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한현주 기자]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했지만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LCD 시장의 중국 업체 공급과잉과 OLED 사업의 불확실성 등의 구조적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초대형 OLED 패널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의 시장점유율이 더디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는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A/부정적 전망을 유지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영업적자 기조가 이어지고, 수익성 개선 폭도 미미하다는 평가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4일 2018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6조1023억원, 영업이익 140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은 전 분기 대비 8.75% 증가.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흑자로 전환했다.

 LG 디스플레이는 우리나라에서 대형 OLED 패널 시장을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다.출처=LG디스플레이 홈페이지 갈무리

다만, 누적 기준으로는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수익성 개선 폭이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2018년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액은 17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6% 감소했다. 누적 영업 손실은 1860억원이다.

3분기 흑자전환은 ‘계절적 성수기’ 덕분이다. 세트업체의 패널 구매가 증가하고 일부 LCD 패널 가격도 상승했다. 이밖에도 우호적인 환율, OLED TV용 패널 사업의 분기 흑자 달성 등이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이러한 기조가 지속될지 장담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중국 LCD패널 시장공급 강화와 OLED시장의 불안요소가 해소되지 않은 이상 깜짝 흑자에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 LCD 사업은 낮은 가격, 높은 품질 전략으로 시장 지배력을 확보했다. 중국 업체 BOE 등은 2019년부터 2020년 사이에 신규 10.5세대 LCD 생산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65인치 이상의 초대형 패널 시장에서 중국의 위협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재무역량이다. LG 디스플레이는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OLED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OLED 사업으로 재무역량을 키운다는 전략이다.

OLED 패널 시장 추이 .출처=한국기업평가

OLED 시장은 중소형과 대형으로 나뉜다. 중소형 OLED 시장은 이미 주력 차세대 기술로서 인정받아 다양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탑재되고 있다. 시장 지배력도 높은 수준이다. 다만, 중소형 OLED 시장은 이미 삼성이 높은 시장 지배력을 갖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늦은 시장 진입으로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BOE 등의 중국 업체도 중소형 OLED 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는 수주 물량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는 평가다.

LG 디스플레이는 우리나라에서 대형 OLED 패널 시장을 독점적으로 점유하고 있지만 대체 기술의 등장 등의 불확실성 요인이 내재하고 있다. 아직 TV 시장에서 OLED TV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부정적 요소다. LCD 업황이 부진한 상황에서, OLED 사업도 불확실하다는 분석이다.

출처=한국기업평가 

재무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영업 현금창출력이 부진한 상황에서 OLED로의 사업구조 전환을 위해 대규모 투자 부담이 지속됨에 따라 외부 차입 조달이 증가하고 있다. 연결기준 총 차입금은 지난해 5조6000억원에서 2018년 3분기 말 7조7000억원까지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와 부채비율 등의 재무 안정성 지표도 저하되는 추세다.

엄정원 한기평 연구원은 “글로벌 OLED 시장의 경쟁 구도, 기술 개발 동향 등에 대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며 LG디스플레이의 투자 성과가 OLED 사업 관련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해소할지 검토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기평는 등급 전망 안정적 변경요인으로는 ▲선도적인 기술력 및 사업경쟁력을 통해 수익성 방어능력을 확보▲선순환 투자구조 정착으로 EBITDA/Capex 1.25배 이상▲ 차입금의존도 20% 이하 상태 지속을 제시했다. 하향요인으로는 ▲영업 현금창출력 약화 등으로 EBITDA/Capex 1.25배 미만 지속▲차입금의존도 20% 초과 상태 지속을 제시했다.

3분기 기준 LG디스플레이의 차입의존도는 24%로 상향 조건을 충족하고 있는 반면, EBITDA/Capex은 0.4배로 햐항 트리거(trigger, 1.25배 미만)를 충족하고 있다.

엄 연구원은 “디스플레이 시장의 수급 상황, 포트폴리오 개선 효과의 발현 시기와 정도, 투자 동향과 재무안정성 통제 능력 등에 대해 모니터링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LCD 업황의 구조적인 둔화가 확인되는 시기에 향후 실적 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등급 검토를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