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올해 연말부터 내년까지 토지보상금 약 30조원이 전국에서 풀려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25일 부동산개발전문업체 지존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고양 장항공공택지지구를 비롯해 전국 16곳에서 약 3조7000억원의 토지보상금이 풀릴 전망이다. 이미 지난달 수서역세권 공공주택지구에서 3600여억원 규모의 토지보상이 시작됐으며 화성능동 기업형 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도 이달 초 협의보상에 들어갔다. 다음달 고양장항 공공주택지구가 감정평가를 마치고 본격적인 협의보상을 진행할 예정으로 예상 보상액만 1조932억원에 이른다. 이는 올해 기준 토지보상 사업지구중에서 가장 많은 수준의 토지보상금이다.

최근 남북관계 개선으로 훈풍이 불고 있는 파주에서는 파주희망프로젝트 1단계 사업으로 추진되는 파주센트럴밸리 일반산업단지의 보상이 다음달부터 시작된다.

대구에서는 대구도시공사가 시행하는 금호워터폴리스 일반산업단지가 사업 추진 5년 만인 지난 15일부터 토지보상에 들어갔다. 예상 보상 규모는 7500억원 수준이다.

또 연말에는 LH가 시행하는 수원당수 공공주택지구와 의정부리듬시티가 시행하는 의정부 복합융합단지가 각각 보상에 들어갈 전망이다.

한국도로공사가 시행하는 새만금-전주고속도로의 협의보상도 연말부터 시작되며 도공 측 예상 보상금액은 1200억원 규모이다.

당초 올해 토지보상액은 총 1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사업 연기 등으로 실제 보상금액은 이보다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내년도 토지보상액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문재인 정부가 주거복지로드맵에 따라 수도권 30만가구 건설계획이 내년부터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성남금토지구와 성남복정2지구 등 공공주택지구가 지구계획 수립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토지보상에 들어간다.

또한 도시첨단사업단지를 비롯해 과천주암지구 등 기업형임대주택 공급촉진지구도 행복주택등으로 지구계획을 변경하고 토지보상에 나선다.

지존은 정부가 공공주택 개발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할 경우 내년 토지보상금액이 총 2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바라봤다. 이는 지난 2009년도 총 34조8554억원이 풀린 이후 10년만에 최대 규모이다.

이로써 올 연말부터 내년까지 시중에 풀리는 토지보상금액은 약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신태수 지존 대표는 “올해 산업단지가 토지보상을 주도했다면 내년부터는 땅값이 높은 수도권 신규 공공택지의 보상이 증가하면서 정부의 보상비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특히 정부가 밝힌 수도권 3기 신도시 4∼5곳의 개발이 본격화되면 앞으로 2∼3년간 수도권 토지보상금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