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고 구본무 회장의 (주)LG 지분 주식 11.3% 중 8.8%를 상속받아 지분율 15%가 된 사실이 확인됐다. 구광모 회장의 그룹 지배권을 강화하는 한편 정도경영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는 평가다. 9000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는 5년 분할납부한다는 설명이다.

LG그룹의 지주회사인 (주)LG는 2일 기존 고 구본무 회장이 보유했던 (주)LG 주식 11.3%(1945만8169주)에 대해 장남 구광모 대표가 8.8%(1512만2169주), 장녀 구연경 씨가 2.0%(346만4000주), 차녀 구연수 씨 0.5%(87만2000주)가 분할 상속받았다고 밝혔다.

▲ LG 마곡 사이언스 파크에 모습을 드러낸 구광모 회장이 보인다. 출처=LG

구광모 회장은 종전까지 (주)LG의 지분 6.24%를 가져 개인 3대 주주였다. 1대 주주는 지분 11.28%를 가진 고 구본무 회장, 7.72%의 구본준 부회장이 2대 주주였다.

이후 구광모 회장은 꾸준하게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무리해서 최대주주에 오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구광모 회장은 LG를 이끄는 명실상부한 콘트롤 타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구본준 부회장은 연말 임원인사를 통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기업 분할 가능성은 낮은 가운데, 구광모 회장의 측면지원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상속세다. 경영 프리미엄까지 더해진 상속세는 약 9000억원 수준이며, 이를 한 번에 납부하는 것은 어렵다는 설명이다. 구광모 회장은 향후 5년간 상속세를 분할 납부할 계획이며, 이 지점에서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주식인 판토스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구광모 회장이 그룹 전반의 장악력을 높임에 따라 LG 4.0 시대는 속도를 낼 전망이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 6월29일 LG그룹의 회장으로 올라 본격적인 LG 4.0 시대를 열었다. 초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특유의 소탈함과 편안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조직의 소통을 강조하는 한편 자기 자신을 낮추는 파격으로 눈길을 모았다. LG유플러스 대표이사인 권영수 부회장을 그룹으로 부르며 어려운 경영환경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구 회장의 취임 전부터 논의되기는 했으나 로보스타와 ZKW 지분 인수 등 연구개발, 인수합병 전략에 구 회장의 결단이 있었다는 말도 나온다.

이후 정중동 행보를 거듭하던 구 회장은 지난 9월12일 마곡 사이언스 파크에 모습을 드러내며 외부에 모습을 드러냈다.

구 회장은 LG 사이언스 파크를 찾아 진행 중인 성장사업과 미래사업 분야의 융복합 연구개발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신기술과 연구개발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LG전자의 ‘레이저 헤드램프’ 등 전장부품과 LG디스플레이의 ‘투명 플렉시블 O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제품들을 살펴봤다. 4차 산업혁명 공통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 빅데이터, 증강현실, 가상현실 분야의 기술을 우선적으로 육성키로 하는 등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구 회장은 이후 9월18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평양을 방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