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게임 개발·서비스 업체 게임빌의 흑자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 시작을 알린 주인공은 모바일 MMORPG ‘탈리온’. 최근 순차적으로 필리핀, 태국, 일본 등에 출시하며 매출액 순위 순위권에 진입했다. 일본은 게임 시장 규모가 큰 곳이라 이 지역에서의 성과는 특히 주목할만하다. 게임빌은 이어서 ‘게임빌 프로야구’, ‘NBA NOW’, ‘코스모 듀얼’ 등 기대작을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그간 연이어 분기 영업이익 적자를 내던 게임빌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지가 주목된다. 

탈리온은 게임빌이 올해 하반기 주력 게임으로 내세운 모바일 MMORPG다. 유티플러스(대표 유태연)에서 개발했으며, RvR(대규모 유저간 전투)이 특징인 게임이다. 360도 시점 조절이 자유로운 풀3D 그래픽 등이 장점이며, 게임 내 커스터마이징에도 많이 신경 썼다. 신체 48부위에 달하는 커스터마이징을 도입해 유저들이 개성있게 캐릭터를 꾸밀 수 있다. 이 요소는 특히 일본 지역 유저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 탈리온 일본 메인 이미지. 출처=게임빌

탈리온 일본에서 통했다

게임빌은 탈리온을 지난달 동남아 지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가능성을 엿봤다. 모바일게임 분석업체 게볼루션에 따르면 탈리온은 태국지역에서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5위, 애플 앱스토어 3위를 기록했고, 필리핀 최고 매출 5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 시장 성적이 눈여겨볼만하다. 탈리온은 이달 18일 일본시장에 서비스를 시작했고, 19일 구글플레이 스토어 매출 순위 195위, 애플 앱스토어 12위로 시작을 알렸는데, 24일 기준으로는 양대 마켓에서 모두 매출액 순위가 10위로 올라왔다. 앱스토어에서는 최대 7위에 오르기도 했다. 탈리온은 최초 4개 서버를 통해 론칭했고, 이후 3개의 신규서버를 추가했다. 

일본 시장은 출시 전부터 호응이 좋았다. 게임의 커스터마이징 이벤트를 열었는데 반응이 뜨거웠던 것. 유튜브 등 SNS 채널을 통해서도 탈리온관련 콘텐츠들이 공유됐다. 

▲ 탈리온 커스터마이징 이미지. 출처=게임빌

해외 유저들의 반응이 긍정적인 이유는 적절한 현지화 작업을 거친 점과 게임의 20대20 진영전 콘텐츠 등이 지역 유저들의 취향과 잘 맞아 떨어진 탓으로 풀이된다. 게임빌은 탈리온을 글로벌 원빌드 출시가 아닌 개별 지역 출시로 전략을 짰다. 글로벌 원빌드란 전 세계로 동시에 게임을 서비스하는 것을 말하는데, 한 번에 많은 유저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각 지역에 맞는 현지화 작업에는 한계가 있는 게 단점이다.

반면 지역별 순차 출시는 시간을 두고 일부 지역에 먼저 출시하는 서비스 방식인데, 이 방식은 앞선 지역에서 쌓아놓은 게임의 인기에 힘입어 그다음 출시지역에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등 장점이 있다. 또한 지역별로 유저 특성에 맞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게임빌은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게임 서비스명을 탈리온이 아닌 ‘피의 복수’라는 뜻을 지닌 스페인어 ‘벤데타(Vendetta)’로 정하기도 했다. 또 출시전 열었던 커스터마이징 이벤트가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며 긍정 효과를 줬다. 

태국 등 동남아 지역에서는 특히 대규모 전투 콘텐츠인 20대20 진영전이 호응을 얻었다. 동남아 시장은 실시간 PvP(플레이어 간 대결)를 선호하는 유저층이 많은 지역이다. 

증권가 반응,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 전망

증권가에서도 이번 탈리온 흥행을 주시하고 있다. 탈리온의 성과가 예상을 뛰어 넘는 다는 것. 이에 따라 오는 4분기부터 실적 반등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다. 키움증권 김학준 애널리스트는 지난 22일 발표한 보고서에 “일본 지역에서 매출 10위권 이상의 성과를 낸다는 것은 의미가 깊다”면서 “이는 5억~8억원 수준의 하루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걸 의미한다”고 적었다. 김 애널리스트는 이를 게임빌이 자회사 컴투스와 통합한 해외법인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탈리온이 향후 대만·홍콩, 웨스턴, 한국지역에도 순차 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게임빌의 3분기 실적은 매출액 245억원, 영업손실 31억원으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오는 4분기에는 매출액이 전 분기 대비 117.8% 오른 534억원, 영업이익은 102억원으로 흑자전환 할 것으로 내다봤다. 

BNK 투자증권 이경일 애널리스트는 22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현재 iOS와 AOS 다운로드 순위는 3~4위를 유지중”이라면서 “탈리온의 일본 지역 일평균 매출은 7억~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기존에 일본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 중인 국산게임 ‘리니지2레볼루션’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고 적었다. 

이 애널리스트는 탈리온의 흥행세를 바탕으로 4분기 게임빌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전망했다. 그는 게임빌의 4분기 매출액을 전년보다 223% 오른 718억원, 영업이익은 흑자로 전환해 7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하반기 출시하기로 한 기대작이 3개 더 남은 것도 주목할만하다. 게임빌은 다음달 전략 RPG ‘엘룬’을 출시할 계획이며 ‘게임빌 프로야구’, ‘NBA NOW’, ‘코스모 듀얼’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게임빌 프로야구는 지난 2002년부터 총 9개의 시리즈를 내놓은 게임빌의 간판 모바일 게임 시리즈이며, NBA NOW는 NBA 공식 라이선스를 획득한 게임이며 ‘세로형 원터치’ 플레이 방식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코스모듀얼은 실시간 대전 퍼즐 게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