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국내 통신사들이 내년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퀄컴은 22일부터 홍콩에서 4G·5G 서밋을 열어 자사의 5G 생태계를 공개했다. 나아가 다양한 기술적 지향점을 바탕으로 5G의 새로운 전략을 공개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Cristiano Amon) 퀄컴 사장은 23일 기조연설 전인 22일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많은 파트너들이 5G에 관심을 가지면서, 퀄컴의 5G 생태계에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 크리스티아노 아몬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현재 퀄컴은 5G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통신업계와 보폭을 맞추는 한편 실질적인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퀄컴은 현재 모든 주파수 대역을 지원하는 RF프론트엔드(RF Front-end, RFFE)부품과 모듈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이다. 5G 전략도 이러한 기반 인프라를 통해 펼쳐진다.

모뎀의 정보를 무선신호로 전환해 송수신하게 만드는 RF프론트엔드가 없으면 스마트폰의 데이터 사용이 불가능하다. RFFE는 기기의 배터리 수명은 물론 디스플레이의 외관과 베젤 크기, 나아가 실내외 수신, 통화 신뢰성, 데이터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사실상 모든 것을 결정하는 셈이다.

퀄컴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일 트랜시버 칩으로 필요한 모든 대역을 커버하는 종합적인 프론트엔드 모듈을 세트로 제공한다. 각 5G 이해 관계자들이 퀄컴의 손을 잡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나아가 제조사가 필요한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 5G 대응은 물론 독창적인 기술 포트폴리오와 로드맵을 그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제조사들은 퀄컴의 솔루션을 사용하여 제품의 크기, 비용 등 제약 조건들을 고민하지 않고 플래그십 기기를 더욱 신속히 개발해 시장에 선보일 수 있다.

퀄컴의 5G 전략 중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 밀리미터파 활용이다.

퀄컴은 밀리미터파 개척에 적극적이다. 고주파 대역을 넘나드는 밀리미터파는 기존 무선통신 기술이 정복하지 못한 미지의 땅이었으나, 최근 퀄컴에 의해 재발견되고 있다.

퀄컴의 새로운 안테나 기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퀄컴은 빔폭이 좁고 높은 이득을 보장할 수 있는 안테나 시스템을 다양한 통신사들이 원하는 성능으로 연결하고 있다. 이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월 퀄컴은 스마트폰과 모바일 단말기를 지원하는 5G NR 밀리미터파를 비롯해 6GHz 이하 대역 주파수 RF 모듈을 세계 최초로 발표했다. 스냅드래곤 X50이며, 여기에 QTM502 mmWave 안테나가 들어갔다.

퀄컴은 28GHz 밀리미터파 사용 시 기존 기가비트 LTE 기지국을 이용하면서도 실제 다운로드 최고 속도 3Gbps 이상, 파일 다운로드 속도 18배 향상 등 막대한 성능향상을 가져오는 5G NR 밀리미터파 망 구축이 가능함을 증명했다.

세계 최초의 상용 5G 모뎀칩인 스냅드래곤 X50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스냅드래곤 X50은 NSA와 SA 모두 커버할 수 있다. 2G부터 5G까지 아우르기 때문에 추가의 모뎀칩 탑재도 필요 없으며, 자연스럽게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스냅드래곤 X50은 최첨단 7나노 극자외선(EUV) 파운드리 공정으로 생산된다. 이를 기점으로 AT&T, 브리티시 텔레콤, 차이나 텔레콤, 차이나 모바일, 차이나 유니콤, 도이치 텔레콤을 비롯해 KDDI, KT, LG 유플러스, NTT 도코모(DOCOMO), 오렌지(Orange), 싱텔(SingTel), SK텔레콤 등 주요 글로벌 통신사들이 3GPP 릴리즈 15 (Rel. 15) 5G NR 표준에 기반한 시범서비스를 진행하며 퀄컴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오렌지의 무선 네트워크 담당 SVP인 아르노 방파리스는 성명을 통해 "우리 오렌지가 퀄컴과 협력해 5G로 가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대규모 개방형 생태계에서 운영 롤아웃 지원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퀄컴은 에릭슨과 함께 스웨던 키스타 에릭슨 연구소에서 지난 9월 39G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3GPP 5G 표준기반 데이터 통신 시연에 성공한 바 있다. 퀄컴 X50 5G와 에릭슨의 AIR 5311 기지국이 LTE-5G NSA에서 무선전송 방식으로 데이터를 전송했다는 설명이다. 밀리미터를 중심으로 하는 5G 전략이 충분히 상용화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퀄컴은 22일 서밋을 통해 에릭슨과 6GHz 대역 주파수를 활용한 통신 시연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 밀리미터를 넘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이다. 나아가 새로운 QTM 052mm Wave 안테나를 공개하며 밀리미터파 기반의 5G 전략을 가다듬는 인상을 남겼다.

▲ 퀄컴이 그리는 5G의 미래. 출처=갈무리

크리스티아노 아몬 사장은 5G 전략을 충실하게 끌어가는 한편, 확장의 개념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아몬 사장은 “5G는 와이어리스와 컴퓨터 파워를 넘어 인공지능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모바일과 오토모티브, 사물인터넷과 네트워킹 전반에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5G 상용화에 나설 국가들의 핵심전략을 설명하는 한편, 파트너인 통신사와의 유대를 부쩍 강조하기도 했다. 퀄컴 5G 생태계의 강력한 존재감을 시사하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