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가 8일 스마트홈 플랫폼 카카오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 플랫폼 카카오 i가 적용된 카카오홈의 전용앱을 출시하고, 카카오톡, 카카오미니, 카카오내비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집안의 기기를 제어할 수 있게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미니는 카카오미니를 출시한 상태에서 강력한 ICT 플랫폼 인프라까지 확보했기 때문에 스마트홈 플랫폼에 매끄럽게 스며들 수 있다는 각오다. 스마트홈의 허브가 스마트폰, 혹은 인공지능 스피커로 압축되는 상태에서 충분히 던져볼 수 있는 카드다.

▲ 카카오 스마트홈 전략이 전개되고 있다. 출처=카카오

관건은 오프라인 인프라다.

스마트홈 자체가 하드웨어, 오프라인 인프라라는 그릇이 필요하기 때문에 카카오와 같은 소프트웨어 기업이 선뜻 가지기 어렵다. 카카오는 ICT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오프라인 플랫폼 역량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카카오 메이커스가 있지만 일반적인 의미의 하드웨어 제조 역량으로 보기는 어렵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스마트홈은 실제 가전기기의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스마트한 작동과 반응을 전제하며, 당연히 오프라인 인프라가 필요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 같은 제조사들이 스마트홈 전략을 가동하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는 이유다.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스마트홈에서 자신감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8월30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 현장에서 “우리 제품이 세계에서 연 5억대 팔리고 있다”면서 “그만한 힘을 가진 기업은 우리 외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플랫폼) 힘이 없다면 어쩔 수 없이 구글 어시스턴트를 불러야하지만, 힘이 있으면 빅스비를 통해 구글의 서비스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김 사장의 말대로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에어컨, 노트북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분기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자랑하는 반도체 시장도 틀어쥐고 있다. 하드웨어 오프라인 플랫폼이 강력하다는 뜻이다. 이를 중심으로 강력한 스마트홈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셈이다. 오프라인이라는 그릇이 있기에 가능하다. 카카오에게는 당연히 없다.

물론 구글이나 아마존처럼 소프트웨어 인프라를 바탕으로 하드웨어 제조사들과 만나 스마트홈 전략을 그리는 가능성도 타진할 수 있다. 카카오가 그리는 그림이다. 그러나 카카오가 그 정도의 역량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경을 오가며 생태계 경쟁이 벌어지는 상태에서 카카오가 구글이나 아마존 등의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가지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카카오는 일단 오프라인 회사들과의 연합으로 이 문제를 풀어갈 방침을 세웠다. 건설사, 전자 기기 제조사 등 다양한 파트너들과IoT 영역에서 협력하고 있으며 이미 포스코 건설 함께 조명, 난방, 엘리베이터 등 각종 아파트 설비를 카카오홈과 연동해 카카오톡이나 카카오미니로 제어 가능한 단지를 선보였다는 설명이다. 또 GS건설, IoT 전문기업 코맥스 등과의 제휴를 통해 아파트, 빌라, 단독주택 등 주거시설 전반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카카오의 오프라인 합종연횡 전략이 탄력을 받고 있지만, 상당히 지엽적인 분야에만 초연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 카카오가 무리하게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초연결 인프라로 끌어내고, 그 결과물로 스마트홈이라는 마케팅을 단행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카카오는 삼성전자와 인공지능 등에서 협력하기로 했지만, 현대차와는 달리 현재 관련 성과는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막대한 생활가전 인프라를 가진 제조사며, 만약 카카오가 그 생태계에 들어갈 수 있다면 종속의 패러다임을 피한다는 전제로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를 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