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추이.출처=주택산업연구원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9.13 대책으로 대출이 묶인 예비 입주자들이 잔금을 확보하기 못해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비중이 증가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 9월 미입주 사유 중 잔금대출 미확보 응답 비중이 23.5%로 전월대비 8.8% 증가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올해 3월(21.7%)로 20%대를 기록한 이후 10%대를 유지했지만 6개월 만에 20%대로 반등했다.

주요 미입주 사유로는 ‘세입자 미확보(35.3%)’, ‘기존 주택매각 지연(29.4%)’, ‘잔금대출 미확보(23.5%)’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잔금대출 미확보’의 응답 비중은 전월대비 8.8%포인트 증가했다.

주택산업연구원 박홍철 책임연구원은 “잔금대출 미확보 응답비중이 20%대를 기록했던 적은 지난해에 6월과 11월 2번에 그쳤다”면서 “이때를 제외하고는 미입주사유에 잔금대출을 미확보했다는 응답은 10%대의 낮은 비중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전국 입주율은 75.3%로 11개월째 70%선 유지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입주율이 소폭 하락했다. ‘입주율’은 조사당월에 입주지정기간이 만료되는 분양단지의 분양호수 중 입주 및 잔금납부한 호수 비중으로 입주자모집공고시 미분양분은 제외한다.

전국 입주율은 75.3%, 수도권 84.7%(서울 87.6%), 지방 73.2%으로 서울과 수도권은 비교적 양호한 상황이다. 전반적으로 입주율은 소폭 하락, 강원권(69.1%)과 제주권(63.3%)이 60선을 기록했다.

올 10월 전국 HOSI 전망치가 전월대비 15.5포인트 하락한 68.9를 기록했다. HOSI(입주경기실사지사)는 공급자 입장에서 입주를 앞두고 있거나 입주 중에 있는 단지의 입주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지표로 매월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조사된다. 기준선(100)을 넘을 경우 입주여건이 양호하다는 의미지만 그 미만이면 반대를 의미한다.

특히 10월 HOSI 전망치는 대부분 지역에서 하락해 지방·중견업체 주택사업자들을 중심으로 입주경기 전반에 대한 우려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달 기준선(100)을 상회했던 세종은 9.13 대책 등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면서 36.0포인트 하락한 80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달 입주물량이 인천과 경기지역에 전체(3만8580가구)의 45%인 1만7364가구가 몰려있는 점도 위험요소로 꼽았다.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는 전체 물량의 18%(6962호) 입주할 예정이다. 인천(송도, 청라), 경기(김포, 고양, 안산), 서울과 부산, 울산, 경남(통영), 충남(천안) 등의 대규모 민간분양 단지는 예비입주자를 위한 입주지원 강화 필요성이 제기됐다.

▲ 지역별 입주경기실사지수 전망. 출처=주택산업연구원

지역별로 ▲경기 1만3042가구 ▲서울 4355가구 ▲인천 4322가구 ▲부산 3239가구 ▲경남 2543가구 ▲충남 2401가구 ▲강원 1507가구 ▲전북 1436가구 ▲울산 1180가구 ▲충북 1173가구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9월 대비 수도권 154가구 감소, 지방은 4222가구가 증가했다.

또한 1000가구 이상의 대단지가 경기(김포, 고양, 안산)에 3개, 서울과 인천(송도, 청라)에 각 2개, 그리고 부산, 울산, 경남(통영), 충남(천안)에 1개 단지가 입주할 예정이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인천 송도와 청라, 경기 김포시와 고양시, 안산시를 비롯한 1000가구 이상 단지가 입주하는 곳은 입주리스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9월 주택사업자의 체감경기갭은 충북(-1.8)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플러스(+)로 나타나 당초 주택사업자들의 예상보다 실적이 좋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세종(39.1포인트), 제주(34.6포인트), 인천(25.5포인트), 경북(24.7), 전남(20.7), 서울(20.0) 등의 지역에서 20포인트 이상 높게 나타남. 체감경기갭은 당월 전망치에서 당월 실적치를 뺀 값으로 마이너스 값을 보이면 입주실적이 전망보다 높은 수준임을 의미하지만 반대는 전망보다 입주실적이 낮은 수준으로 입주여건이 나쁘다고 해석할 수가 있다.

지역별 HOSI는 연이은 정부의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입주경기 악화를 전망하고 있다. 서울, 경기, 대구, 광주, 대전, 세종 80선, 울산 70선, 그 외 지역은 60선 이하를 나타냈다. 전월대비 10월 HOSI 전망치는 충북과 광주, 울산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하락세를 보였다. 세부적으로 ▲세종(80.0, 36.0포인트↓) ▲인천(62.5, 30.3포인트↓) ▲제주(65.2, 30.2포인트↓) ▲경북(62.5, 28.8포인트↓) ▲서울(84.4, 27.1포인트↓) ▲충남(56.5, 22.6포인트↓) ▲부산(59.3, 21.3포인트↓)에서 20포인트 이상 하락했으며 충북(69.5, 13.0포인트↑)에서는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 중 이달 5782가구 입주가 예정된 부산(59.3)·경남(56.6)의 10월 전망치가 50선을 기록했으며 그 외에도 강원(57.8), 충남(56.5), 전남(55.5)이 50선을 기록했다.

▲ 2018년 10월 중견업체 HOSI 전망. 출처=주택산업연구원

기업규모별 10월 HOSI 전망치는 대형업체 82.0(9월 전망 86.1), 중견업체 63.3(9월 전망 84.1)으로 각각 전월대비 4.1포인트(↓), 20.8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중견업체의 10월 입주경기 악화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판단된다. 특히 중견업체는 모든 지역의 10월 HOSI 전망치가 전월 대비 10포인트 이상 하락했다. 지역별로 서울(78.0, 33.1포인트↓)과 제주권(66.6, 33.4포인트↓)은 30포인트이상 떨어졌다. 강원권(46.1)은 전월대비 28.9포인트 하락하면서 40선을 기록해 철저한 입주관리 필요성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