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상태가 극에 달했다. KT 경제경영연구소 디지에코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2015년 1분기부터 연도별 출하량 성장률이 10%대로 감소한 후 2016년 1분기부터는 사실상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스마트폰 출시 10주년을 맞이해 사실상 기술 혁신이 멈췄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하드웨어 폼팩터를 중심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LG전자는 LG V40 씽큐를 통해 5개의 카메라가 탑재된 펜타 카메라 시대를 열었고 화웨이도 최근 메이트 20으로 트리플 카메라 전성시대를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A7을 통해 트리플 카메라를 탑재했으며 프리미엄 라인업보다 먼저 중저가 라인업에 신기술을 도입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폴더블 전략도 시동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조만간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며 시장의 기선을 잡겠다는 각오다.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은 갤럭시F다. 화웨이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리처드 위 화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독일 빌트지와 인터뷰에서 "연내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이라면서 "향후 폴더블 스마트폰이 PC를 대체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어떤가?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위기 관리 로드맵과는 별도로, 웨어러블 시장이 그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초창기 웨어러블 시장은 저가의 스마트밴드 중심으로 형성되며 큰 매력을 보여주지 못했으나 최근 애플의 애플워치 4세대가 돌풍을 일으키는 등 스마트워치 중심으로 완전히 변하고 있다. 포스트 스마트폰 시대의 유력한 후보로 급부상했다. 전체 웨어러블 시장 운영체제 기준으로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웨어가, 제품 기준으로는 애플워치를 내세운 애플워치가 강세다.

퀄컴도 웨어러블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퀄컴은 23일 홍콩에서 열린 4G 5G 서밋에서 자사 웨어러블 플랫폼인 퀄컴 스냅드래곤 웨어 제품군 확장의 일환으로 체결한 일련의 모바일 생태계 협력과 함께 턴키 레퍼런스 디자인을 전격 공개했다.

스마트워치 발전을 목표로 컴팔전자(Compal Electronics)와 롱치어(Longcheer)와 협력, 4G 키즈 워치의 개발을 위한 화친(Huaqin) 및 썬더소프트(ThunderSoft)와의 제휴를 비롯해 4G 스마트 트래커 개발을 위해 '프랭클린 와이어리스(Franklin- Wireless)'사와, 4G로 연결된 엔드-투-엔드 솔루션 마련을 위해서는 스마트컴(Smartcom)과 손잡는 등 업계 주요 ODM 제조사들과 활발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판카즈 케디아(Pankaj Kedia) 퀄컴 테크놀로지 시니어 웨어러블 디렉터는 웨어러블의 가치를 설명하며 “머리부터 발 끝까지 다양한 웨어러블이 존재한다”면서 “퀄컴의 웨어러블 전략은 크게 세그먼트인 스마트워치, 키즈워치, 스마트트래커, 뉴 폼팩터를 지향하는 혁신적 웨어러블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퀄컴의 주력은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이다. 퀄컴이 웨어러블 시장에 진출하며 초기부터 스마트워치 최적화를 위해 구글과도 적극 협력한 플랫폼이다. 4개의 A7 코어와 초 저전력 보조 프로세서 QCC1110, 디지털 신호 프로세서(DSP)를 탑재했기 때문에 성능이나 소모전력 부분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최근 스냅드래곤 3100은 글로벌 명품 시계업체 몽블랑 서밋2에 탑재되며 큰 관심을 모았다. 21일 열린 서밋에서 판카즈 케디아 디렉터는 현장에 직접 몽블랑 서밋2를 손목에 착용한 후 좌중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그는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이 스마트워치의 사용자 경험을 발전시킨다“면서 ”전통적인 시계의 사용자 경험은 물론, 스포츠 등을 아우르는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는 현상의 중심에 스냅드래곤 웨어 3100이 있다“고 말했다.

몽블랑 서밋2는 1.2인치 화면에 14.3mm 케이스로 구성됐다. 몽블랑은 서밋2의 배터리 수명이 ‘시계 전용 모드’ 기준으로 약 일주일 지속된다고 밝혔으며 램은 전작 대비 512MB에서 1GB로, 내부 저장 용량은 4GB에서 8GB로 각각 높였다. NFC 구글페이, GPS, 기압계, 심박 수 측정, 방수 기능도 갖췄다. 가격은 995달러다.

키즈워치도 퀄컴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2016년 초 출시된 스냅드래곤 웨어 2100은 물론, 스냅드래곤 웨어 2500의 가능성이 강조됐다.

