃밭에서 나온다.”

▲ 나무를 의지해 가지를 번진 호박이 열려있었다. 첫 서리를 맞은 애호박은 속이 단단하게 여물어 진미의 풍미를 선사했다.

약135㎡크기의 텃밭엔 봄날 상추를 비롯하여 풋고추, 가지, 오이, 호박, 무, 배추, 시금치, 파, 옥수수, 땅콩 등이 재배된다. 한 고랑, 한 고랑씩 여러 작물을 재배해서 생활비도 많이 절약 된다. 이를테면 ‘다품종 소량재배’다.

▲ East Side18-JU03, 116.8×91.0㎝ Oil on canvas, 2018

“이렇게 하는 것이 더 보람 있는 것은 여덟 살짜리 손자가 도심에서 살 때는 아토피가 심했었다. 이곳으로 온지 1년 만에 거의 없어졌다. 자연식과 친환경이 이렇게 좋구나하는 것을 실감하게 된다.”

▲ 닭 집과 연결된 뒷동산엔 화백이 나타나자 닭들이 술렁거렸다. 먹이를 뿌려주자 우르르 몰려들었다. 자연 상태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한편 뒷동산은 화백(서양화가 김명식,김명식 작가,キムミョンシク,Andy Kim,KIM MYUNG SIK,金明植,김명식 화백)의 휴식처이자 닭들의 놀이터다. 울타리는 쳐놨지만 자연에 방사해서 키운다.

▲ 싱싱한 달걀을 들고 함빡 웃음을 짓는 김 화백.

“아침에 닭장 문을 열어주면 스스로 산에서 놀다가 밤이면 다시 들어온다. 간혹 산에다가 알을 낳기도 하지만 거의 닭장 안 둥우리에서 생산한다. 봄이면 부화하고 그 새끼가 자라 알을 낳고…. 처음 병아리 다섯 마리로 시작 했는데 지금은 스무 마리나 된다. 그래서 매일 달걀 10여개씩을 공급해준다. 주위에 나누기도 한다.”

▲ 집 뒤 산에서 내려오는 물들이 모이는 자그마한 연못 앞에서 포즈를 취한 김 화백. 물에 손을 넣자 차갑고도 깨끗한 느낌이 전해졌다.

집 뒤 연못은 채소도 씻고, 닭들이 와서 물도 먹고 같이 더불어 살아가는 소중한 공간이다. 장마가 와도 넘쳐 흘러내려가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정화된다. “여름에는 계곡에서 내려오는 오염되지 않은 물을 가둬 손주들의 놀이터가 된다. 가재와 도룡용이 사는데 1급수라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