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3기 신도시 공급까지 넘어야 할 산이 산적해 있지만 12월 3기 신도시 발표는 확정돼있다. 두 달 전부터 예고한 3기 신도시 발표를 미루기가 어려운 만큼 업계에서는 적어도 1~2곳의 3기 신도시 발표가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그렇다면 3기 신도시는 과연 어디에 공급될까?

 

3기 신도시 키워드는 광역교통망 + 1기와 서울 사이

1기 신도시 아파트 재고물량인 27만가구, 2기 신도시 35만가구, 3기 신도시 물량은 20만가구로 이를 다 합치면 82만가구가 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재고물량은 170만가구 수준으로 3기 신도시까지 공급될 경우 신도시가 서울 아파트 수요의 2/3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서울의 아파트 수요를 상당 부분 책임지면서도 교통망까지 좋아야 하는 것이 바로 3기 신도시의 조건이다. 3기 신도시 규모는 위례나 판교신도시의 절반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서울 중심부에서 10~20㎞ 사이에 조성될 예정이다. 또한 3기 신도시는 과거 1,2기 신도시의 실수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광역교통망 계획과 연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정감사에서도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도로와 철도 등 기반 시설을 구축해 서울과 인근도시로부터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말하며 광역철도망과의 연계성을 암시했다.

전문가들은 국토부의 3기 신도시 공급 원칙에 따라 GTX와 신안산선, 8호선 연장선 등을 기준으로 3기 신도시가 공급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 경우 3기 신도시 후보지로 좁혀지는 곳들은 광명, 시흥과 고양 장항, 김포 고촌, 하남, 구리 토평, 남양주, 성남 등이다.

이 중에서도 유력 후보지 중 하나가 바로 광명시흥지구다. 이곳은 당초 보금자리주택지구로 개발하기로 했던 곳으로 정부는 9만5000여가구 규모의 거대 주거타운을 조성할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부지면적만 총 1736만㎡인 이곳은 일산신도시(1574㎡)보다도 크다. 그러나 지난 2014년 원주민 반발과 LH의 재무여건 등으로 보금자리주택지구 지정이 해제됐다. 현재 이곳은 난개발과 투기세력을 억제하기 위해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상황이다. 특별관리지역은 일정 기간 개발을 제한하는 제도다. 광명시흥지구는 신안산선을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서울 서남권과 거리상 상당히 가깝다. 주변에는 KTX광명역과 서울 외곽순환도로, 제2경인고속도로 등 광역교통망도 확충돼있다.

또한 광명·시흥지구는 광명역세권지구와 가까워 생활편의시설을 공유할 수 있다. 지난 2016년 개통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진입도 수월하고 같은 해 개통한 수원~광명고속도로도 가깝다.

광명·시흥지구처럼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곳이 또 하나 있다. 바로 하남 감북지구다. 하남 감북지구는 경기 하남시 감북동과 감일동, 광암동, 초이동 일원에 조성될 예정이었다. 총면적은 267만㎡로 2만여가구가 공급될 계획이었다. 강남생활권이라고 불렸던 이 곳은 서울 외곽순환도로와 올림픽대로 진입이 수월하고 강남 4구와 인접한 경기도 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강동구와 송파구에 에워싸인 데다 성남, 위례, 하남과도 가깝다.

또 다른 유력한 3기 신도시 후보지는 구리 토평동 ‘구리월드디자인시티’(GWDC) 부근이다. 서울 잠실에서 구리로 8호선을 연장하는 별내선 사업이 모든 구간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다. 8호선 연장 별내선은 2022년 12월 개통 예정이다. 별내선이 개통될 경우 구리역은 경의중앙선을 포함해 더블역세권이 된다. 별내선은 구리역-토평역-암사역-천호역-강동구청역-몽촌토성역-잠실역 순으로 토평역에서 잠실역까지 5정거장 만에 도달할 수 있게 된다.

