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픈크리틱 54점 '폴아웃76' [출처:오픈크리틱 사이트]

[이코노믹리뷰=이성규 기자] 올해 주목받는 신작 게임 중 하나인 ‘폴아웃76’가 오픈크리틱 54점이라는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그간 유저들 사이에서 우려됐던 ‘크리에이션 엔진’ 문제가 지목됐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베데스다를 향한 누적된 불만이 폭발한 결과로 보인다.

유저들은 각종 모드 등을 개발해 크리에이션 엔진의 약점을 보완해왔다. 이후 사측은 결제를 통해 모드를 이용할 수 있는 ‘크리에이션 클럽’을 선보였다. 유저들의 아이디어를 이용해 돈 벌기에 주력할 뿐, 엔진 개발이나 투자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폴아웃76에 대한 평가는 단순 게임 자체에 대한 지적만은 아닌 셈이다.

엘더스크롤과 폴아웃 시리즈로 유명한 베데스다의 신작 ‘폴아웃76’가 지난 15일 출시됐다. 플레이 기종은 PS4, Xbox One, PC다.

오는 12월 17일부터는 업데이트를 통해 한국어가 정식 지원된다. 첫 한글화 작품이라는 점에서 골수팬들은 물론 폴아웃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유저들도 기대가 크다. 최근 콘솔에서도 멀티플레이가 대세인 만큼 온라인에 주력하는 폴아웃76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러나 오픈크리틱 54점은 가히 충격적이다. 매끄럽지 않은 그래픽과 모션 등이 지적을 받았다. 특히 PS4와 Xbox 등 콘솔에서의 문제가 컸다. 그 이유는 ‘크리에이션 엔진’ 탓으로 추정된다.

폴아웃76 출시 전부터 유저들은 이러한 문제를 지적해왔다. 트레일러 영상만 보고 크리에이션 엔진이 사용됐다고 추측했다. 베데스다가 이러한 사실을 최근에 밝혔다.

크리에이션 엔진은 베데스다가 자체 제작한 엔진이다. 정확히 말하면 2003년 출시된 게임브리오 엔진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이 엔진은 ‘엘더스크롤V:스카이림’과 ‘폴아웃4’에도 이용됐다.

스카이림은 2011년, 폴아웃4는 2015년에 출시됐다. 폴아웃4는 스카이림에 사용된 크리에이션 엔진을 조금 개량한 수준이다.

사실 근본적 문제는 베데스다의 태도에 있다. 지난해 8월 베데스다는 유료 모드 마켓인 ‘크리에이션 클럽’을 선보였다. 모드 개발자(일반인 참여 가능)가 아이디어를 제출하면 사측이 검토한 후 크리에이터로 선정한다.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모더는 지원을 받고 모드를 제작해 크리에이션 클럽에 출시한다. 수익금은 사측과 개발자에게 분배되는 형태다.

반응은 싸늘했다. 베타 때부터 현재까지 선보인 모드에 가격 책정 기준도 없다. 독창성도 떨어진다.

유저들은 베데스다가 엔진 개발에 더욱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해왔다. 모드의 탄생은 단순 재미를 위함도 있지만 베데스다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엔진’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탈출구 역할을 했다. 폴아웃76에 대한 비판은 베데스다를 향한 배신감과 맞물려 표출된 것이라 할 수 있다.

▲ 엘더스크롤6 트레일러 화면 캡쳐

베데스다가 제작 결정을 발표한 엘더스크롤VI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가 높다. 그러나 이 또한 크리에이션 엔진이 사용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면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명작제조기’로 불리는 베데스다가 엔진의 한계에 주저앉을지, 오픈월드와 RPG 명가의 네임밸류를 이어갈지 기로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