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삼부토건이 체질개선을 위해 토목이 아닌 주택수주에 집중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기업회생종결 이후 장기미수금 회수부터 하락된 신용등급 회복 등을 통해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며 토목 분야가 아닌 건축분야 신규수주 물량을 대폭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삼부토건의 수주물량 90%는 토목분야였지만 올해들어서는 대부분이 주택수주물량이다. 지난해 10월 최대주주가 바뀐이후부터 정상화 전략이 수익성이 나쁜 토목에서 수익성이 비교적 좋은 주택으로 급선회했다.  

지난 9일 삼부토건은 위드스테이제2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와 1239억7134만원 규모의 천안신방르네상스 공동주택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금은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매출액 44.21% 규모다.

올해 주택공사 잇따라 수주, 올해만 6건 2975억원 계약

이에 앞서 삼부토건은 올해 1735억원 규모의 건축공사 5건을 수주했다. 올 1월 황악산 전통학신 건축공사(104억원)을 시작으로 5월 광양 마동 공동주택 신축공사(440억원), 남양주 진접 공동주택 신축공사(346억원), 서초동 오피스텔 신축공사(228억원), 홍은동 2-2주거환경개선공사(617억원) 으로 지난 9일 수주한 것과 합치면 이달 9일 기준 총 2975억원을 수주했다. 올해 이 건설사가 수주한 토목공사 물량이 총 5건 1058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전체 수주금액 4033억원 중 건축공사 비중이 73%를 차지한다. 올 연말까지 삼부토건의 수주예정물량이 건축 3393억원, 토목 478억원 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건축공사 비중이 확연이 높다.

삼부토건은 그간 토목공사 비중이 건축공사에 비해 절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해왔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이 건설사의 총매출액 2712억원 중 대부분이 장기공사와 최저가 입찰로 수주한 토목부분이 90%를 차지할 정도 토목공사 비중이 높았다. 지난해 말 기준 잔여공사 또한 토목부문이 98.6%로 건축공사 비중은 상당히 낮은데다 수익성에 한계를 가져올 수밖에 없는 매출구조였다. 토목부분 공사 대다수가 최저가 입찰로 수주했기 때문에 매출원가율이 93.6% 에 달해 대다수 현장에서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건설사는 하도급 관리부분의 통합관리와 하도급 입찰방법 개선부터 자재 등 구매부분의 연간 단가 계약 등의 개선을 통해 매출원가율은 올 상반기 87.8%로 개선했지만 건축공사 비중 확대 요구는 계속됐다. 그 결과 기업회생종결 후 올 한해 건축공사 신규 수주 물량 및 예정 물량 규모가 6368억원대에 다다랐다.

삼부토건 고위급 관계자는 “기업회생 종결 후 1여년 동안 효율적인 경영환경 개선과 획기적인 수익성 개선, 자금력 강화, 각종 보증기관의 신용등급 회복 등 영업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매출구조를 건축비중 70%, 토목비중 30% 수준으로 바꿔나갔다”면서 “자체사업인 덕소지구 사업도 적극 추진하며 매출증대를 통한 성장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삼부토건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분양보증·시공보증을 기존 D등급에서 A+등급으로 올리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 가능해졌다. 건설공제조합이 평가하는 계약보증·이행보증·하자보증 역시 기존 D등급에서 BB등급을 받으며 각종 공사관련 보증이 가능해졌다. 

또한 신용등급 보강을 비롯해 자금확보를 위해 장기미수채권을 분석하고 법적대응을 등을 통해 168억원 회수 목표의 65% 수준인 103억원을 회수했다. 지난 9월 유상증자를 통해 281억원의 자금조달 등 유보자금을 포함해 신규수주를 위한 최소한의 자금력을 확보했다.

