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며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17조5000억원으로 공시했다. 2분기 대비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무려 17.6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26.9%로 일반 제조업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스터리한 대목은 삼성전자의 주가 추이다. 삼성전자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어닝 서프라이즈 행진을 이어가는 한편 11분기 연속 이익 증가율이 이어지고 있으나 주가는 오히려 내려가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후인 11일 주가는 전일 대비 4.86% 하락하며 4만3100원의 신저가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5월 액면분할을 단행한 후 최대 하락이며, 지금도 주가는 4만4000원대에 갇혀 있다.

반도체 시장 반응 극과 극… “포트폴리오 다각화 필요”

삼성전자의 주가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이유를 두고 업계의 해석이 분분하다. 먼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고 있는 반도체 부문의 성장세에 따른 이견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1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메모리 반도체에서만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반도체 슈퍼 사이클(장기호황)이 이어지며 D램과 낸드플래시를 중심으로 삼은 삼성전자의 실적이 급상승하고 있다는 뜻이다.

▲ 올해 2분기와 비교한 삼성전자 3분기 실적. 3분기는 잠정치 (단위:조원) 출처=삼성전자, 메리츠종금증권

문제는 ‘미래’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삼성전자의 호실적을 견인하고 있지만, 조만간 호황기가 끝나고 불황이 찾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최대 실적을 견인하고 있는 반도체가 주가에 적절히 반영되지 않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1위 기업이지만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종료되면 가늠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전망이다. 시장의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점이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주장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있었지만 대부분 갑론을박의 단계였다. 슈퍼 사이클 종료를 우려하는 목소리와 ‘아직은 아니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평행선을 달렸다.

최근에는 ‘슈퍼 사이클 종료’에 더욱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미국의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 8월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 전망을 주의 등급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9월 7일 보고서를 통해서는 D램 등 주요 반도체의 수요가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메모리 반도체가 활용되는 전 분야의 수요와 공급선이 무너지고 있으며, 3분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더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의 보고서도 슈퍼 사이클 종료에 집중하고 있다. D램익스체인지는 “내년 D램 가격인 올해와 비교해 최대 20% 떨어질 것으로 보이며 낸드플래시는 최대 30% 하락할 것”이라면서 “D램은 스마트폰 시장의 부진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낸드플래시는 소비자 가전용 수요 부진,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G경제연구원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국내 경제의 3% 성장을 이끈 것은 반도체 효과”라면서 “메모리 수요 증가와 공급 제약으로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지난해에는 설비투자가 급증했고 올해에는 수출물량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 수요는 장기적으로 계속 확대되겠지만 지난해와 같은 호황이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봤다. 중국, 미국 등 세계적으로 늘어난 반도체 투자로 공급능력이 확대되면서 가격하향세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의 70%를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나빠질 가능성이 높은 데다, 기본적인 수요와 공급이 무너지며 치킨게임이 벌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도 우려스럽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의 중국 반도체 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팹 생산 능력은 글로벌 기준 16% 수준이다. 2020년이면 20%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생산공장을 배치한 외국 기업의 물량을 모두 더한 수치지만, 중국 반도체 굴기의 위협을 고려하면 심상치 않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는 향후 10년간 약 170조원을 반도체 산업에 투자하며 자급률을 끌어 올린다는 복안이다. 국가IC산업 투자기금을 설립한 대목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중국 정부 차원의 국부펀드며, 초기 자금규모만 1200억위안, 지방정부 기금 및 사모기금이 600억위안에 달한다. 해당 펀드 자금 중 이미 칭화유니그룹에만 100억위안이 지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국영 반도체 기업인 XMC는 후베이성 우한에 총 27조원을 투자해 2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메모리 반도체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사상 최대 실적을 쓰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이를 ‘파국으로 끝날 파티’로 보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물론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수급에 사활을 걸며 대규모 투자를 시도하는 장면도 시장 일각에서는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낸드플래시 생산 반도체 공장 M15를 준공하며 72단 낸드플래시 미세공정을 통해 낸드플래시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메모리 반도체 집중 현상을 털어내고, 장기적으로는 전 사업부가 활로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논리다.

전자의 경우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업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이르지만,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75%를 차지하는 시스템 반도체 시장 비율은 3%에 불과하다. 전체 반도체 시장의 25%를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완벽하게 장악, 전체 시장에서 60%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한 업적’이다.

