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동제약이 의약품 사업 확대와 천연물 유래 비만 치료제 개발로 한방 전문 제약사라는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사진=이코노믹리뷰 황진중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광동제약이 ‘제주 삼다수’ 유통 실적 뿐만아니라 ‘비타500’, ‘헛개차’ 등 음료 부문과 ‘우황청심원’ 등 일반의약품 실적을 기반으로 전문의약품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글로벌 신약 도입을 확대하는 한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무엇보다 광동제약의 최대 강점인 생약 부문의 천연물 비만 치료제 개발로 한방 전문 제약사라는 입지를 강화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된다.

2016년부터 매출 1조 클럽 진입…장기 투자로 성장세 유지

광동제약은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연결기준 전년 상반기 5664억원 대비 1.2% 증가한 5732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3억원에서 146억원으로 4.6% 감소했지만, 반기순이익은 102억원에서 19.6% 증가한 122억을 기록했다. 

광동제약의 매출액은 연결기준 2015년 9555억원에서 2016년 1조564억원으로 ‘1조클럽’에 진입한 이후 지난해 1조1416억원을 나타내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509억원, 444억원, 357억원이고 당기순이익은 361억원, 279억원, 231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감소는 삼다수 재계약효과와 처방의약품 마진의 축소, 생약 등 매출원가율 상승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 광동제약 실적 추이. 출처=전자공시시스템(DART), 이코노믹리뷰

하태기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광동제약 개별기준 매출원가율은 2015년 62.6%나 2017년에는 67.1%, 올해 상반기에는 67.8%로 소폭 상승했다”면서 “원가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점이 아쉬운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제주도특별자치도 개발공사는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삼다수의 판매권을 소매와 법인으로 분리해서 각각 광동제약과 LG생활건강과 계약을 체결해 영업을 시작했다. 이는 법인 판매 강화를 위한 전략 선택이라고 분석된다. 삼다수는 지난해 19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법인영업으로 분리된 매출액이 연간 100~150억원 반영돼 올해 매출 성장세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올해 1분기 453억원, 2분기 605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0%, 5.6% 성장했다.

▲ 광동제약은 음료, 일반의약품, 전문의약품 부문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매출 창출을 만들고 있다. 출처=광동제약

삼다수,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등의 식품 사업과 동시에 의약품 사업으로 투트랙 사업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 판매를 맡고 있는 의약품사업부는 2분기 매출 612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기대비 6.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9월 ‘솔표’ 상표권을 공개입찰을 통해 인수했다. 이는 ‘솔표우황청심원’, ‘솔청수’, ‘위청수’ 등 일반의약품과 의약외품에서 인지도와 신뢰를 갖춘 브랜드다. 솔표우황청심원 등은 생산시설 이전 등록을 마치고 올해 4분기에 출시될 전망이다. 상표권 인수로 광동제약의 ’우황청심원‘ 시장 장악력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제약사 의약품 도입 확대…오픈이노베이션도 잊지 않아

광동제약은 2016년 미국계 글로벌제약사인 오렉시젠 테라퓨틱스(Orexigen Therapeutics)로부터 비만치료제 ‘콘트라브’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도입, 국내에 유통하고 있다. 글락소스스미스클라인(GSK)로부터는 폐렴구균 백신 신프로릭스, 로타바이러스 백신 로타릭스, DTPa-IPV백신 인판릭스-IPV 등 연 매출 400억원대인 소아백신 8개 품목을 도입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팰러틴(Palatin)으로부터 ‘여성 성욕장애 치료제’에 관한 국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 치료제는 미국에서 임상3상시험을 마쳤다. 광동제약은 2021년부터 국내 발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광동제약이 글로벌제약사로부터 의약품을 도입해 국내 판매를 확대하는 이점은 긴시간이 필요한 신약 개발 노하우를 습득하고 음료와 일반의약품 특화라는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 신약개발에 전념하기 위한 장기포석이 깔려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다수의 전문의약품을 들여오면서 전문 의약품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의약품 사업 확장으로 음료와 제약부문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광동제약은 신약 개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오픈이노베이션에도 힘쓰고 있다. 이 제약사는 캐나다계 제약사인 안티브 테라퓨틱스(Antibe Therapeutics)가 개발 중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 신약 후보물질 ‘ATB-346’의 국내 독점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ATB-346은 류마티스 관절염과 골관절염에 따르는 통증을 개선하는 약물이다.

안티브 테라퓨틱스는 캐나다에서 마친 임상2상 결과 ATB-346이 기존 약물과 비교해 위장관 장애를 거의 일으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신약후보물질은 글로벌임상3상을 마친 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품목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실 있는 성장기반 구축 목표…천연물 유래 비만 치료제 개발 중

식품연구소, 의약품연구소, R&DI 등 연구소 세 곳을 보유한 광동제약은 신약 개발을 위해 R&DI를 개편하고 의약품과 식품 R&D 인력을 보강했다. 광동제약의 R&D 담당 조직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의약개발본부 44명, 중앙연구소 71명, 식품연구개발본부 29명, 건강사업본부 15명 등 총 159명으로 구성됐다. 지난 5년 동안 식약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의약품은 전문의약품 61건, 일반의약품 44건 등 총 105건에 이른다.

▲ 광동제약의 의약품 부문 사업 특성. 출처=광동제약

제약사업의 꽃은 역시 신약개발이다. 광동제약은 음료 부문에서 확보한 이익을 제약 사업에 재투자해 선순환과 균형, 내실 있는 성장을 꾀하고 있다. 광동제약이 집중하고 있는 의약품 후보물질은 천연물에서 유래한 ‘KD101’이다.

KD101은 연필향나무에서 유래한 세스퀴테르펜 화합물을 이용한 제제로 식욕을 억제하는 기전을 지닌 다른 의약품과 달리 지방분화를 억제하고 열대사를 촉진해 비만세포의 염증반응을 감소시키는 멀티 타켓 기전의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KD101은 복용 시 체내로 흡수돼 지방조직에 흡수된 후 기전에 따라 지방의 축적을 낮춰 체중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혈중 지질의 개선 및 간지질 개선효능이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보건복지부 정부 과제로 선정돼 현재 인제대 백병원 등 10개 의료기관에서 임상2상이 진행되고 있다. 시장조사기업 GBI 리서치에 따르면 2015년 기준 708억달러(85조원)인 글로벌 당뇨‧비만 치료제 시장은 향후 연평균 12.7% 증가해 오는 2022년까지 1632억달러(195조원)로 2배 이상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KD101의 임상2상은 순조롭게 환자 등록 진행 중이며 일정에 따라 완료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합성의약품은 대개 한정특허보다 강한 영향력을 보유한 물질 특허를 갖지만, 천연물 유래 물질은 이미 천연물에 들어 있는 물질이므로, 한정특허를 획득한다. 이에 천연물에서 유래한 성분으로 개발한 의약품은 특허를 방어하는 게 중요하다.  이 관계자는 “KD101 특허를 등록 완료했고, 해외 개별국마다 등록을 여러 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동력 기반을 확보할 것”이라면서 “선택과 집중으로 경영관리를 강화하고 질적 성장을 위한 R&D 파이프라인을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