 그는 이어 “영업기반을 조기에 조성해 올해 신규수주와 투자심의 완료, 약정체결 등 올해 수주한 것과 연말 수주예정인 물량까지 합하면 수주금액이 7400여억에 달한다”면서 “내년 매출액 8200억원, 2020년 9800억원 등 순차적으로 증가해 2022년에는 매출 1조원의 시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택수주 비중 증가, 적자구조 바꿀 수 있을까? 악화된 주택사업환경 악영향

문제는 과연 주택수주 비중을 늘리는 것이 그간 지속된 적자구조를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부분이다. 이 건설사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누적매출액은 850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2.1%가 감소했다. 매출액 감소 여파로 원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은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손실 폭 또한 확대된 상황이다. 당기순이익 또한 크게 악화된 모습을 연출하며 485.1억원의 순손실을 나타냈다. 물론 출자전환과 주요 자산매각 등을 통한 회생채무 변제로 재무구조개선을 진행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정상화 및 매출 확대 노력 지속 진행하고 있어 실적개선 가능성 상존하지만 현재 주택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점 역시 삼부토건 재기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국내 건설사들이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국내 일감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이미 공통적인 고민거리이다. 심지어 시공능력평가 5대 건설사 마저 국내 경기 침체에 따른 일감 부족으로 신규 수주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간 호실적을 나타냈던 GS건설은 3분기 수주액은 지난해 3분기 대비 54.6%가 줄어들었으며 대림산업도 전년보다 67.8%가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서 회생절차를 졸업한 삼부토건이 주택수주를 늘릴 경우 과연 공사가 잘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삼부토건 몸집의 건설사가 주택 도급계약을 늘린다고 해도 몸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수익이 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주택 수주의 질 역시 따져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삼부토건 관계자는 “주택공사는 수익률이 10%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신탁사가 시행사로 있는 사업장이 대다수이고 올 연말부터 내년초에 공사를 시작할 사업장들이기 때문에 문제 없다”고 말했다.

경영권 문제 현재진행형, 남광토건 한신공영 전철 밟나 우려 지속 

경영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 역시 삼부토건 정상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삼부토건은 지난해 10월 기업회생절차 종료 한 뒤 산업기계 제조업체 ‘우진’과 인수계약을 체결했지만 우진이 기업사냥꾼과 결탁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과거 남광토건이나 한신공영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남광토건은 2002년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2년 뒤 골든에셋플레닝 컨소시엄에 매각이 됐다. 당시 이희헌 골든에셋플레닝 사장은 남광토건을 438억원에 인수하기로 하고 40억원을 지불했지만 나머지 잔금을 남광토건 예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지불했다. 남광토건의 돈으로 남광토건을 인수한 셈이다. 무자본 M&A사냥꾼으로 드러난 이 사장은 회삿돈 570억원마저 빼돌렸고 이후 남광토건은 상당기간 내홍을 겪었다. 한신공영 역시 법정관리 졸업 이후 기업사냥꾼에 인수돼 회사자금 340억원이 털리기도 했다.

삼부토건이 우진이 투기자본과 결탁했다고 주장의 골자는 직전 대주주였던 DST로봇이 우진을 이용해 투기자본을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당시 대주주였던 DST로봇은 삼부토건을 이용해 투자사업을 진행했지만 이사회에서 부결됐고 결국 배임·횡령과 무자본 M&A의혹 등으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지분을 우진에 넘겼다. 이 과정에서 우진은 지난 5월 DST컨소시엄 지분과 삼부토건 간접지분까지 총 23.03%를 인수해 현재 최대주주이지만 정작 지분 인수대금이 오간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삼부토건 고위 관계자는 “우진이 DSR글로벌합작회사 지분과 콜옵션이 붙은 DST로봇 지분, SB글로벌 전환사채를 매입했다고 하는 비용 총 393억원과 DST로봇이 직접 소유한 지분(예약매매) 187억원 등 총 580억원 매입비용에 대한 계약금을 치뤘다고 하지만 정작 거래당사자인 우진과 DST로봇 재무제표에 자금의 이동 흔적이 없다”면서 “실거래가 아닌 서류상의 지분만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건설사 측에 따르면 우진의 인수비용은 DST로봇 지분 288만주 중 콜옵션이 붙은 88만주(79억원)과 오는 2019년 3월17일까지 예약매매한 200만주(187억원), DST글로벌합자회사로부터 인수한 102억원, SB글로벌 전환사채 212억원으로 총 580억원에 달한다.