실제로 글로벌 IT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지난 8월 올해 상반기 반도체 업체 상위 15개 기업 매출액 합계는 총 1823억33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1471억1800만달러와 비교해 24% 늘어났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올해 상반기 397억85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세를 보였다. 메모리 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면서 2위 인텔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인텔은 올해 상반기 매출 325억8500만달러를 기록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13% 매출 증가세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엄청난 업적을 거두고 있으나, 성장의 여백이 기형적으로 크다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 종료가 예정된 수순이라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무엇보다 플랜B인 시스템 반도체로의 진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 영역이 힘을 쓰지 못하는 이유로는 한때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던 일본의 뒤를 이었던 과거와 더불어 시스템 반도체의 높은 투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했고, 기술 격차가 지나치게 크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전 사업부가 골고루 힘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갤럭시 신화의 IM부문과 가전의 CE부문을 비롯해 디스플레이와 부품 일반의 성장동력이 살아나야 한다는 평가다. 애플이 지나친 아이폰 매출 의존도에서 탈피, 콘텐츠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하는 것처럼 삼성전자도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 종료에 대한 이견이 엇갈리는 한편, 주가 전반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전자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의 국가 경제 파급력에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시가총액 100대 기업의 영업이익 중 40%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에서 나온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8월 기준 ICT 수출을 집계한 결과 반도체 수출액이 4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넘겼다. 전년 동월 대비 30.4% 늘어난 116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국내 경제의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다행히 삼성전자도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기민하게 움직인다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의 지나친 쏠림 현상은 파운드리부터 가능성을 찾고 있다.

성과가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5월 22일 미국에서 삼성 파운드리 2018 행사를 열어 파운드리 전략과 첨단 공정 로드맵 등을 발표한 가운데 주력 양산 공정인 14와 10나노 공정, EUV를 활용한 7, 5, 4나노 공정에서 새롭게 3나노 공정까지의 로드맵을 공개했다.

▲ 삼성전자 파운드리 2018 행사가 열리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배영창 부사장은 “지난 한 해 EUV 공정을 적용한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면서 “향후 GAA(Gate-All-Around) 구조를 차세대 공정에 적용해 단순히 기술 리더십을 선도할 뿐 아니라 스마트하며 기기 간의 연결성을 강화한 새로운 시대를 열어갈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2018 인베스터즈 포럼에서도 파운드리가 강조됐다. 6월 열린 포럼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마케팅팀 이상현 상무는 “새로운 응용처의 등장으로 국내도 로직(Logic) 반도체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면서 “다양한 고객을 지원하고자 파운드리 사업부를 분리한 만큼 국내 고객사들과도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인베스터즈 포럼에서 올해 파운드리 시장이 전년 대비 5%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매출액 기준 630억달러에 이르는 거대한 시장으로 부상한다는 뜻이다.

7월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18 코리아에서는 고객 숫자가 크게 늘었다는 말도 나왔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이상현 상무는 “지난해 파운드리 사업부 독립 후 국내 팹리스 고객과의 협력이 대폭 강화되어 국내 고객 수가 2배로 확대되는 성과가 있었다”라며, “올해는 고객이 원하는 설계 인프라를 더욱 강화해 국내 팹리스 고객의 성장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경쟁력은 7나노의 공격적인 활용, EUV를 중심으로 구축한 탄탄한 인프라로 탄력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호재도 겹치고 있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의 2위 업체인 미국 글로벌파운드리(GF)가 7나노 설비 투자를 포기한다고 8월27일 발표했다. 당장은 파운드리 1위 업체인 TSMC의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메모리 반도체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면서 파운드리로 진격하려는 삼성전자에도 최대 호재가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7나노 개발에 가장 빠른 행보를 보이는 데다 극자외선(EUV, Extreme Ultraviolet) 기술을 바탕으로 기술 우위를 차지한 상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 1위는 50.4%의 점유율을 가진 대만의 TSMC며 2위는 9.9%의 점유율을 가진 GF다. 3위는 8.2%의 UMC며 4위는 6.7%의 삼성전자다.

전 사업부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전략을 세우는 장면으로 설명된다.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에 답이 있다. 이 부회장은 3월 말 유럽과 북미 출장을 통해 인공지능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했다. 손영권 최고전략책임자가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을 예방해 인공지능 거점 수립을 위한 포석을 마련한 시기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이 부회장은 캐나다 토론토의 삼성전자 인공지능 연구센터에 들러 현지 인프라를 점검하기도 했다.

