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광익도 무수한 반복 속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변주의 멜로디를 구상하며 이것은 곧장 작품에 반영되어 자유로운 작품의 변형을 구사하게 된다. 이렇게 본다면 ‘반복’은 구체적인 물리적 작용을 ‘통해서’ 아주 깊숙한 우리 내면과 나누는 대화이며, 의식에서 알아차리지 못한 ‘생생한 경험들’이 모여 있는 창조의 보고로 나있는 길과 같은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송광익의 작품은 인간적인 해석을 넘어서서 사물, ‘그것의 경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완성된 작품은 이차원과 삼차원의 교차로에서 먹과 같은 현묘한 색으로 우리를 응대한다. 그러니 송작가의 작품은 <타자>의 진정한 환대로 있게 되는 것이다.

 

신문지로 한 작업은 광고가 실린 면만을 이용하여 거기에 선염하듯 먹물을 입힌 후, 그 끝을 핑킹가위로 거칠게 손질한다. 작품은 대단히 감각적이며 화과자처럼 화려하고 매혹적이다. 또한 연필로 칠한 종이를 활용하거나, 테이프에 붙인 종이면을 세우지 않고 종이를 말아서 작은 원통형을 세워나가면서 찬 듯, 빈 듯한 화면을 만들기도 한다.

 

송 작가(서양화가 송광익,송광익 작가,송광익 화백,한지추상화가 송광익,KOREA PAPER,宋光翼,지물(紙物),SONG KWANG IK,ARTIST SONG KWANG IK,ソン・グァンイック) 작품의 유연성은 종이라는 재료 때문에 그리고 종이의 찢김이나 구멍남 때문이 아니라 ‘뫼비우스 띠’와 같은 양극단의 운전과 반복 속에서 실리게 되는 ‘사물, 그것의 소리’ 때문인 듯하다. 종이 숲의 소리, 촉각을 일깨우는 존재의 결, 이 모두에 관여하는 작가의 노동과 노동 속에 각인되는 존재감!

△글=남인숙/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