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국내 주식시장이 10월들어 급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은 11월 중간선거 이후 주식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중요한 변수인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화될 전망이지만 시장의 내성 증가로 인해 영향력은 점차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변동성 장세 유지가 불가피해 대형 가치주와 배당주가 안정적 투자매력 1순위라는 의견이다.

키움증권은 내달 미국 중간선거 이후 국내 증시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간선거 전인 11월 초반까지 변동성이 확대될 국면으로 미 연준의 금리인상 우려가 여전한 데다 중간선거를 앞둔 불확실성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내달 예상 코스피 밴드로는 1950~2150포인트를 제시했다.

미국과 유로존 경제성장률과 컨센서스 추이. 출처=키움증권

홍춘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지표가 안정세를 보이며 최근 3년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유럽에서 이어진 이탈리아의 재정 불확실성은 달러화 강세 흐름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미국 경기의 확장 국면이 지속될 지 미·중 무역분쟁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미국 경기의 확장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 중반을 예상했으며 미국의 투자 사이클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코스피(KOSPI)200 기업들의 이익 전망은 10월 현재 210조원으로 전월 대비 1.34% 하락했다.

KB증권은 증시 반등을 위해서는 미국 기업실적 둔화를 가져온 이슈들 중 일부가 해소될 필요가 있다며 악재 완화의 신호가 될 수 있는 이슈는 두 가지인데, 미중 무역갈등 완화와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조절이라며 키움증권과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갈등은 미국 기업의 마진축소 압력을 높이는 주 요인으로, 이 문제가 완화된다면 미국 기업들의 마진율 축소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미 연준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내년 경기 여건에 비해 연준의 금리인상 의사가 강하다는 것이다. 연준이 경기상황에 따라 금리인상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인다면 미국 경기 확장세에 대한 확신이 강해질 수 있으며, 매출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아직 악재 완화의 조짐이 뚜렷하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윤지호 센터장 "중국, 플라자합의 당시 일본과는 다른 국가"

다음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정상회담에서 성과가 없을 경우 대중 추가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 증권업계 역시 미중 무역전쟁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외환 시장과 채권 시장도 비교적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무역분쟁에 대한 심리가 과하게 반영돼 국내 증시 상황이 안 좋은 것으로 판단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일본은 80년대 플라자 합의 당시 미국에 대항할 무기가 없어 이를 받아들였지만 중국은 일본과 상황이 다르다"며 "G2로서 경제적 무기를 가지고 있고, 금융개방이 안 돼 있기 때문에 버틸 힘이 있다"고 진단했다.

윤 센터장은 "올해 중간선거가 지나고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된다 해도 변수보다는 시장에 존재하는 상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앞으로 무역분쟁의 영향력이 상쇄될 것이며 미국과 중국은 서로 경제가 영향을 주는 만큼 미국도 타격이 있는 가운데 둘의 체제 경쟁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리 인상 이슈에 대해서도 영향력이 줄어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환율의 차이는 펀더멘탈의 차이가 중요하며 외국인 자금 유출이 있었지만 외환시장은 비교적 안정적인 모양새라고 판단했다.

키움증권은 미·중 무역분쟁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되지 않는다면 미·중 분쟁 이슈가 연준의 긴축속도를 완만하게 해 줄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세부과가 기업의 마진 축소와 고용, 임금 등의 비용절감으로 이어질 경우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는 주가에 계속 반영되고 있다"며 "중요한 점은 앞으로 주식시장이 이것에 대한 내성이 생기는지 불확실성이 커질지가 중요한데 시장은 불확실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국내 주식시장이 밸류에이션 가치 평가 이상으로 빠지고 있는 이유로 금리인상에 대한 내성은 강해질 전망이며 무역분쟁에 관해선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낙폭 과대주부터 반등 우선순위

현재 시장은 혼란스러운 상황으로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해 개인투자자들은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박 센터장은 "현재 주식시장은 반등과 하락의 위험이 공존하는 구간으로 무역분쟁이 계속되고 있어 스마트 머니(smart money, 고수익의 단기 차익을 노리는 기관이나 개인투자자들이 투자하는 자금)같은 경우 적극적 매수가 가능한 가격대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기술적 반등일 경우 매수세가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적 반등을 가정한다고 해도 개별 종목 입장에선 시장 수익률을 더 하회할 수 있기 때문에 상·하방 리스크는 둘 다 존재하는 상황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투매가 나오고 있어 바닥이라는 신호로 읽을 수 있는 근거는 존재한다"며 "이런 때 투자자들이 투매에 동참할 필요는 없으며 코스닥 시장에서 최근 발생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투매는 외국인들이 매수하고 있어 추이를 잘 봐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 센터장은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도 주가가 많이 하락해 가치주로 볼 수 있는 시점"이라며 "반등 국면이 온다면 낙폭 과대주가 가장 오를 가능성이 크고, 이후 시장이 안정화되면 무역전쟁이나 개별기업의 고유모델이든 가치에 대한 평가가 진행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시장이 많이 빠진 상황이라 이미 갖고 있는 주식은 버티고, 주식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 분할매수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추후 시장이 바닥을 잡고 반등에 나선다면 낙폭과대 실적주가 가장 빨리 오를 수 있다"며 "문제는 반등의 지속성에 있기에 그 과정에서 성장주보다는 가치주나 배당주를 염두에 둘 만 하다"고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코스피의 배당수익률은 2.0%로 확인되는데 지난해와 비교하면 0.6%포인트 높다"며 "이 수치는 은행의 1년만기 예금금리와도 동일하며 지금 주식시장에 투자할 경우 예금금리에 준하는 기대수익을 확보할 수 있어 추후 시장의 반등 여부에 따라 배당금을 상회하는 자본차익도 누릴 수 있기에 배당투자를 대안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증권도 고배당주 전략을 제시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연말 고배당주 투자를 통해 변동성을 극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연말 배당수익률이 기대되고 최근 실적도 양호한 메리츠종금증권, NH투자증권, 기업은행, 롯데케미칼, KB금융, KT 등 고배당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업종별 배당수익률은 은행(4.0%), 에너지와(3.6%) 통신서비스(3.6%) 순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연말 고배당주 투자를 통해 변동성을 극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배당주, 무분별한 투자 금물

그러나 배당주라고 무분별한 투자는 금물이다. 결국 주가가 오르지 않는다면 가치주건 배당주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박 센터장은 "배당주의 경우 연말 배당이 얼마 남지 않은 시점이라 배당수익률을 노려볼 수 있다"며 "그러나 배당주라도 그동안의 주가 낙폭이 크지 않다면 반등 동력이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효성그룹을 예로 들며 증시가 급락하는 상황에도 주가가 오히려 올랐는데 그동안 주가 낙폭이 컸지만 1주당 4000원의 배당을 할 것이란 계획을 발표하며 급등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이밖에 고배당주로는 증권주, 정유주 등을 들 수 있으며 배당 매력이 있다고 해도 낙폭이 크지 않을 경우 우선적으로 투자할 종목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