미국과 한국 외 삼성 리서치 산하 한국 AI 총괄센터의 추가 연구센터가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로 확장된 시기도 이 부회장 출장 직후다. 삼성 리서치의 무게감에 시선이 집중된다. 삼성 리서치는 한국 AI 총괄센터, 실리콘밸리 AI 연구센터를 비롯해 영국과 캐나다, 러시아의 연구센터를 활용해 선행 인공지능 연구를 수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 리서치는 세계 24개 연구거점과 2만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끌어가는 삼성 인공지능 로드맵의 허브가 될 전망이다.

▲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거점이 6개가 됐다. 출처=삼성전자

최근에는 미국 뉴욕에 6번째 인공지능 연구센터가 설립됐다. 뉴욕센터는 로보틱스 분야 연구를 주도해 나갈 계획이다. 센터장에는 6월 영입된 AI 로보틱스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다니엘 리 부사장이 선임됐다. 세바스찬 승 부사장도 최고연구과학자(Chief Research Scientist)로서 선행 연구를 함께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삼성전자의 하드웨어 발(發) 인공지능 전략은 폐막한 IFA 2018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은 8월 30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 2018 현장에서 인공지능 전략을 두고 “공동으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외부에서 인공지능 전략을 차용하는 일부 기업과 달리, 단독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선언이다.

차별성은 주특기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사장은 “구글과 아마존 등 다양한 기업이 존재하기 때문에 각자 잘 하는 분야가 있다고 본다”면서 “어떤 회사도 혼자서 모든 영역을 커버할 수 없다. 협력 모델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전략은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면서도 하드웨어에 집중한 로드맵으로 수렴된다. 김 사장은 “우리 제품이 세계에서 연 5억대 팔리고 있다”면서 “그만한 힘을 가진 기업은 우리 외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김 사장의 말대로 스마트폰을 비롯해 TV, 에어컨, 노트북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분기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자랑하는 반도체 시장도 틀어쥐고 있다. 하드웨어 오프라인 플랫폼이 강력하다는 뜻이다.

▲ 김현석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또 다른 이유 ‘모락모락’… ‘밀리면 큰일’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중심으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주가에 적절하게 반영되지 않은 이유로 일각에서는 ‘시장의 전략’이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먼저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당장 종료되지 않을 것’이라는 논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현재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일부 하락세를 보이는 등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종료될 것이라는 ‘시그널’이 나오고 있으나, 수요와 공급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 종료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지난해 초부터 꾸준히 나왔으나 실질적인 ‘액션’은 없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슈퍼 사이클 종료를 알리는 목소리는 많았지만, 대부분 변죽만 울리고 끝나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IBK 투자증권의 김운호 연구원은 “D램만 봐도 서버 수요가 아직 견조하다”면서 “낸드플래시도 가격이 하락하는 만큼 매출액 증가세가 뚜렷히 보이기 때문에 시장 상승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장의 변동성이 우려되지만, 내년 하반기부터 다시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고 보는 주장이다. 인공지능 기기의 보편화를 고려하면 수요와 공급이 탄탄하다는 뜻이다.

▲ 삼성전자 화성 캠퍼스 조감도. 출처=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다. CNBC는 5일 도이치뱅크가 보고서를 통해 내년 미국 반도체 칩 제조회사들의 이익 전망치를 5% 내외로 하향 조정했다고 보도했으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수요가 견조하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도 보고서에서 “올해 4분기에 모바일 D램, 그래픽 D램 고정가격이 본격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수요가 양호한 서버 D램 고정가격은 3분기와 유사하고 데이터센터 투자 수요도 견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오는 4분기 일시적으로 실적이 나쁘겠지만 내년부터 업황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포트폴리오 획일화도 슈퍼 사이클이 계속된다면 생명력을 얻을 여지가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8월 모건스탠리 등 미국계 증권사들이 반도체 기업 주가 하락을 예고했으나 일부 자산운용사들은 삼성전자의 주식을 구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저점을 만들어 저가매수에 나서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제다.

시장의 관심사가 이미 메모리 반도체 슈퍼 사이클 종료 여부를 넘어, 삼성전자의 지속가능한 수급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를 두고 “삼성전자의 체력 유지와 밸류에이션으로 시장의 관심사가 이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삼성전자 주가의 고질적인 미스터리인 밸류에이션 평가 자체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