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다음주 국내 주식시장은 공포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지만 달러 강세·이탈리아 이슈 등이 주가 상승폭을 제한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11월 5~9일) 코스피(KOSPI) 예상밴드로 1960~2080포인트를 제시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코스피 2000~2050포인트, 케이프투자증권은 2060~2160 포인트를 전망했다.

11월 5~9일 코스피 예상밴드. 출처=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주식시장 상승요인으로 밸류에이션 매력, 공포 심리 완화를 하락요인으로는 미중 무역 분쟁, 달러 강세, 이머징 자금 이탈 등을 들었다.

미국 정부는 1단계 제재를 복원한 이후 5일 이란산 원유 수출을 포함한 2단계 제재를 재부과할 예정이다. 다만, 이란 제재에 따른 유가 상승 요인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으며, 기존 의도는 석유 수출 원천 봉쇄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란 석유의 최대 수입국인 중국, 인도, 터키, 러시아도 이란 수입 지속을 언급했으며 미국 국가 안보보좌관인 볼튼도 미국 동맹국들이 수입을 곧바로 줄일 수 없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도 이해하고 있다고 발언하면서 이란 제재발 유가 상승 심리가 축소됐다.

지지율 상 미국 중간선거에서 다수당은 공화당 상원, 민주당 하원 가능성이 높다. 하원에서 다수당 확보를 위해 23개 의석이 필요한 민주당은 현재 지지율상 30개 의석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두 당간의 지지율 차이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볼 수 있다.

지난 60년간 중간선거 발표 이후 S&P500 일일 평균 수익률은 0.7%였다. 통계상 지지율과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더라도 중간선거가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중립적이다. 다만, 이번 중간선거의 경우 트럼프의 추가 감세안이 대두되고 있는 만큼, 하원 다수당이 민주당으로 바뀔 경우, 부채한도 협상과 예산안 합의에 난항이 예상된다. 이미 난항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부채한도 증액 협상 마감일은 내년 3월 1일이나, 무리한 합의 보다는 내년 7월 혹은 9월로 유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공포가 진정되며 반등이 나타났지만, 여타 주요국 대비 한국 주식시장의 반등폭은 아쉬운 상황"이라며 "수급이 얇아 현선물 차익거래에 따른 웩더독 현상 등이 지수 상승폭을 제한하고 있으며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비롯한 굵직한 이슈가 존재하나 주식시장의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반등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달러 강세, 이탈리아 이슈 등이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소로 판단되며 업종별로는 2차 전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중국소비, 제약·바이오 등 낙폭이 과대했던 성장주 중심으로 상승 중"이라며 "성장주와 일부 가치방어주의 바벨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음주 국내 증시는 코스피 2000포인트 하방지지를 바탕으로 중립이상의 주가흐름 전개를 예상한다"며 "4분기 미국 매크로 경제의 감속 전환과 시장금리(미 국채 10년) 하향 안정화 가능성, 중국 매크로 눈높이 개선 기대감 등이 맞물려 있다"고 말했다.

케이프 "10월 낙폭 과대 중 이익개선 업종 중심 비중 확대"

케이프투자증권은 다음주 주식시장 상승요인으로 미·중 무역협상 진전, 중간선거 불확실성 해소를, 하락요인으로는 여론조사의 예상을 벗어난 중간선거 결과, 미국 고용지표 상 임금 상승 압력 확대 등을 들었다.

11월 5~9일 경제지표 발표 일정. 출처=NH투자증권

오는 6일(미국시간)으로 예정된 미국 중간선거는 10월 증시 급락 후 본격적인 반등 여부를 모색해 볼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은 공화당이, 하원은 민주당이 될 경우, 시장에서 이미 반영하고 잇는 부분이기 때문에 중간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될 전망이다. 다만 하원에서 공화당 예상 의석수가 늘어나고 있으며 경합 지역의 의석수 변동 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시장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있는 만큼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전략이 중요해 보인다.

무역분쟁으로 인한 기업 실적 전망 하향, 기업 투자 부진 등의 신호가 나타나고 있음에도, 여전히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나가고 있다. 3분기 단위노동비용 상승 등 인플레이션 압력 또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10월 고용지표 상 미국 임금 상승 압력이 확대될 경우, 연준의 긴축 우려에 따른 시장금리 급등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간선거와 11월 FOMC에 대한 경계감은 상존하고 있으나, 1일 트럼프와 시진핑 간 약 6개월 만의 무역협상 관련 유선통화, 2일 트럼프의 무역협상 초안 작성 지시 등의 호재성 소식으로 무역분쟁 불안감 해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 있다"며 "주요국 증시에서 위험자산의 선호심리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무역분쟁 해결을 위한 미·중 정상의 의지를 확인한 만큼, 10월 증시 급락기에 예상할 수 있었던 최악의 상황은 지나갔다"고 말했다.

이에 10월 낙폭 과대 업종 중 이익 개선이 추세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비중 확대를 권고했다. 추천 업종으로는 반도체, 산업재, 소재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