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국제유가가 15일(현지시간) 미국 원유재고가 급증했음에도 전날에 이어 반등했다.

이날 선물시장인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2월 인도분은 전거래일에 비해 0.43%(0.43달러) 상승한 배럴당 56.68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월 인도분은 0.76%(0.5달러) 오른 배럴당 66.6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미국 재고지표와 산유국 감산 이슈,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 등을 주시했다.

미국의 원유재고는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약 1027만 배럴 증가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원유재고가 전주 대비 22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원유재고는 8주 연속 증가했으며, 지난주 증가 폭은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컸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141만 배럴 감소했고, 정제유 재고는 359만 배럴 줄었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130만 배럴 감소하고, 정제유 재고는 210만 배럴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WTI는 큰 폭 늘어난 재고지표가 발표된 이후 상승폭이 줄어들었지만, 하락으로 돌아서지는 않았다.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가 예상보다 늘어난 점이 상승 유지를 지지했다.

여기에 최근 유가가 단기간에 폭락하면서, 과매도 분석이 제기되는 점도 요인으로 작용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등 산유국이 당초 예상보다 많은 하루 평균 140만 배럴 감산을 추진 중이라는 전망도 유가에 힘을 보탰다.

다만 이날 일부 외신은 러시아 고위 관계자가 OPEC의 감산 움직임에 거리를 두려 한다고 말했다며 보도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장초반 부진을 딛고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다소 개선된 점도 유가 반등을 거들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국 등 주요국의 수요 둔화 우려가 원유 시장에 지속해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마이크 코레이 메르카 투스 에너지 어드바이저 대표는 "아시아 지역의 정유 업체들과 이야기를 해 보면 수요 둔화 우려를 이야기 한다"고 말했다.

워런 페터슨 ING 상품 전략가는 "감산은 도움이 되겠지만, 적어도 내년 상반기에 150만 배럴 정도 줄여야 할 것"이라면서 "시장은 말뿐이 아닌 행동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