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 이어 이번에도 자기소개에 관한 글이다. 기본 중의 기본이지만 소홀한 것이 현실이며 무엇을 말한 것인지도 알기 어렵다. 그리고 이 첫 질문에서 헤매면 본격적인 면접에서도 기가 꺾이고 힘들어진다.

혹시 하는 마음으로 이에 대해 구글링을 해보니 고만고만한 글과 동영상들이 잔뜩 올라와 있다. 실제 면접관이 되어 한 명 한 명에게 질문을 던지며 결과를 평가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의 글과 말이 태반이다.

특히 이 칼럼에서도 몇 번 언급한 바 있지만, 하루에 50~100명의 대단위 인원을 8시간 이상 꼬박 앉아서 물어보고 지켜보며 평가해야 하는 중(重)노동의 경험이 없었던 사람들이라 면접의 본질을 비켜간 경우가 보통이다.

‘맞다 틀리다’로 볼 일은 아니고 무슨 왕도가 있지는 않지만,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경우가 많다. 너무나 단편적이고 그런 글과 말을 보고 취업준비를 하며 몇 번 탈락의 고배를 마시면 바로 사회와 기업에 돌팔매를 던지는 상황으로 연결되니, 이 지면을 빌어 조금 과격하게 말하는 것이다.

지난 칼럼에서 면접 커뮤니케이션의 특수성과 자기소개의 취지(시간 확보, 균형 있는 종합 정리 능력)를 감안한 소개문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했다.

시중에 있는 자료(인터넷 검색, 취업포털, 취업카페, 참고서적, 동영상 강의자료 등)에 몇 가지 사례들로 문제를 짚어 본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TV나 유투브에 나온다고 ‘다 맞다’라고 생각하지 말자. 특별한 검증절차가 있는 것도 아니고 경험 측면이나 이론적인 베이스가 없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이상한 자기소개의 유형들

어색하고 피해야 할 자기소개 유형이다.

첫째, 외워서 하는 경우다. 실제 내용도 없이 막연하고 두루뭉술한 경우가 많다. 업종이나 회사, 직무가 없으면 당연히 평범해진다(그래서 외워서 한다는 느낌이 확 다가온다). 모든 면접장에서 사용하는 표준 자기소개 문장을 만들어 말한다. 그냥 ‘난 괜찮은 사람입니다’ 정도로 여겨진다. 그나마 지원자가 없어 경쟁자가 별로 없으면 그냥 들어줄 만한 경우다. 예를 들면,

- “저는 한국대학교에서 전자전공을 했습니다. 화목한 집에서 태어나 열심히 공부한 덕분에 학교성적이나 영어실력도 무난하게 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성실, 부지런함, 소통을 기본으로 취업준비를….”

둘째, 앞부분에 격언이나 속담 혹은 비유로 출발하는 경우다. 그러지 않아도 피곤한 면접관에게 상상을 강요한다. 짧은 시간에 하고자 하는 직무와 연관한 필요한 역량을 말하지 않아 그 말이 그 말로 여겨진다. 대체적으로 짜증나거나 건성으로 듣게 된다. 예를 들면,

- “수처작주 : 가는 곳마다 주인이 되자는 좌우명으로 살고 있습니다. 소위 갑의 행세를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제가 하는 일에 주인의식을….”

- “안녕하십니까? S텔레콤 ㅇㅇ직무 지원자 ㅇㅇㅇ입니다?

저는 3가지 면에서 참 좋은 사람입니다.

첫째, 눈이 좋은 사람입니다. 동아리 회장을 역임하며 기른 사람 보는 눈과~

둘째, 발이 좋은 사람입니다. 산악등반대회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셋째, …

이러한 저의 장점을 살려 ㅇㅇ직무에서 제 역량을 발휘해보고 싶습니다.”

