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하얀 가운을 입지 않는 의사가 있다. 병원으로 출근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바로 '사의'다.

정장을 입고 회사로 출근하는 사의. 그것도 보험회사로 출근한다.

사의는 지난 2006년 삼성화재에 처음 등장했다. 그 이후 현대해상을 비롯해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의 손해보험사에도 상주하는 의사 직원인 사의가 생겨났다. 현재 이들 보험사에는 1명 또는 2명 정도의 사의가 소속돼 있다.

생명보험사는 건강검진센터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곤 딱히 사의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이 건강검진센터를 운영 중이다.

삼성생명도 과거 건강검진센터를 운영했으나 의료법 위반 논란이 일던 시기에 없애버렸다. 하지만 이후 의료법 위반이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나 한화생명과 교보생명만 그대로 운영 중이다.

그렇다면 이들 사의가 하는 일은 뭘까?

먼저 그들의 전공은 다양하다. 가정의학과부터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의학과 등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전공을 한 의사들이지만 보험회사에서 하는 업무는 비슷하다.

보험가입 인수심사 혹은 상품 개발과 자문, 언더라이팅, 보험금 심사, 의료법 자문 등이다.

의사로서 갖고 있는 의학 지식을 통해 고객과 상품, 법 등에 접근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사의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 생명보험사의 경우는 자문의 제도를 두고 있다. 의학 지식 등 의사의 도움이 필요할 때 자문의를 통해 조언을 구하는 것이다.

손해보험사 관계자는 "실제 사의들의 업무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며 "병원에서 근무할 때와 같은 높은 연봉은 물론 생명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밤낮 구분이 가능한 환경에서 일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보험사에는 사의뿐만 아니라 간호사도 많다.

적게는 5명 이하부터 많게는 50명 이상까지도 있다.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고 해당 인력을 찾기가 쉽기 때문이라는 게 보험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간호사들이 하는 업무도 사의가 하는 업무와 비슷하다.

심지어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에는 각각 수의사도 1명씩 상주한다.

이들은 펫보험과 관련해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하나의 펫보험 상품을 개발해 판매하기까지는 많은 인력들의 노력과 지식, 데이터 등이 필요하다. 하지만 수의사가 가진 의학 지식과 경험 등은 상품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고 한다.

삼성화재의 최초 사의로 유명한 의사는 17년 간의 병원 근무를 경력을 갖고 있는 강동진 의사다.

그로 인해 현재의 유병자보험이 세상에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가 삼성화재에 근무하던 시절 만성질환자와 정신질환자, 장애인도 가입할 수 있는 '조건부인수제도'를 탄생시켰기 때문이다. 그 중 특히 할증인수제도 부분에서 많은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그는 의사로서 보험회사에 미친 영향력을 인정받아 메리츠화재의 임원으로 자리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메리츠화재는 과거와 다른 새로운 펫보험을 내놓으며 현실성 있는 보장의 상품을 내놨다는 평을 듣고 있다. 실제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메리츠화재에 상주하는 수의사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아직 펫보험 시장에 진출하지 않은 보험회사가 다수 존재하고 이를 기획 중인 보험사들이 있는 만큼 타 보험사의 스카웃 제의 가능성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의사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커진 펫 시장에서 수의사들의 보험사에 대한 관심도 올라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