이 중 우진이 본사 홈페이지에 게재한 내용에 따르면 우진은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삼부토건 LP지분 인수와 전환사채 인수,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총 329억원을 지불했다.

삼부토건 LP지분의 경우 5월과 7월에 계약금과 중도금 명목으로 각각 20억원, 52억원을 냈으며 9월에 잔금으로 30억원을 치뤘다. 전환사채 인수 역시 5월 계약금 21억원을 내고 6월 191억원의 잔금을 치뤘다. 9월에 참여한 유상증자 금액은 14억원이다.

우진 관계자는 “DST로봇의 재무제표상 어떠한 자금 이동의 증거가 없다는 주장은 명확하게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적법한 계약에 따라 인수자금 지불을 완료했으며 공시된 2018년도 반기 감사보고서를 통해 충분히 확인가능한 내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스피 상장자로서 재무제표상 자금 이동 흔적이 없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은 소액주주들의 객관적인 판단을 저해시킬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우진 6월 반기보고서. 출처=거래소

그러나 우진이 공시한 내용과 반기보고서 또한 홈페이지에 게재된 내용 간 금액차이가 발생하면서 일부에서 의혹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우진이 앞서 삼부토건 인수 과정을 공시한 것에 따르면 DST글로벌 출자금 취득을 위해 102억원, 삼부토건 지분취득을 위해 291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이중 신규출자금은 212억원, 콜옵션 행사금액은 79억원이다. 즉 우진은 DST글로벌(현재 우진인베스트) 출자금 취득과 신규 출자로 총 394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지만 6월말 우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우진이 출자한 금액은 292억원으로 그간 우진이 공시한 394억원과는 무려 100억원의 차이가 발생한다. 우진인베스트는 삼부토건 주식 144만주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DSRT로봇으로부터 보유주식 288만주에 대한 주권도 위임받았다.

삼부토건 관계자는 “DST로봇이 DST글로벌 출자지분을 무궁화신탁사로부터 취득하는 공시를 했지만 이를 우진과의 매도계약을 취소하는 등 수차례에 걸쳐 공시를 했으나 결국 결론은 해당 출자금에 대해 DST로봇이 아직 무궁화신탁에 대금을 다 지급하지 못했으며 6월말 DST로봇 감사보고서상 현금흐름표 어디에도 우진으로 받았다고 추정될 수 있는, 최소 70여억원의 현금흐름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대주주 우진, 삼부토건 인수 주관사 왜 안밝힐까

이 밖에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는 의혹은 우진이 삼부토건을 인수하면서 매각주관사의 존재가 드러나지 않았다는 부분이다.

기업간 M&A를 진행할 경우 매각주관사를 선정한 이후에 공식적인 매각 절차에 착수하는 것이 그동안 이뤄졌던 M&A모습이다. 매각주관사가 선정되면 이후 예비실사자격이 부여돼 매수주체가 되는 기업에 대한 회계 감사 등 소위 값을 매기는 절차가 진행된 후 실사가 마무리되면 매각공고를 내 우선협상자를 선정해 매각을 한다. 그러나 우진이 삼부토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업무를 수행해야 할 매각주관사가 수면아래에서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우진 측은 “회계법인, 법무법인을 선임해 세무회계,법률 실사를 모두 완료 했으며 인수계약 체결 후 한 달 동안 현장 인터뷰가 잡혀 있었지만 노조측 대화 거부로 인터뷰가 진행되지 못했다”면서 “매각주관사는 밝힐 수 없으나 실사는 모두 완료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