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제약바이오 업종 시가총액, 합산 영업이익 추이와 전망. 출처=퀀트와이즈, 신한금융투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국내 헬스케어업계가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선 미국 등 경쟁이 덜한 큰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한금융투자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주가 추세 가속도를 측정해 변동 상황을 이해하는 방법인 기업 모멘텀이 우선했으나 실적이 뒷받침돼야 성장세가 더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 국내 의약품 판매 추이와 전망(왼쪽)과 전체 대비 상위 제약바이오기업 합산 원외처방 조제액 증감률 추이. 출처=통계청, 유비스트, 신한금융투자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주가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대형 기업 상장, 셀트리온 KOSPI 이전 상장 등과 유한양행, JW중외제약, 제넥신 등이 기술 이전에 따른 수급 기대감, 해외 학회 이벤트 등 기업 모멘텀이 우선해 이끌었다.

최근 제약바이오 관련 주는 기술이전 계약변경, 임상중단, 분식회계 논란에 겹치면서 불확실성이 확대돼 주가가 급락했다. 이는 시장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실적이 뒷받침 돼야 더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바이오, 실적 뒷받침 돼야 지속성장

내수 의약품 판매액은 올해 20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7% 성장했다. 2019년에는 21조2000억원으로 3.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상위 제약바이오기업의 점유율 확대가 나타나고 있다.

▲ 국내 의약품 판매 추이와 전망(왼쪽)과 전체 대비 상위 제약바이오기업 합산 원외처방 조제액 증감률 추이. 출처=통계청, 유비스트, 신한금융투자

원외처방 조제액 증감률 추이를 보면 전체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10억달러, 2015년 20억달러, 지난해 30억달러를 돌파한 의약품 수출은 2019년 44억5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5.8%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2016년까지 2% 수준이었던 미국 수출 비중은 지난해부터 약 10%로 상승했다. 이는 수출 품목의 다양화에 따른 선진 시장 진출로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오의약품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업계는 실적보다 이슈에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큰 변동성을 보였다. 높은 성장성을 지속해야만 기업 가치가 정당화될 수 있지만,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31.7%에서 2019년 28.6%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오리지네이터 매출 급감 vs 바이오시밀러 매출 증가

바이오시밀러 산업은 본격적인 경쟁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Janssen)이 판매하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 오리지네이터(바이오의약품 오리지널) ‘레미케이드(성분명 인플릭시맙)’ 매출액은 바이오시밀러 출시 이후 전년 대비 2015년 9.6%, 지난해 12.0% 감소했다.

▲ 오리지네이터 레미케이드 매출액 추이(왼쪽)과 바이오시밀러 인플렉트라 매출액 추이. 출처=블룸버그, 화이자, 신한금융투자3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Pfizer)가 미국 판매를 맡은 바이오시밀러 셀트리온의 램시마(미국 판매명 인플렉트라)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1억1000만달러에서 올해 3분기 1억7000만달러로 48.2% 성장했다.

▲ 오리지네이터 엔브렐 매출액 추이(왼쪽)과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 매출액 추이. 출처=블룸버그, 바이오젠, 신한금융투자4

글로벌 제약사 암젠(Amgen)이 개발하고 화이자가 판매하는 오리지네이터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엔브렐(성분명 에타너셉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반면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Biogen)이 판매하는 바이오시밀러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1억달러에서 올해 3분기 1억2000만달러로 24.4% 증가했다.

▲ 오리지네이터 란투스 매출액 추이(왼쪽)과 바사글라 매출액 추이. 출처=블룸버그, 릴리, 신한금융투자

프랑스계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 아벤티스(Sanofi Aventis)의 오리지네이터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성분명 인슐린 글라진)’ 매출액은 미국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된 이후 전년 대비 2016년 10.6%, 지난해 19.1% 급감했다. 글로벌 제약사 릴리(Lilly)와 베링거인겔하임(Boehringer Ingelheim, BI)이 공동으로 출시한 란투스 바이오시밀러 ‘바사글라’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 9000만달러에서 올해 2분기 2억달러로 133.0% 급증했다.

▲ 오리지네이터 리툭산 매출액 추이(왼쪽)과 오리지네이터 허셉틴 매출액 추이. 출처=블룸버그, 신한금융투자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져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품목도 등장하고 있다. 스위스계 글로벌 제약사 로슈(Roche)가 개발한 혈액암 치료제 ‘리툭산(성분명 리툭시맙)’ 매출액은 지난해부터 감소가 시작돼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9.1% 줄었다.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치열한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은 2016년 이후 올해 3분기 전년 대비 첫 마이너스 성장률인 –0.5%를 기록했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10월 글로벌 매출 1위 품목인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 바이오시밀러가 유럽에서 동시에 출시됐다”면서 “최근 바이오시밀러 간의 출시 격차가 크게 줄어들어 가격 경쟁과 마케팅 비용 증대로 수익성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보툴리눔 톡신 업계, 중국과 미국 등 큰 시장 진출 필요

글로벌 제약사 엘러간(Allergan)의 ‘보톡스’로 잘 알려진 보툴리눔 톡신 의약품은 미국과 중국 등 큰 시장에 정식으로 진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됐다. 올해 10월 보툴리눔 제제 수출액은 953만달러로 전년 대비 24.7% 감소했다. 이는 4달 연속 감소 중이다.

