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해운 가스선. 사진=SK해운

[이코노믹리뷰=한현주 기자] SK해운이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다. 부채 감축에도 불구하고 대주주 변동에 따른 SK그룹과의 연결고리 약화로 신용도 전망은 부정적이다. ‘A-’를 부여하고 있는 신평사들의 BBB급 평정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5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의 신용등급이 하향될 전망이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SK해운 신용등급 전망을 ‘A-’를 유지하고, ‘부정적’에서 ‘부정적 검토’로 변경했다. 한국신용평가 역시 ‘A- 안정적’에서 ‘A- 하향검토’로 조정했다. 나신평은 SK해운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 부여중이다.

▲ SK해운 지분률 변동 내역. 자료=한국신용평가

신평사들은 SK해운의 최대 주주가 SK그룹에서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 변경되는 것을 등급 하락 사유로 제시했다.

지난 8일 SK해운은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5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 결정을 공시했다. 이번 SK해운 전환사채 인수 주체는 한앤코(한앤코 14호)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SK의 지분율은 57.2%에서 16.3%로 낮아져 지배력을 상실하게 된다.

한앤코는 SK해운 지분 71.4%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기존 FI(재무적투자자)와 SK간의 체결된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은 만기일인 2022년 4월까지 유지된다.

이러한 지배구조 변화는 유사시 SK그룹의 지원 여력이 없어졌음을 시사한다.

강교진 한국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최대 주주가 변경된 이후에 SK브랜드를 사용하며 사업 유지럭을 확보할 전망”이라면서도 “SK그룹 거래처 다변화와 장기계약 조건 변경, 연간단위계약 등을 통해 마진율이 결정되는 업종 특성상 최대주주가 바뀐 것은 사업기반과 영업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SK해운 차입금 변동 내용. 자료=한국신용평가

SK해운은 조달한 자금(1조5000억원)을  운영과 차입금 상환에 쓸 계획이다. 부채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긍정적인 요소다. SK해운의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누적기준 차입금 4조4068억원이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2391.4%, 90.2%다.

증자 후 SK해운의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부채비율은 308.5%, 69.7%로 줄어든다.

다만 예상 커버리지 지표는 단기적으로 기존 KMI 상향 확대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는 조정순차입금/조정EBITDA 지표 8배 미만에는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신규 자금을 전부 차입금 상환에 쓰더라도 3조원을 넘어서는 부채 부담은 여전하다.

한앤코가 중장기적으로 회사의 IPO나 제3자 매각, 배당 등 다양한 형태로 회사 투자금을 회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부정요소다.

황윤주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SK해운의 최대주주가 사모펀드로 변경됐다는 점은 재무정책 관련 불확실성을 확대한다”면서 “회사의 재무위험 변동 가능성은 신용도를 저하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신용평가사는 향후 SK계열사와 사업 협력 수준, 신주 및 전환사채 인수 대금 납입 등을 지켜보고 있다. 이와 함께 회사 차입금 감축 규모와 재무구조 개선 수준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김종훈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대금 납부가 완료되면 지배 구조 변경 결과를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라며 “대주주 변경 이후 SK해운의 경영전략의 방향성과 SK그룹과의 사업 연계 지속 여부 등 사업 펜더 멘틀의 변화, 손익과 재무안정성 개선 수준, 대주주인 PET의 차입 부담 등 추가로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