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을 보는 담대한 시각

그 말 많던 ‘4차산업혁명’이란 단어와 연관된 수년 내 지금의 직업 50%가 사라질 것이라던 직업의 소멸 관련 이슈가 주춤하는 듯한 느낌이다. 정확하게는 언론, 정치권에서 이슈의 뒷전으로 가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끊임없는 혁신이 줄을 잇는다. 그래서 해당 분야에 종사하며 하나의 직업으로 틀을 갖추게 된다. 작아 보이는 혁신도 조금만 지나면 하나의 산업계를 이루어 당당히 영역을 구축하는 것을 많이 본다. 연관되어 우리가 알고 있는 직업의 세계 변화도 더욱 커질 것이다.

당분간 직업 선택과 직업을 보는 눈에 대한 이야기를 연결해 보고자 한다. 그래서 우리의 직업관을 담대하게 보는 관점이 필요해 보인다. 우리나라가 그 변화의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작은 모티브를 통해서 보고자 한다. 직업을 선택하는 데 있어 보다 큰 시야를 작은 사례로 보고자 한다.

 

감동란을 물어본다

“혹시 여러분 ‘감동란’이라고 들어 보셨습니까? (사진 참고) 먹어 보셨는지요? 가격은 얼마인지 아세요?”

필자가 일반 기업교육이나 대학교육 강의장에서 실물을 보여주며 질문을 한다. 강의장으로 가는 중 근처의 편의점에서 구입했다. 유사한 상품이 있지만 브랜드도 특이하고 잘 팔리는 독특한 삶은 달걀의 원조라 설명용으로 자주 이용한다. 그러면, 보통 40대 중반 이후의 세대들은 잘 모른다. 그러니 먹어 본 적도 없다. 그러나 30대나 대학생들에게 물어 보면 대체적으로 알고 있으며 먹어 보기도 했다고 한다.

“삶은 달걀의 가장 큰 불편인 노른자 때문에 퍽퍽해서 소금을 찍어 먹어야 하는 불편함을 해결한 제품입니다. 전체가 약간의 소금간이 되도록 했고 노른자가 약간 반숙 형태로 유지되게 했는데, 삶은 것 모두가 동일한 수준의 Quality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점입니다. 편의점에 유사한 상품이 많지만 유독 이 상품만 인기가 좋다고 합니다.”

“혹시 소감이나 의미를 헤아려 본 적이 있습니까? 일반 날계란 한 판 30개가 3000~4000원이니 구입하여 집에서 삶아 먹으면 개당 150~200원이면 충분하고 실제 학교 매점이나 일반 가게에서 그렇게 팔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오늘 이것을 개당 950원, 두 개 한 팩으로 1900원에 구입했습니다. 200원과 950원, 무려 5배에 가깝습니다. 혹시 의미를 찾자면?”

묵묵부답이다. 그냥 먹어만 본 것이고 맛있다는 기억만 있는 것이다.

 

시장 그리고 GLOBAL시장

이런 제품이 팔리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것도 제법 큰 규모로. 해당 편의점에서 매일 20개 정도 팔린다고 한다. 제조회사 전체 규모로는 한 달에 100만개 정도가 팔린다고 한다. 일본에 이미 있던 것을 한국에 가져와 만들어서 판매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인터넷에 만드는 법이 널리 퍼져 있다. 누가 했는지 정말 재미난 일이다.

지금의 소득 수준(약 3만달러)이 이런 식품을 구입하게 만드는 힘이 되는 것이다. 일정 수준까지는 엄두도 못 내던 것들이다. 그러다가 구매 가능인원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순간에 단순히 가내(家內) 기호식품이 하나의 산업으로 출현하게 되는 것이다.

즉 ‘시장’의 크기다. 구매력의 확장이다. 수송의 장벽(거리·보존·안전 등)과 관세장벽 그리고 대금결제의 한계가 타파되며 산업으로 발전되어 가는 것이다.