스냅드래곤 웨어 2100은 현재 16개 나라 13개의 OEM이 제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판카즈 케디아 디렉터는 스냅드래곤 웨어 2100이 들어간 키도 X3 4G LTE 키즈워치의 기능을 설명하며 “한국의 KT, SK텔레콤, LG유플러스를 비롯해 미국의 버라이즌, 유럽의 보다폰 등 스냅드래곤 웨어 2100이 탑재된 키즈워치가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스냅드래곤 웨어 2500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쿼드코어 A7 프로세서와 LTE 모뎀, 충전기능과 저전력 위치추적 센서, 햅틱 엔진을 통합했으며 500만 화소 카메라를 제어 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영상통화나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 등 음성비서 호출 기능도 지원하며 NFC 태그를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 트래킹에는 스냅드래곤 웨어 1100, 1200이 핵심이다. 특히 스냅드래곤 웨어 1200은 기존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활용되는 1100과 2100을 보완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ARM 코어텍스 A7 아키텍처 기반 1.3Ghz의 연산속도를 지녔다. 스냅드래곤 웨어 2100은 일반 LTE를 지원하며 스냅드래곤 웨어 1100은 최대 속도 10Mbps의 LTE CAT1을 지원한다. 그러나 스냅드래곤 웨어 1200은 LTE CAT-M1과 NB-IoT를 지원한다. 사물인터넷 전용망을 지원한다는 뜻이다.

협력, 그리고 에코 생태계

퀄컴이 서밋을 통해 발표한 스냅드래곤 웨어 파트너십은 최근 발표된 구글 웨어 OS 및 스냅드래곤 웨어 3100를 탑재한 스마트워치, 오픈 소스 안드로이드 기반 4G 키즈워치에 장착되는 스냅드래곤 웨어 2500, 스마트 트래킹 솔루션을 지원하는 스냅드래곤 웨어 1100와 1200 등을 비롯한 스냅드래곤 웨어 제품군을 바탕으로 다양한 제조사들이 신속하게 차세대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함의를 가진다.

퀄컴은 웨어러블 시장 진출 후 고객사들과 협력해 매주 평균 1회 신규 제품 출시를 지원해 왔으며, 200건 이상의 웨어러블 제품 출시를 지원했다. 또 다수의 스냅드래곤 웨어 플랫폼 탑재 기기가 채택한 구글 웨어 OS 스마트워치 분야를 선점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4G LTE 기반 커넥티드 웨어러블 기기 전반의 업계 리더로서의 입지를 구축해 왔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웨어 3100 차세대 스마트워치 플랫폼과 더불어 저전력 시스템 설계 및 제조사들의 스마트워치 개발 시간 단축을 위한 레퍼런스 디자인을 공개하는 한편, 스냅드래곤 웨어 2500를 통해 어린이들을 위한 키즈워치의 2G/4G 전환 가속화를 지원한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또 스냅드래곤 웨어 1100, 1200 기반 플랫폼으로 사물인터넷용 LTE 및 스마트 트래킹 지원과 함께 탑재 기기들의 원활한 4G LTE 통신사 네트워크 통합을 구현할 엔드-투-엔드 솔루션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판카즈 케디아 디렉터는 "웨어러블은 다양한 기회와 더불어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인 만큼, 퀄컴 스냅드래곤 웨어 제품군은 저전력·소형 사이즈·스마트 감지 기능 및 우수한 연결성 면에서 혁신을 구현해 산업의 변화를 선도하고, 스마트워치·키즈워치·스마트 트래킹 분야 전반에 걸쳐 성장을 촉진하고 있다"며 "주요 ODM 제조사들을 포함한 파트너사들과 함께 제품 출시를 위해 협력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그먼트와 스냅드래곤 플랫폼, 에코 시스템과 커스텀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더욱 강력해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라울 파텔 퀄컴 수석 부사장은 22일 서밋에서 “웨어러블 경쟁력을 키워 스마트 글래스 등 다양한 기기에 퀄컴의 기술력이 스며들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 연장선에서 비단 웨어러블만 아닌, 다양한 기술 협력 가능성 타진이 이뤄진다. 퀄컴이 아마존과 협력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올해 초 퀄컴은 스마트 오디오 플랫폼을 알렉사 기반 기기로 인정받았다. 크리스 하벨 시니어 디렉터는 “AVS(Alexa Voice Service)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퀄컴은 현재 AVS 전용 스마트 헤드셋 개발도구도 개방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