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千葉鴨川市(치바현 가모가와), 33×24.5㎝ Watercolor on paper, 2010

작가(서양화가 김명식,김명식 교수)는 지난 해 일본에 1년간 체류하게 되면서 북쪽의 홋카이도에서 부터 남쪽의 큐슈까지 일주를 하여 담채 풍물화를 60여 점 그려냈다. 1년여의 기간 동안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열도인의 삶과 풍경을 직접 답사하여 상큼하고 정감 넘치게 그려낸 것이다.

마침 구마모토 초대전이 막 끝난 지난 2월, 필자가 큐슈 자전거 여행을 갔다가 후쿠오카에서 잠시 만날 기회가 있었다. 오래간만에 만난 작가는 역시 평상시대로 답사, 그림, 전시 등의 세 가지에만 몰입해 있었다. 

뉴욕 체류시에도 그랬던 것처럼 활력적으로 움직임으로써 일본 내 유수 갤러리들에 초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단기 체류자로서 전례가 드문 케이스임에 틀림없다.

▲ 善通寺市(젠쓰지 시), 33.5×24.5㎝, 2010

큐슈에서 만난 그때 전시 자료와 풍물화 몇 점을 볼 수 있었다. 그림들을 펼쳐든 순간 전에 강한 인상을 준 바 있었던 유럽이나 호주 풍물화들에 대한 기억이 되살아났다.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보편적 삶을 작가(キムミョンシク,Andy Kim,KIM MYUNG SIK,金明植,김명식 화백)만의 개성적 필치와 색감으로 그려낸 예의 그림들을 다시 볼 수 있어 반가웠다.

▲ 札幌時計塔(삿포로 시 시계탑), 33.3×24.1㎝, 2010

일본 여러 곳에서 전시를 열 때마다 그곳에서의 반응과 열기를 알 수 있는 자료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일본 애호가들이 한 작가의 작품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대표성 있는 페인팅보다는 판화나 드로잉 등에 더 관심을 많이 갖는 것 같았다. 가볍게 접근할 수 있으면서도 작가의 진면목이 잘 드러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 札幌時計塔(삿포로 시 시계탑), 33.3×24.1㎝, 2010

지금은 동북 대지진과 핵 오염으로 말미암아 언제 다시 전역 답사의 기회가 또 올 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그 컬렉션의 의미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계절과 지역별로 다양한 풍물들이 체험적으로 그려진 것이기에 작가의 풍물화가 다른 페인팅과는 또 다른 감흥을 준다. 이러한 작가의 풍물화나 인체 크로키 등의 습작들은 작가의 페인팅과 종합적으로 묶어서 볼 때 더욱 경험이 고조된다.

△글=이재언(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