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한양행이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 560억원을 확보하고 1조4000억원 규모의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유한양행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유한양행이 반환의무 없는 계약금 560억원을 확보하고 1조4000억원 규모의 대형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5일 미국계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인 얀센 바이오텍(Janssen Biotech)과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위한 임상단계 신약인(EGFR TKI 저해제) ‘레이저티닙(Lazertinib)’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총 계약규모는 약 1조4000억원(12억5500만달러)로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만 560억원(5000만달러)에 이르는 대형 계약이다.

유한양행은 이번 기술 이전으로 레이저티닙 개발, 허가와 매출에 따르는 단계별 마일스톤을 받을 수 있다. 순매출액에 경상기술료(Royalty)도 책정됐다. 얀센은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레이저티닙에 대한 개발, 제조와 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지니고, 국내 권리는 유한양행이 보유한다. 

두 기업은 레이저티닙의 단일요법과 병용요법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해당 임상시험은 2019년에 시작할 계획이다.

레이저티닙은 선택적이며 비가역적이고 뇌조직을 투과하는 경구용3세대 EGFR TK(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타이로신 인산화 효소) 억제제다. 이는 EGFR TK 변이성 비소세포폐암에 대해 효능이 강력하고, 1차 치료제로 개발 가능성이 있는 신약이다. 유한양행과 제노스코는 공동으로 국내에서 비소세포폐암대상 임상1‧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중간결과에 따르면 레이저티닙은 EGFR TK억제제에 내성이 생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뇌전이 여부와 상관없이 임상효능을 나타냈으며, 3단계 이상의 중증 부작용 발현율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신약은 특히 뇌혈관장벽(BBB)를 통과할 수 있어 뇌전이가 발생한 폐암환자에서도 우수한 효능을 나타내 초기 임상결과에서 주목받았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이는 레이저티닙이 경쟁약물인 3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 저해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보다 우수한 약효‧안전성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병용요법으로서 개발 성공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9월 세계폐암학회(WCLC)에서 레이저티닙의 업데이트된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학회에서 레이저티님 임상연구 책인자인 조병철 연세대학교 교수는 EGFR T790M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66%에 이르는 레이저티닙의 높은 반응률‧안전성 결과와 함께 ‘베스트 인 클래스(Best-in-Class)'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베스트 인 클래스는 특정 분야 치료제로 가장 우수한 약을 의미한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은 “유한양행은 폐암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분들을 위한 효과적인 치료방안으로 레이저티닙을 개발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폐암 및 항암제 연구개발과 관련한 얀센의 우수한 과학적 전문성을 고려할 때, 얀센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상의 전략적 파트너다”면서 “유한은 협업으로 폐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본 치료제의 개발을 앞당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레이저티닙 과제는 올해 7월부터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의 연구비 지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