▲ 피부미용 주요 기업 영업실적 추이와 전망(왼쪽)과 피부미용 PER 밴드. 출처=각 기업, 퀀트와이즈, 신한금융투자
▲ 월별 보툴리눔 의약품 수출액 추이(왼쪽)과 분기별 중국 보툴리눔 톡신 수출액 추이. 출처=TRASS, 신한금융투자
▲ 기업별 생산 규모 추이와 전망(왼쪽)과 보툴리눔 제제 수출 단가 추이. 출처=각 기업, TRASS, 신한금융투자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의 생산 규모는 2015년 220만바이알에서 지난해 1670만바이알로 큰 폭 증가했다. 이는 2019년 2170만바이알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생산 규모 증가에 따라 기업 간 가격 경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 수출 단가는 전년 대비 지난해 11%, 올해 23% 하락했다.

배기달 애널리스트는 “가장 큰 수출 국가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회복돼야 한다”면서도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상위 제약사 R&D 역량 성과 임박…중소 제약사는 차별화해야

국내 상위 제약바이오기업은 연구개발(R&D) 투자에 따른 성과가 기대되고 있다. 임상 진전에 따른 R&D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6.7%였지만, 2019년 5.5%로 전망되는 등 하락이 불가피한 것으로 분석됐다.

▲ 상위 제약사 연구개발비 추이와 전망(왼쪽)과 주요 파이프라인 현황. 출처=각 기업, 신한금융투자

상위 제약바이오기업은 분기 평균 300억원 이상을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지난해 투자액은 6522억원이었지만, 2019년 7744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배 애널리스트는 “2016년 이후 R&D 투자 활성화로 신약 개발 역량이 높아져 기술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국내 중소 제약바이오기업은 내수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가 쉽지 않아 영업이익률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올해 16.1%를 나타냈고, 2020년까지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 제약바이오기업은 내수 시장 성장 둔화에 따라 신약, 개량신약, 수출 공급 계약, 배당 등 기업 주가 상승을 위해 차별화가 필요하다고 제시됐다.

3세대 항암제로 자리 잡은 면역항암제, 제약 바이오 미래?

인공면역 단백질을 체내에 투여해 면역체계를 자극함으로써 면역세포가 선택적으로 암세포만을 공격하도록 유도하는 면역항암제가 글로벌 항암제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는 1세대 화학항암제와 2세대 표적항암제의 단점을 개선하고 폭 넓은 항암효과를 지니고 있어 3세대 항암제로 불린다.

▲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 규모 추이 전망(왼쪽)과 키트루다, 옵디보 매출액 추이 전망. 출처=블룸버그, 마켓리서치, 신한금융투자

글로벌 면역항암제 시장은 2015년 375억달러에서 2024년 1249억달러로 연 평균 14.3%씩 성장한다고 전망됐다. 매출 1위 품목인 글로벌 제약사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매출액은 올해 71억4000만달러, 2019년 100억1000만달러로 각각 전년 대비 87.5%, 40.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2위 품목인 글로벌 제약사 BMS의 ‘옵디보(니볼루맙)’ 매출액은 올해 66억4000만달러, 2019년 72억달러로 각각 34.1%, 8.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 면역항암제 병용 요법시 장기 생존율 증가(왼쪽)과 면역항암제 병용 임상 진행 중인 파이프라인. 출처=Oncoquestinc, 각사, 신한금융투자

면역항암제의 단점은 의약품에 인체가 반응하는 반응률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다. 면역항암제만을 단독 사용하면 10명 중 2~3명만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MSD와 BMS는 반응률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의약품과 병용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결과는 병용 요법 사용 시 환자들의 장기 생존율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바이오 기업 메드팩토, 제넥신, 신라젠, 파멥신 등도 면역항암제와 병용하는 의약품에 대한 임상을 진행 중이다.

배 애널리스트는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속허가제도 도입으로 신약 개발이 가속화 되고 있다. 이는 2016년 22건에서 지난해 46건으로 급증하고, 올해 현재까지 47건이 승인됐다. 임상 단계가 높아질수록 성공률도 높아져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가 상승했다”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의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파이프라인 구축으로 국내 기업에 기회가 확대됐고, 국내 신약 개발 기업들의 파이프라인도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어, 글로벌 기술 수출 시장이 활발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