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풀을 둘러싸고 카카오 모빌리티와 택시업계의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정주환 카카오 모빌리티 대표와 강신표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 구수영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연맹 위원장이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택시 4단체 중 박권수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협회장과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 등 택시‘기사’가 아닌, 택시‘회사’에 가까운 인사들이 참여하지 않은 대목은 의미심장하다.

▲ 택시단체의 카풀 반대집회.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두 위원장은 지난달 18일 택시기사들이 모여 “카카오를 박살내자”며 목소리를 높였던 서울 광화문 집회에도 참여한 택시업계의 중추적 인사들이다. 당시 강신표 위원장은 집회 현장에서 문재인 대통령 해임을 주장하는 한편 주요 정치인들을 공개적으로 비하하는 등 공격적인 발언으로 주목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우리의 의견을 듣지 않는 기자, 언론들도 문제가 많다”면서 카카오 모빌리티를 두고 “다 죽여야 한다”는 격한 반응도 보이기도 했다.

구수영 위원장은 당시 “카풀이 진행되면 다음은 쏘카와 그린카 등 차량공유 플랫폼들이 나설 것”이라고 주장하는 한편 택시업계의 자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도 변해야 한다. 이제 우리도 승차거부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정 대표는 9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무실에 양대 택시노조 위원장님들이 방문했다”면서 “때로는 진지하게, 때로는 훈훈하게 웃음을 자아내는 분위기속에 한국 택시 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하여 허심탄회하게 생각들을 나눴고, 택시 산업 발전 시키기 위한 다양한 생각들에 있어 카카오모빌리티와 공감대가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정주환 대표와 강신표, 구수영 위원장이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정주환 대표 페이스북

정 대표는 이어 “택시 영역에 대한 깊은 통찰을 지니신 두 분 위원장님들께서 저희가 생각하는 방향에 대해 현명한 조언들을 해주시고, 더 좋은 방법에 대한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면서 “카카오모빌리티리포트를 읽어보시고 택시산업 발전에 대한 적절한 방향제시가 담겨있다는 말씀에 감사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마지막으로 “한국 택시산업은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성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산업이 보다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분명히 기여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택시업계가 카카오 모빌리티와 날을 세우고 있지만, 양쪽이 아예 소통의 채널을 닫아둔 것은 아니다. 앞에서는 치열한 전투를 거듭하면서도 뒤에서는 나름의 접점을 찾는 상태에서, 정 대표와 택시업계 인사들의 만남이 가져올 결과에 시선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