불과 30여년 전에는 ‘집에서 모이 먹여 닭 키워서 계란을 낳게 만들고 일정 수량이 되면 5일 만에 한 번 장날에 가서 팔던’ 시절, 즉 소득 1000달러 시절이 있었다. 그냥 집에서 간단하게 먹던 기호식품이 이제 당당한 산업이 되었다. 소득이 커가는 동안 종계, 산란계, 삶은 달걀, 판매대행(유통점) 각 단계별 이동(물류) 등의 5~6단계 산업으로 나눠져 제각기 돈을 벌게 되었다.

구입 가망인원과 소득수준으로 반영되는 시장규모(구매력)의 또 다른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의 ‘고구마 세탁기’가 있다. ‘하이얼전자’의 장루이 회장이 일반 세탁기 A/S현장에서 고객의 푸념(고구마 씻어주는 세탁기 만들어 주면 안 돼요?)을 들어 한 번 만들어 본 결과 한반도 규모의 주변이 고구마 집산지였던 것.

누구 하나 상상도 못한 제품이었다. 덕분에 제조와 동시에 날개 돋친 듯 팔게 된 사건이 이제 벌써 10년이 넘었다.

이런 이야기는 우리 주변에 비일비재하다.

 

세계 선박건조량의 지난 110년간 추이

전공도 아닌 조선업계 강의를 갔다가 우연히 앞 시간 강의자료의 그래프가 눈에 들어왔다. 지난 ‘110년간 전 세계 선박건조량의 추이’를 보여주는 자료다. 바다 파도만큼이나 부침을 겪으며 꾸준히 성장을 계속해 왔다. 한국의 산업화가 본 궤도에 올라갈 즈음인 1972년과 2011년을 비교해 보면 무려 4배나 커진 건조량이다. 그만큼 사람이나 물동량의 이동이 있었다는 것이다.

거기에 유례가 없는 대한민국의 급속한 성장은 사회전반의 변화와 역동성을 키워왔다. 그나마 기업은 이 엄청난 위기와 기회가 교차하는 데 생존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덕분에 세계 10위권의 경제위상!

그런 만큼 치열한 경쟁에 노출되니 새로운 산업·회사·직무·기술·제품들로 세분화되고 전문화 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거기에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한 남다르게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직업적 관점에서의 시각

소득 천달러시대의 직업 탐색과 소득 3만달러시대의 직업 탐색, 그리고 준비!

직업을 찾고, 발전을 전망하며, 생성과 소멸을 보는 눈, 해당 직업에 진입하는 취업 준비도 달라야 한다. 직업은 학업과 달라서 대학 같이 4년만 달랑 하고 끝나는 일이 아니다. 평생 살아가는 관점으로 해당 직업의 미래를 찾고 설계하고 발전시킬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글로벌과 국내,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라이선스직업과 일반직업과 프리랜서형 직업, 직업과 창업, 민간부문이면 어떤 제품과 어떤 서비스업 등등

다행히 직업의 부침이나 변화가 극심할수록 우리의 기회는 많아진다고 생각한다. 기존의 틀이 깨지고 계속 틈새가 생기니까. 그런데 우리는 선진국의 모델과 그들이 만든 이론으로 공부하고 준비한다. 일반 교과목의 대학교 공부는 그렇다 치더라도 직업 관련 공부조차도 기존의 이론으로 설명하려고 덤벼든다. 실제 취업준비의 논리들과 직업의 인재상이 30년, 4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그 방증(傍證)이다.

그래서 필자는 지난 50여차례의 칼럼에서 바뀐 세상에 맞추어 다른 시각으로 다른 방법으로 풀어보는 관점에서 글을 써왔다. 앞으로는 직업과 취업의 ‘목표’에 대한 생각과 접근방법 등에 관해 쓰고자 한다.

그래야 ‘길목을 지키는 취업준비’를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