- 구글에서 ‘격언을 앞에 둔 자기소개’라고 검색을 하니 ‘좌우명 모음집’이 첫 번째로 떠오르는 것으로 보아도 고만고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셋째는 근거 없이 본인에 대한 자화자찬으로 이어가는 경우다. 주관적 미사여구를 스스로에게 아낌없이 날린다. 예를 들면,

- “저는 친구들에게 ‘남자 중의 남자’라는 소리를 듣는 편입니다. 아르바이트를 통해 회사 일에는 무엇보다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는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동아리활동, 군대생활 등을 통해 누구보다 좋은 사람으로 칭찬을 많이 받은 편입니다….”

넷째는 경험이라며 무대뽀로 제시하는 경우다. 구글링을 해보니 최상단에 ‘인적성 끝나고 나서부터 그 회사와 관련 지어 실천한 일’을 넣으면 좋다고 권하고도 있다. 그것도 유명한 취업 인터넷 카페에 올라와 있다. 위험천만한 경우다. 그나마 좋을 것이라는 예시가 평소에 게으른 취준생이 잘 보이기 위한 말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물론 그것조차 안 한 사람보다는 낫기는 하지만… 예를 들어본다.

- “00백화점 영업관리가 궁금해 최근 서울과 경기권 5개의 지점을 방문해 영업담당자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고 지점별 차이점도 살펴보았습니다.”

- “00전자를 지원하고 베스트숍의 장점과 단점이 뭔지 궁금해 서울시내 3개의 베스트숍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눈에 거슬리는 경우다. 앞부분에 자동으로 “안녕하십니까? 지원자 홍길동입니다”로 인사하며 시작하는 경우다. 단적으로 말한다. 하지 말아라. 입장과 동시에 인사하고 이름 확인했기에 중복과 낭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짧은 만남의 시간에 두 번을 인사하는 묘한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중소기업용 자기소개 예시

굳이 중소기업이라고 따로 제시하는 것은 구체적인 직무단위의 관심이 약한 점 때문이다. 오히려 요즘 세대가 중소기업을 회피하는 성향이 있기에 성실함과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만으로도 충분하다. 거기에다 회사가 적임자를 찾기 힘든 부분에 도전하는 모습이면 더욱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예시문)

1. (지원동기) “회사를 지원하게 된 동기는 전공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 회사였습니다. 특히 저는 소형 모터제조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중소기업을 학생들이 피하는 편이지만 저는 우리 회사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모습이 좋아 보였습니다.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면 훨씬 구체적인 일을 하게 된다는 선배들의 말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2. (준비내용과 차별화) “취업을 하려고 준비한 내용은 제품 차원에서는 전공만으로도 일단은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동남아에서 온 근로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작은 생산라인 하나라도 책임지고 일하며 그들과 소통하는 것도 보람이 있으리라 생각하고 영어 공부도 어느 수준까지는 준비해 두었습니다.”

3. (미래 비전) “미래 포부는 사장님의 이런 기업 일으킨 모습을 닮고 싶습니다. 가르쳐 주는 대로 잘 배워서 성장하고 싶고, 연관된 회사를 창업해 내 회사를 만들어 보고 싶은 것이 꿈이기도 합니다.”

 

기본의식 - 평생 자주 접하게 되는 상황, 자기소개

1. 실제 입사 이후에도 자주 쓸 역량이다. 직장을 옮기는 경우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창업을 위해 사업제안을 하는 경우에도 쓴다. 다니는 회사 일로 상대 회사의 그 누군가를 만나는 자리에도 같은 방식으로 하면 된다.

2. 마음에 드는 사람과 사귀고 결혼으로 이어지고자 하는 맞선, 소개의 자리에서도 쓰는 방법이다. 배우자와 같이 살아가는 기본이 뭔지를 먼저 생각하고 나의 가진 장점으로 소개해 나가라

3.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것인 인생의 기본이다. 남들보다 좀 더 기억되게, 좀 더 같이 하고 싶은 사람으로 여겨지게 하는 기본 방식을 미리 익히고 공부해 두어라.

다시 한 번 강조하면, 취업준비는 인생살이 준비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