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고영훈 기자] 증시 하락으로 인해 증권주들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증권업종은 4분기에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8일 기준 KRX증권지수는 최근 1개월 –11.43%의 하락세를 보였다. 3개월 수익률은 –12.28%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피 및 증권업 지수 추이. 출처=한국투자증권

10월 미국증시와 중국 증시 하락에 따른 한국 주식시장 급락으로 증권업종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11일 100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후 좀처럼 상승동력을 찾지 못하는 모양새다. KRX증권지수는 지수시가총액 상위 10개사의 비중이 96.2%를 차지한다.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최근 3개월 지난 9월 27일 8570원의 최고점에서 전날 7000원의 최저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의 경우엔 최근 3개월 보합권을 유지하다 10월 들어 힘을 못 쓰고 있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5월 이후 하락세다. 5월 29일 9만8900원의 최고점을 찍은 이후 현재 6만2000원으로 주저 앉았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9월 28일 3825원의 최고점에서 현재 3190원으로 하락했다. 키움증권도 전날 소폭 반등했지만 지난 5월 29일 13만1500원의 고점을 찍은 이후 현재 7만6900원으로 거의 반토막이 났다.

SK증권도 유사증자 이후 급락세를 보이며 최저 주가인 785원을 찍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10월 들어 약세지만 그나마 주가가 소폭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며 3825원으로 마감했다. 대신증권과 교보증권의 경우 10월 들어 급락 후 소폭 반등했다.

현재 거래대금 하락으로 인해 증권사 4분기 실적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고조에 달하던 북미 정상회담일인 6월 12일 대비 10월 11일 증권지수는 28% 하락했다.

지난 6월 12조4000억원이었던 거래대금은 7월 8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7월 증권 지수는 8.7% 하락했고, 8월은 1.4% 상승하다가 9월에 거래대금 반등으로 4.3% 상승했다. 한국투자증권 컨센서스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4개사의 3분기 브로커리지는 24%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9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13조9000억원 대비 33% 줄었다. 수수료율도 우호적이지 않아, 브로커리지 수수료이익은 33% 감소하고 이자손익도 전분기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일평균 거래대금 추이. 출처=한국투자증권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의 목표주가를 하향한다"고 밝혔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분기 대비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과 발행축소로 인해 3분기 ELS 관련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유동성 감소 우려와 국내주식형펀드의 자금유출에 따른 기관매수세 약화 등이 우려되는 사항이다.

녹록치 않을 4분기 증권사 업황

IB에 강한 증권사는 약세장 영향을 덜 받을 수 있다. IB 비중이 높은 메리츠종금증권은 소폭 반등했다. 부동산 시황이 하락한다고 해도 고정자산 개념이라 다른 수익원 확대도 도모해볼 수 있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브로커리지 시장이 좋았지만 하반기 많이 줄었으며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결합증권 상품은 홍콩항셍지수 하락 등 글로벌 증시 영향으로 수익이 나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트레이딩도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여전히 ELS는 지수 베이스가 많다 보니 상반기 대비 기대감이 많이 줄었다.

이 연구원은 "금리 인상 이슈의 경우 경기가 좋아 금리를 인상한다면 증권업종에 긍정적 영향이 있지만 현재 상황은 그렇지 않다"며 "금리인상으로 인한 채권평가손실도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증권업종에 호재가 부족한 상황으로 약세장도 문제지만 변동성 이슈들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 부담이다.

글로벌 증시 부진에 제약·바이오주가 낙폭을 확대한다는 점도 문제다. 코스닥 활성화 정책의 일환이었던 코스닥벤처펀드는 현재 기대 이하라는 평을 듣고 있다. 제약·바이오주 거품이 꺼질 경우 거래대금이 감소하기 때문에 증권사들에겐 악재다.

이 연구원은 "현재 증권업종 주가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정확히 말하기 쉽지 않다"며 "한국금융지주나 NH투자증권 등이 그나마 경쟁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등은 전 사업부문을 골고루 잘 해 다변화된 수익구조를 가졌으며 자본이 많은 대형사들이라 실적 악화시 리스크 분산도 다른 증권사에 비해 나을 수 있다.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그동안 하락 폭이 커 저가매수에 나설 수도 있지만 4분기 증시 전망이 좋지 않아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