3기 신도시 물망에 오른 GWDC는 구리시 토평동 그린벨트 172만1000㎡ 부지에 국제 규모의 디자인 테마파트를 조성하는 사업이었지만 지난 10년간 사업이 중단됐다. 최근 사업을 재추진했지만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교통망 확충과 함께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강남과 인접한 곳이어야 하며, 과천과 분당 인근 등이 이미 택지가 다 유출되면서 현재로서는 구리 토평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라면서 “다만 8호선 연장을 비롯해 도시철도 6호선 연장(구리선) 건설사업이 지난 3년 가까이 예비타당성이 조사되는 등 지지부진한데다가 7호선 연장이나 중앙선 지하화 등 정부 예산이 많이 투입되지 않으면 상당히 오래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포 고촌 역시 유력 후보지 중의 하나로 꼽힌다. 김포 고촌은 개발될 경우 마곡지구 배후도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과 함께 12월 3기 신도시 발표를 앞두고 후보지에 올랐다. 김포 고촌읍 면적은 25.4㎢로 전체 면적의 70% 이상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돼 있는 상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를 반대하고 나섰지만 경기도는 명확하게 반대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면서 “그린벨트와 농업진흥지역 등이 해제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김포 고촌이나 일산 장항 등도 여기에 해당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성비용을 아끼기 위해 LH 비축토지가 많은 지역 역시 3기 신도시 고려대상이 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LH는 국가 토지비축정책을 집행하기 위해 비축대상 공공토지를 비축 목적에 따라 공공개발용, 수급조절용으로 구분해 비축한다. 공공개발용 토지란 공적 개발 수요충족을 위해 비축하는 토지로 SOC용지, 산업용지 및 주택용지를 의미하며 수급조절용 토지란 토지시장 안정을 위해 비축하는 일반토지 또는 개발가능지 등을 말한다.

LH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에 비축하고 있는 토지 규모는 ▲남양주시 3000㎡ ▲성남시 1만6000㎡ ▲파주시 2만2000㎡ ▲평택시 1만4000㎡ ▲인천 남구 1000㎡ ▲인천 중구 8000㎡ ▲서울특별시 1만㎡ 등이다. 신도시 택지를 공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지만 비축토지가 해당 지역 내 있을 경우 토지수용비용이 절감되기 때문에, 비축토지 인근 지역도 3기 신도시 후보지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3기 신도시 유력 후보지들, 문제는 없나?

광역교통망을 갖추고 서울과 인접한 지역들이 3기 신도시 후보지로 물망에 올랐지만, 과연 3기 신도시 공급이 주택가격을 잡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단언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분위기다. 이미 경기도권은 주택공급이 과잉된 만큼 3기 신도시를 건설할 경우 서울이 아닌 인근 1,2기 신도시의 주민들이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2기 신도시는 총 12곳(수도권 10곳)으로 사업기간이 2000년대 초반부터 2023년까지 아직 분양할 물량이 남아있는 상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오는 2019년(예정)까지 입주물량은 ▲2016년 8만7771가구 ▲2017년 12만8829가구 ▲2018년 16만6958가구 ▲2019년 13만7270가구 등으로 총 52만828가구에 달한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경기도 아파트 입주물량이 4만여~7만여가구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일부 조사기관에서는 경기 하남과 화성, 김포시 등에서 주택이 과잉 공급 우려를 지적했다.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는 주민등록 가구수(2016년 7월 기준) 대비 경기도 시군구 입주물량(2016~2018년) 비중을 조사한 결과 하남이 9.8%로 입주량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화성 6.9%, 김포 5.2%, 시흥 4.5% 등으로 나타났다.

홍춘욱 팀장은 “2기 신도시들은 아직 교통망확충이 되지 않은 곳 천지인데, 3기 신도시를 1기 신도시와 서울 사이에 건설한다는 원칙대로 한다면 향후 2기 신도시는 어떻게 되는지 우려도 나오고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