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승현 기자] 지난 3분기 전체카드사용 증가율이 둔화한 가운데, 체크카드 사용비중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정산 시기가 다가오는 가운데 체크카드는 높은 소득공제율이 적용되는 데다, 신용카드에 버금가는 혜택을 담고 있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고 있다. 또 불경기가 지속된다는 점도 소비 시 체크카드 선호를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체크카드의 승인금액과 승인건수 비중은 늘어난 반면, 신용카드 승인금액과 승인건수는 줄었다. 체크카드 승인금액 비중은 22.2%로 지난해 3분기 21.6%에 비해 0.6%포인트 늘어났다. 신용카드 승인금액의 비중은 0.6%포인트 감소했다.
승인건수도 체크카드는 0.2%포인트 늘었지만 신용카드는 0.3%포인트 줄었다. 2013년 16.1%였던 체크카드 이용금액 비중은 올해 상반기 21.1%로 증가했다.
체크카드의 승인실적 증가율도 신용카드보다 높고,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3분기 체크카드 승인금액은 45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41조6000억원에 비해 9.5% 증가했다. 승인건수도 20억6000만건으로 10.2% 증가했다. 3분기 신용카드의 승인금액은 159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 증가하는데 그쳤다. 승인건수도 31억4000만건으로 9.1%로 체크카드보다 낮은 증가율을 보였다.
체크카드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높은 소득공제율 등 정부의 체크카드 장려 분위기와 다양한 카드 혜택 등이 꼽힌다.
소득공제율은 신용카드 15%, 체크카드 30%로 두 배 차이난다. 카드 소득공제는 카드 사용액 중 급여의 일정 비율을 초과하는 부분을 한도 내에서 과세대상 소득에서 빼주는 제도다. 따라서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연말정산 시 소득공제 확률이 커지는 것이다. 연말정산 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체크카드 이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체크카드는 대부분 연회비가 무료이며 다양한 캐시백과 할인 등 혜택을 담고 있다. 지난달 하나카드가 신세계백화점과 제휴해 체크카드 2종을 출시했다. 두 카드는 연회비 없이 풍성한 혜택을 담고 있다.
이 중 ‘신세계 하나 체크카드’는 하나카드 소비자가 신세계백화점 이용 시 신세계백화점 이용 시 백화점 회원 최대 5% 할인 혜택에 추가로 5%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최대 10%의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또 신세계 포인트 가맹점 이용 시에는 한도 무제한으로 0.2% 적립, 버스·지하철 월 3만원 이상 이용 시 월 7000원 한도로 7% 적립, 신세계백화점 무료 주차권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함께 출시된 ‘시코르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소비자는 신세계백화점 내 시코르 매장에서 백화점 회원 최대 5% 할인 혜택에 추가로 5% 캐시백(월 2만원 한도)을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신용카드 못지않은 혜택을 담은 체크카드가 등장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다. 또 체크카드는 계좌와 연동돼 사용할 때마다 통장잔액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소비자가 계획적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카드산업에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꼽히고 있는 제로페이와 간편 결제 서비스 등은 한동안 영향력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애초 '제로페이'의 소득공제율을 40%로 발표했지만, 결국 시범운영기간 동안 체크카드와 같은 30%가 적용하기로 했다. 카드산업에 위협요인으로 꼽히는 삼성페이, SSG페이 등 간편 결제 서비스도 카드를 앱에 등록해 결제하는 구조다.
반면 신용카드의 성장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카드 승인금액과 승인건수의 비중이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평균승인금액도 감소했다. 3분기 신용카드의 승인건수당 평균승인금액은 5만823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9% 감소했다. 반면 체크카드는 0.7% 증가했다.
카드업계관계자는 “정부의 체크카드 활성화 정책 이후 체크카드 사용비중이 증가했다”면서도 “그러나 신용카드의 승인금액 대비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체크카드를 출시하는 이유로 “체크카드의 소득공제율이 높고, 불경기에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반영됐다”면서 “체크카드는 나이가 어린 소비자들을 장기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