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생명 평촌빌딩 전경. 출처=네이버 로드뷰 캡쳐

[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반도건설이 상업용 오피스 빌딩 매입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5일 건설·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SRA자산운용이 매각을 주관한 삼성생명 평촌빌딩에 대해 반도건설이 최고가를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다. 평촌빌딩은 안양시 비산동에 있는 연면적 1만1982㎡(3630평) 규모 빌딩으로 삼성생명 평촌·범계·의왕지점 본부가 있다. 반도건설이 제시한 금액은 650억원대로 3.3㎡당 1370만원에 달한다. 이보다 앞서 거래된 분당빌딩 보다도 3.3㎡당 100만~170만원 가량 높다. 삼성생명은 당초 5년간 세일앤리스백(Sale&Lease back)조건을 내걸었던 만큼 매각 이후에도 5년간 임차를 유지한다. SRA자산운용은 반도건설과 이달 중으로 최종 매각가를 결정지은 후 계약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반도건설이 오피스 빌딩 매입에 적극 뛰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건설사는 영등포구 버드나루로 5(영등포동 2가 130)에 소재한 로이빌딩 거래를 지난달 완료했다. 로이빌딩은 한국 조리사관학교가 소유하고 있던 빌딩으로 지난 2011년 150억 원에 산 후 7년 만에 반도건설에 298억원에 매각했다. 로이빌딩 임대차 계약은 내년 1월에 만기가 돼 이후 반도건설은 지식산업센터 혹은 오피스텔과 상가 등으로 복합개발을 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반도건설은 올해 초 영등포시장역 인근에 위치한 NH농협은행 영등포시장역지점 부지를 501억원에 샀다.

올 한해에만 반도건설이 수도권 상업용 오피스 건물에 투자한 금액만 1500억원대에 달한다.

반도건설이 1500억원대의 자금을 써가면서 오피스 빌딩 매입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에서는 그만큼 수도권 내 부지확보가 절실하다는 평가다. 지난 2014년 택지개발촉진법 중단으로 공공택지지구 추가 지정이 멈추면서 공공택지 공급량이 줄어든 데다 재건축·재개발 사업 역시 중견건설사들이 서기에는 인지도가 부족한 실정이다.

외국계 부동산 컨설팅회사 관계자는 “현재는 부지를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입지가 좋고 개발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몇 년간 오피스 빌딩을 운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서라도 매각입찰에 들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기존 오피스 빌딩은 실물자산이기 때문에 당장 개발을 할 수는 없지만 워낙 부지가 없다보니 찾고 있는 곳들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중견건설사들은 최근 몇 년간 부동산 시장 호황으로 시행과 시공을 같이 하면서 확보하고 있는 현금보유량도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반도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9304억원, 당기순이익은 36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 대비 EBIT(영업이익률) 역시 지난 2012~2013년 4% 내외에 불과했지만 2016~2017년 14.8%, 18.3%로 급상승했다. 결국 풍부한 자금력을 동원해 택지확보에 사활을 걸게 되는 것이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평촌빌딩을 비롯해 로이빌딩은 임대차 기간 이후에는 지식산업센터나 오피스텔 등으로 개발해 분양을 할 계획이지만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