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2018년 10월 19일, 2018년 11월 10일 총 두 차례 나눔의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경제, 경영교육을 한 사례가 있어 이를 공유하고자 한다. 본 프로젝트는 ‘아산나눔재단’의 비영리 분야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경영 능력과 리더십, 문제해결 능력을 배양하는 전문 교육 프로그램인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의 과정을 함께 하는 팀원이다. 조은주, 장진숙, 이지은, 박성종, 박미혜, 김태정으로 구성된 6명의 비영리단체 중간관리자는 아동양육시설에서 20여년간 보호를 받다가 사회에 진출한 청년들의 40%가량이 퇴소 후 1~5년 내에 기초생활 수급권자가 되는 안타까운 현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이 청년들을 비자발적인 1인 가구로 바라보고 보호 종료(양육시설 퇴소) 후 어떻게 이들의 자립을 지원할 것인지 연구하고 있다. 그들의 솔루션은 크게 두 가지다. 코하우징과 코리빙과 같은 서비스를 공급하는 사회주택의 측면과 체험형 경제교육을 제공해 보호 종료 시점의 청소년들의 자립을 지원하는 것이다. 아동 양육시설 퇴소 청년의 인터뷰를 보면 이러한 문제의 배경이 잘 드러나 있다.

 

*아동 양육시설 퇴소 청소년 인터뷰 중

-생활비 관리가 잘 안 되어 자립을 위한 지원금을 한꺼번에 써 버리게 됨.
-퇴소 후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유익한 체험형 경제 교육이 퇴소 전에 부족했음.
-보육원의 통금 시간이 엄격하여 아르바이트 등 경제활동을 경험하기에 어려움이 있었음.
-생필품 및 고가의 물건을 직접 구입해 본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었음.

 

이에 필자는 상대적으로 경제활동을 경험해보기 어려웠던 문제를 체험형 경제교육으로 풀어내는 파트로 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기존에도 자립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은행에서 가끔씩 경제교육을 하지만, 특수한 상황에 놓은 청소년들이라는 점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경제·경영 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교육에 채워야 할 것들이 많았다. 필자는 보육원을 퇴소하는 청소년을 경제적 자립을 준비하는 한 명 한 명을 하나의 1인 경영자, 즉 생산을 하고 자신을 성장시킨다는 측면에서 한 명의 1인 기업가로 바라보고 경제·경영 교육을 시작했다.

<참고사진 1. 아동 양육시설 퇴소 청소년을 위한 경제 ‧ 경영 프로그램 개요>

첫 번째 시간에는 앞으로 내가 활발하게 경제활동을 하게 되는 시점에서 도시는 어떻게 변할까? 라는 거시적인 측면으로 접근했다. ‘2030년 내가 30살쯤’이라는 주제로 미래의 도시의 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인구학적 측면, 수도권과 지방의 불균형, 신산업의 동향 등으로 바라보았다. 아무리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고, 하고 싶은 일들이 있어도 거대한 도시의 변화에 대한 흐름을 알고 있어야만 이에 적응하기 수월하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 시간은 직접 워크시트를 작성하는 참여형 수업이다. 앞선 교육이 도시의 변화에 따른 경제적 측면이라는 거시적 차원이라면, 두 번째 시간은 매우 개인적인 차원의 접근이 필요했다. 먼저 경영이라는 용어가 기업이나 사업 등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뿐 아니라, 기초를 닦고 계획을 세워 어떤 일을 해나간다는 일상적으로 항상 마주하는 뜻이 함께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었다. 그리고는 바로 어떻게 돈을 쓸 것인가를 고민하게 한다.

먼저 1000만원 그리고 10억, 100억이라는 돈이 주어졌을 때 이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대개 1000만원이 주어지면 이런 답변들이 쏟아진다. “해외여행 가야죠”, “명품 가방을 사보고 싶어요” 등 평소 마음속에 숨겨둔 과도한 비용들이 등장한다. 그러다 바로 10억이라는 돈이 있다고 가정한다.

이때부터 슬슬 자산을 구매하기 시작한다. “집은 하나 사야죠.”, “작은 빌딩은 10억으로 살 수 있나요?” 등 점차 돈을 비용에서 자산으로 만든다. 그러다 흥미로운 지점이 나온다. 바로 100억을 쥐어주는 것이다. 이때부터는 혼란스럽다. 100억이라는 돈을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조차 구체적으로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청소년뿐만이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어려운 문제이다.

사람들에게 100억을 쥐어준다면 어떤 계획을 가지게 될까? 바로 이때 등장하는 것이 가치다. 100억이라는 상징적인 큰돈은 비용으로도 자산으로도 다 채울 수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금액을 단순히 비용과 자산으로만 채우지 않는다. 바로 자신이 추구하고자 하는 ‘가치’를 넣기 때문이다. 일정 금액을 사회에 환원하든가, 청년 창업자를 위한 기금을 조성하거나, 자신이 평소 꿈꾸던 일을 사업으로 확장하는 일에 상당한 금액을 지불한다.

이러한 지출의 과정을 통해 왜 금액이 적을 때는 비용으로 소비하고, 돈이 점차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도 자산으로 만들고 가치를 추구하는지를 함께 살펴본다. 그리고 적은 금액도 부자의 마음으로 자산으로 만드는 경영하기를 권하며 자신이 100억이 있을 때를 생각하며 추구했던 가치를 다시 비즈니스 캔버스로 불러들인다. 이 발견을 중심으로 스스로의 가치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할 수 있는 경영을 알려주는 것이다.

<참고사진 2. 나에게 천 만원, 십억, 백억이 주어진다면? 질문에 답변하기>
<참고사진 3. 아동 양육시설 퇴소 청소년을 위한 경제 ‧ 경영 프로그램 2차 수업 풍경 >
<참고사진 4. 가치를 바탕으로 작성한 청소년의 비즈니스 캔버스>

본 프로그램을 통해 필자는 일회적인 경제·경영보다는 장기적이고 규칙적인 자기경영교육이 양육시설을 졸업할 청소년들에게 필수적이라고 봤다. 그리고 이들의 안정적인 자립이 결코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우리가 함께 고민할 일임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인식을 일깨워주고 앞으로 이 문제에 지속적으로 대응할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의 혁신가들 조은주, 장진숙, 이지은, 박성종, 박미혜, 김태정의 행보를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